이타적인 직원을 보호하세요   

2010. 12. 22. 09:00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 중 누가 조직에서 이득을 얻을까요?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이 만나면 당연히 이기적인 사람은 이득을 얻는 반면에 이타적인 사람은 손해만 입게 됩니다. 이타적인 행동은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 조직 내에서의 생존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타적인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들로부터 '착취'를 당하게 되면서 조직에서 이탈(퇴사)하거나, 이기적인 행동이 생존을 보장 받고 이득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전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종국에는 조직에 이기적인 사람들만 바글거리는 상황으로 치닫고 말죠. 이것이 바로 게임이론에서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연구자들이 수행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순전히 이기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조직 내에는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의 조직을 들여다 봐도 모두 이타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경우나 모두 이기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경우는 없을 겁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골고루' 섞여 있죠.

이론 상으로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바글거릴 수밖에 없는 조직에 이타적인 사람이 함께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조직 내에서의 경쟁 뿐만 아니라, 조직 간의 경쟁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개인들끼리 더 많은 연봉을 획득하거나 높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하지만, 타사보다 강한 지위(시장점유율 등)를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합니다.

다른 조직과 경쟁하려면 구성원들의 이타적인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개인들도 조직 간의 경쟁이 치열하면, 협력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음을 알아차립니다. 서로 똘똘 뭉치지 못해 경쟁사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이득의 원천인 회사가 어려워지거나 망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현실에서 이기적인 사람 뿐만 아니라 이타적인 사람이 조직 내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조직 간의 경쟁이 이타주의자들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타적인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들이 각각 어느 정도의 비율로 섞여 있냐는 것입니다. 경제학자 허버트 긴티스와 인류학자 로버트 보이드는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조직(집단) 간의 경쟁이 충분히 크면, 이타주의자들의 인구 비율이 높게 유지된다"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조직 간의 경쟁이 크면 → 이타주의자들이 많다    (O)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긴티스와 보이드의 결과가 옳다면(참이라면), 여러분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1) 조직 간의 경쟁이 약하면 → 이타주의자들이 적다(이기주의자들이 많다)
(2) 이타주의자들이 많은 조직은 → 조직 간 경쟁이 크다
(3) 이타주의자들이 적은 조직은 → 조직 간 경쟁이 약하다

 (1)번 추론 '조직 간의 경쟁이 약하면, 이타주의자들이 적다'는 옳을까요? 이 추론은 논리적으로는 참이라 볼 수 없습니다. 'A이면 B'가 참이면, 'A가 아니면 B가 아니다'도 참이다, 이렇게 말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긴터스와 보이드가 '조직 간 경쟁의 강도가 약할 때 이타주의자들의 인구 비율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죠.

그러나 조직 간의 경쟁이 약하거나 없으면, 개인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이득을 최대화하기 위한 지배적인(dominant)한 전략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조직이 망할 위험이 적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1)번 추론이 옳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1)번 추론이 맞다고 가정하면 조직 간의 경쟁이 약한 상황, 즉 독점이거나 과점의 지위를 누리는 기업이나 경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공공기관이라면 평균적인 조직에 비해 이기주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1)번 추론이 참이면, 그것의 대우명제인 (2)번 추론(이타주의자들이 많으면 조직 간 경쟁이 크다)도 참입니다. 산업의 경쟁 양상을 알지 못하더라도 조직 내에 이타주의자들이 많이 존재한다면 "아, 이 기업이 속한 산업의 경쟁이 치열하거나 치열해지는 중이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3)번 추론(이타주의자들이 적은 조직은 조직 간 경쟁이 약하다)은 긴터스와 보이드가 밝힌 사실의 대우명제이기 때문에 역시 참입니다. 이타주의자들이 적고 이기주의자들이 많으면 그 산업의 경쟁 양상이 그리 치열하지 않다는 뜻이겠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면 조직 내에 이타주의자들이 많아서 서로 협력을 도모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대로, 독점의 지위를 누리거나 산업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면 조직 내에  이기주의자들이 많아져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조직의 성과를 갉아 먹어나 무임승차하는 양상이 심할지 모릅니다.

또한 직원들 간의 협력 정도(즉 이타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면, 그 회사가 속한 산업의 경쟁 양상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협력의 정도가 산업의 경쟁 양상을 나타내는 거울이라는 의미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조직에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포진'되어 있습니까? 만약 그들이 지나치게 많다면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 겁니다. 이타적인 직원들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지만 그가 속한 조직에는 큰 도움이 되는 존재입니다.

특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복잡해지는 산업 환경에서는 이타적인 직원들이야말로 이기적인 직원들로부터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들이 협력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그들을 얼마나 잘 보호하고 있습니까? 이타적인 직원을 잘 보호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조직관리(혹은 성과관리)가 아닐까요?


(*참고도서 : '사회적 원자', 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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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을 나눠가지는 현명한 방법   

2010. 6. 23. 09:00

아버지와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평소 유언장에 큰 아들에게는 200평의 땅을 물려주고, 작은 아들에게는 100평의 땅을 물려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망하고 나니 모두 300평인 줄 알았던 땅이 겨우 50평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하기 직전에 250평을 몰래 처분해서 복지시설에 기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던 두 아들은 좀 약이 올랐겠죠. 그나저나 그들은 50평 밖에 안 되는 땅을 둘이 나눠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두 아들은 각각 얼마씩 땅을 나누어 가져야 할까요?


첫 번째 방법은 두 아들의 '지분율' 만큼 나눠 갖는 것입니다. 큰아들의 지분율이 2/3 이고, 작은 아들의 지분율이 1/3 이므로, 50평을 땅을 다음과 같이 나누면 되겠죠.

큰아들 = 50평 *  2/3  = 33.4평
작은 아들 = 50평 *  1/3 = 16.6평

지분율 대로 나누는 것이 공평한 듯이 보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작은 아들의 불만이 크겠죠. 100평을 받기로 했는데, 겨우 16.6평만 받게 됐으니 말입니다. 큰아들 입장에서도 동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분율대로 칼 자르듯 나누었다가 형제 사이가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둘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대립은 일종의 '게임'인데, '게임 이론'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의 제시합니다. 그것은 '둘이 서로 갖겠다고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입니다. 이를 '경쟁 부분에 대한 공평 분배법(Equal Division of the Contested Sum, EDCS)'이라고 말합니다.

두 아들의 경쟁하는 부분은 50평의 땅 전체입니다. 큰아들은 200평의 지분을, 작은아들은 100평의 지분을 가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EDCS(공평 분배법)에 의하면, 50평의 땅을 둘이 사이좋게 25평씩 나누는 것이 게임이론에 입각할 때의 최적 해법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50평
큰아들의 지분 = 2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10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0 평

큰아들 = 25평
작은아들 = 25평

숫자를 바꿔서 EDCS에 대해 더 알아볼까요? 만일, 큰아들이 100평을,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로 했는데, 아버지의 땅이 100평 밖에 안 된다면, EDCS에 의해서 땅을 얼마씩 나눠야 할까요?

둘이 경쟁하는 땅의 크기는 50평입니다. 큰아들은 100평 전부를 원하고, 작은아들은 50평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경쟁하지 않는 땅의 크기는 50평이겠죠. 따라서, 큰아들에게는 경쟁하지 않는 땅인 50평을 준 다음에, 경쟁하는 땅인 50평을 둘이 공평하게 나눠서 25평씩 나누어 가지면 되겠죠.

따라서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갖게 될 땅의 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 100평
큰아들의 지분          = 100평
작은아들의 지분      = 50평

경쟁하는 땅의 크기  = 50평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50평

큰아들    = 경쟁 없는 땅의 크기 + 경쟁하는 땅의 1/2 = 50평 + 25평 = 75평
작은아들 = 경쟁하는 땅의 1/2 = 25평

EDCS는 남아 있는 자산(예를 들어, 아버지의 땅)이 가장 작은 지분(작은 아들이 받기로 한 땅의 크기)보다 크지 않을 때, 서로가 '감정을 상하지 않고' 자산을 나눌 수 있는 지혜를 알려 줍니다. 

원래 EDCS는 탈무드의 율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부다처제 하에서 세 명의 부인이 각각 100, 200, 300의 재산을 가질 권리가 있을 때, 남편이 남긴 재산의 크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재산을 나누라는 이야기가 탈무드에 나옵니다.



위의 유산 분배 방법도 '경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나누라'는 원리가 적용되었습니다. 2천 년 동안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분배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게임이론에 의해 이러한 분배법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분율에 따라 무조건 나누는 방식은 깔끔하고 공정한 분배 같지만, 각자가 가져가야 할 지분의 총합보다 남아 있는 자산의 크기가 얼마 안 될 때 EDCS 원리에 따라 감정이 상하지 않게 충분히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지분을 나눠 가지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내가 2천원을 내고, 친구가 1천원을 내서 3천원 어치의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주인이 1천원 어치만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면, 친구와 떡볶이를 어떻게 나눠 먹겠습니까? 이럴 땐 둘이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 먹는 게 제일 좋은 방법임을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나눌 때 EDCS 원리를 꼭 기억하십시오. 

(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원하는 분들은 아래 파일을 참조하세요.)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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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이 최고의 전략이다   

2009. 12. 21. 22:21

여러분이 얼굴 모르는 자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죄수의 딜레마란 '게임이론'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대표적인 딜레마죠.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요약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와 그가 동시에 협력하면         → 나는 3,  상대방도 3의 이익을 얻음
나는 협력했는데, 그가 배반하면   → 나는 0, 상대방은 5의 이익을 얻음
나는 배반하고, 그가 협력하면     → 나는 5, 상대방은 0의 이익을 얻음
나와 그가 모두 배반하면           → 나는 1, 상대방도 1의 이익을 얻음

이때, 나와 그는 서로 협력할지 배반할지 미리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둘이 동시에 협력하면 각각 3의 이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내가 협력했는데 그가 배반해 버리면', 졸지에 나는 이익이 하나도 없고 그가 5의 이익을 독차지할 가능성이 아주 높겠지요. 그도 나와 똑같이 생각하겠죠. 그래서 결국 '나와 그가 모두 배반해서' 고작 1의 이익만 얻는, 좋지 않은 상황에 빠집니다.

'나도 그도 배반한다'는 것이 최종적인 선택이 되는데, 이와 같은 균형점을 게임이론에서는 '내쉬 균형'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게임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쉬의 이름을 땄습니다. 여기까지게임이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익히 아는 내용일 겁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한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예를 들어 200회 정도) 시행한다면, 여러분은 매번 협력할지 배반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의 목적은 200회의 게임이 끝난 후에 누적된 점수를 최대화하기 위해서죠. 문제는 언제 협력하고 언제 배반할지를 결정하는 로직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1980년에 정치학자인 로버트 엑설로드는 반복적인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최대 이익을 얻기 위한 로직을 서로 겨루어 보자고 '대회'를 제안했습니다. 모두 15개의 프로그램들이 나름의 로직을 제시했는데, 최종적으로 1등을 차지한 로직은 겨우 4줄 밖에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것은 '팃포탯(Tit-for-Tat)'이라고 불리는 로직이었습니다. 그대로 되갚아 준다는 뜻을 가진 팃포탯 전략은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아나톨 라포포트가 제안했는데, 로직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맨처음 게임에서는 무조건 협력한다.
2. 그 다음 게임부터, 이전 게임에서 상대방이 협력했으면 협력하고, 배반했으면 배반한다.

아주 간단하죠? 게임에 참가한 프로그램 중에는 77줄이나 되는 로직이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너무나 단순한 논리입니다. 이런 로직이 경쟁에서 이겼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로버트 액설로드는 1차 대회의 결과를 널리 알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참가시켜 2차 대회를 열었습니다. 2차 대회 때는 모두 63개의 프로그램이 출품됐는데, 놀랍게도 팃포탯 로직이 또다시 1등을 차지했습니다. 두 번에 걸친 대회를 통해 액설로드가 내린 결론은 '최대 이익을 창출하는 가장 효과적인 행동은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협력하지 않으면 즉각적으로 보복에 나서는 의지를 있어야 협력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은 액설로드가 쓴 '협력의 진화'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그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비판적으로 따져볼 겸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



'진짜로 팃포탯 전략이 우수한 전략일까?' 저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엑셀 파일에 몇 개의 전략을 서로 대결시켜 봤지요. 대진 방식이 '풀 리그'라서 1개 로직을 추가시킬 때마다 대진표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더군요. 그래서 5개 로직만 참가시켰습니다.

아래의 표는 그 결과입니다. 각 로직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아래의 엑셀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간략하게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랜덤'이라는 전략에 쓰인 함수가 randbetween() 이라서 셀을 건드릴 때마다 표의 숫자와 랭킹이 바뀌기는 하지만, 팃포탯 전략은 대개 3위 정도를 랭크합니다. 로버트 액설로드가 행한 대회에서는 팃포탯 전략이 부동의 1위였는데, 제가 시행한 대회는 참가선수들이 적기 때문에 팃포탯이 3위 정도 밖에 못한 듯 합니다. 

하지만, 저의 '작은 대회'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협력과 배반을 맘대로 선택하는 랜덤 전략이 거의 꼴찌라는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의사결정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두 번째, 상대방을 이용해 먹으려는 전략인 '요스 전략'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상대방을 배반해서 5의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심보로는 최대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줍니다.

세 번째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인데요, 기본적으로 협력적이면서 상대방의 배반에는 철저하게 응징하는 '프리드먼' 전략과 '팃포투탯' 전략이 상위에 랭크됐다는 사실입니다. 팃포탯 전략도 3위이지만 1, 2위와의 격차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
(팃포투탯은 상대방이 두번 배반해야, 배반으로 응징하는 전략을 말함)

제가 시행한 대회는 고작 5개 팀이 참가한 거라서 팃포탯 전략의 우수성을 보이는 데엔 역부족이었지만, 좀더 많은 로직을 참여시키면 액설로드가 행했던 결과와 비슷하게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여러분들 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독특한 논리를 개발해서 적어도 16개 팀이 참여한 '풀 리그'를 벌여보기 바랍니다. 팃포탯이 1, 2위를 차지하지 않을까요? 혹시 팃포탯 전략보다 우수한 전략이 발견되면 저에게 알려주면 고맙겠습니다.

"성공은 상대방을 배반하고 눌러 이기는 데 있지 않고, 상대방으로부터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평범하면서도 동시에 비범한 교훈을 팃포탯이 전합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집단이 악하거나 선하거나 협력은 자연선택된다는 것이 로버트 액설로드의 주장입니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거나, 개인이 사회활동을 할 때 유념해야 할 교훈이겠지요. 여러분은 이에 동의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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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님의 블로그에서 읽은 재미있는 글을 여기에 인용하고자 한다. 아래가 그 내용이다.


23 세의 두 아가씨가 addicted라는 이름으로 출전했습니다. 수 손(Sue Son)양과 16살 그의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베스트 프렌드 재니(Jannie)입니다. 둘의 연주는 일종의 불협화음이었고 X를 세개 받습니다. 그러나 반전. 판정단은 손양에게 단독 오디션을 제의합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친구의 표정은 착잡함으로 굳어져가고, 관객들은 수락하라고 예스를 연호하고..

그리고 다음날 바로 이어진 오디션입니다. 이 결과는 잘 아시겠죠.

가십성 매체 또는 영문 블로그나 유튜브 영상, 텍스트 댓글 보면, 수가 재니를 버리고 가는게 옳냐 아니냐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그 전에 친구를 버린 사람이라는 차가운 반응에서, 준결승 진출 이후에는 잘했다는 쪽으로 기우는 듯 합니다. 수 양은 재니의 페이스 북 친구리스트에서 잘렸다는 기사도 있네요. 

여러분이 그 자리에 섰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베스트 프렌드를 잃더라도 단독 오디션을 받을지, 우정을 택할지 선택이 서십니까? ^^

Source : inuit blogged (http://www.inuit.co.kr/1685 )

수(Sue)는 재니(Jannie)를 버리고 오디션에 응할까, 아니면 우정을 택할까? 수에게 주어진 고통스러운 딜레마다. 나는 이 글을 잃고 '게임이론'의 상황을 떠올렸다.

게임이론으로 수의 선택이 어떨지 예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을 하려면 각자가 얻게 되는 가치를 정량화해야 한다. 나는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정량화해 봤다. 주관이 많이 개입된 가치 평가이기 때문에 수와 재니가 실제로 느낄 가치와 차이가 날지도 모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수가 오디션에 응함으로써 얻는 가치 =  100
우정을 유지함으로써 얻는 가치 =  0     (현황 유지이므로)
친구를 버림으로써 얻는 가치 =   0
(자신은 친구를 택했는데) 친구로부터 버림 당함으로써 얻는 가치 =  - 100

가치의 정량화가 완료되면, 수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가치 매트릭스'가 그려진다. 여기서 '버린다'의 의미는 '친구를 버린다'의 의미다.

                   수의 선택
      오디션 본다
  (= 버린다)
오디션 안본다
(= 안버린다)
재니의
선택
    버린다              100
 0
          -100
  0
  안 버린다              100
 -100
              0
  0


내가 수라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유리할까? 그 짧은 시간에 수가 이 표를 떠올리진 않았겠지만, 무엇이 유리한지 불리한지 머리가 복잡했을 터이다. 이 표에 의하면 '오디션을 보는 전략(즉 친구를 버리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100 만큼의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반면, 내 재니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100이라는 부(負)의 가치를 피해야 하므로 역시 '친구를 버리는 전략'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좌상단의 셀에서 균형이 형성된다. '네가 나를 버리면, 나도 널 버리겠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처럼 보인다.

                   수의 선택
      오디션 본다
  (= 버린다)
오디션 안본다
(= 안버린다)
재니의
선택
   버린다           100
  0
           -100
  0
  안 버린다              100
 -100
              0
  0


inuit님의 글에 링크된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수는 단독으로 출전하기로(즉 친구 재니를 버리기로) 했고, 그 결과 테스트를 통과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딜레마는 '죄수의 딜레마'와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다. 수가 단독 출전을 고민할 때 그녀에게 주어진 상황은 죄수의 딜레마처럼 동시적인 선택 상황이었다. 수의 입장에서는 재니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가 단독 출전하기로 선언하고 나면 상황은 다른 양상으로 바뀐다. 수가 먼저 카드를 내보였으니 이제 재니가 그에 대응해서 카드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게임이론에서 이런 상황을 말하는 용어가 있는데 생각이 안 난다. -_-; 순차적 상황인가? )

재니는 어떤 카드를 내놓아야 할까? 자신을 배신한 수를 용서해야 할까, 아니면 절교를 선언해야 할까? 그녀가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 리스트'에서 수를 삭제했다고 하니, 재니 역시 수를 버리기로 한 걸까?

아직 속단하기에 이르다. 수의 경우처럼 급하게 결정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니의 머리 속에서 그려질 '대차대조표'가 어떤 모습일지 잘 모르겠다. 여기서부터는 게임이론의 영역이 아니라 심리학의 영역인 듯하다. 무엇이 이득인지 그녀(재니)가 제일 잘 알 테니까...

* 졸음을 쫓을 겸 쓴 글이라, 오류가 있을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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