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올해의 책, Top 10   

2012. 12. 13. 09:04


한 해를 뒤돌아보면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는구나'를 새삼 느낍니다. 어느덧 2012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에게 뜻깊은 한 해였기를 바랍니다. 제가 금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유익하고 감동적이었던 10권의 책을 뽑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전자책(eBook)으로 읽은 것이 3권이나 포함됐네요.


대상이 된 책은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제가 읽은 책들입니다. 2012년에 출판된 책이 아니라는 점을 양지해 주십시오. 지난 번과 같이 지인들(저자, 출판사 등)과 관련한 책들은 Top 10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1위 : 혁신은 천개의 가닥으로 이어져 있다

제품 자체에 집중하는 혁신에서 생태계를 혁신으로 관점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매력적이고 실용적인 책입니다. 가치 청사진, 리더십 프리즘 등 전략적 통찰력을 주는 프레임워크도 신선합니다. 



2위 : Carrots and Sticks Don't Work

당근과 채찍 방식의 인사제도가 얼마나 허구인지 고발하고, 직원들을 engaged 시키는 것이 진정한 성과관리임을 강조합니다. RESPECT Model로 그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죠. 기업의 경영자와 관리자들은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애석하게도 아직 번역본은 없네요.



3위 : Abolishing Performance Appraisals

이 책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평가제도의 해악과 그 대안을 탐색하려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읽어 보면 왜 평가를 버려야 하는지 바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4위 : 관계의 본심

조직에서의 인간관계의 현실과 그 해법을 컴퓨터를 활용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소개합니다. 특히 칭찬과 비판을 주제로 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5위 : Thinking, fast and slow(생각에 관한 생각)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니엘 카네만의 책으로 행동경제학 전반을 총괄하는 역작입니다. 다소 양이 많아 오래 걸렸네요. 우리말로도 번역된 책입니다.



6위 : 경쟁에 반대한다

학교와 직장에서 강요되는 경쟁의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협력과 협업을 통한 성과 창출의 이점을 강조합니다. 좀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읽어 볼 가치가 매우 충분합니다. 이 책을 읽지 않는 것에 반대합니다. 



7위 : 언리더십

기존의 테일러식 경영, 계몽적 시각, 기능과 계급적 위계질서를 타파하여 기업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라고 조언합니다. 경영 철학과 관련한 책이라 읽는 재미가 약간 덜할 수 있으나, 밑줄 치고 생각해 볼 주제가 많습니다. 경영자와 중간관리자 분들께 꼭 추천합니다.



8위 : 어댑트

적응과 실패를 통해 성공의 가능성을 탐색하라는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이겨나가라고 말합니다. 



9위 : 이모션

뇌과학적 관점에서 마케팅의 방법을 흥미롭게 서술합니다. 소비자의 감정적 디테일을 파악하는 것에서 마케팅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10위 :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전문가들의 예측 실패가 얼마나 심한지, 숱한 예측 실패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예측에 휘둘리는 현상을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이 밖에도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안타깝게(?) 순위에 오르지 못한 다음의 책들도 읽어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

- <승자의 편견>

- <비합리성의 심리학>

- <부동의 심리학>

- <창조의 조건>

- <긍정적 이탈>

- <Drive>

- <대중의 직관>

- <죽은 경제학자의 망할 아이디어>

- <리틀벳>

- <스토리>


좋은 책이라는 마음의 '밥'으로 생각의 배를 꽉꽉 채우는 연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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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출판사와 슬로우뉴스가 함께 하는 이벤트가 있어 이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여기(http://slownews.kr/bori-event )에 들어가셔서 알려 주는 내용대로 진행하면, 15명을 뽑아 아래의 만화책 두 권을 선물로 준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어떤 책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단순한 만화책이 아니라 큰 울림을 전해 주는 만화인 것 같습니다. 제목이 딱 말해 주네요. 저도 꼭 읽어보고 싶군요.



이벤트 신청자가 많지 않다고 하니, 지금 하면 거의 100% 당첨 확률일 겁니다(막판에 몰린다면 확률이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요. ^^)

지금 바로 http://slownews.kr/bori-event 를 눌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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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과 2월에 저는 모두 19권의 책을 읽었습니다(포스팅 시기를 놓쳐서 1월, 2월치를 함께 올립니다). 예전보다는 상당히 늘어난 독서량이라 카운트해 보고 나서 저도 놀랐습니다. 아마도 신년 효과(?)가 아닐까 추측됩니다. 책 읽기에 속도가 붙다보니 마음만 먹으면(시간이 허락하면) 하루에 한 권 정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역시 독서도 습관입니다.

2월 초에 아마존에서 킨들을 구입했는데 클릭 한 번으로 eBook을 내려 받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종이책을 받아 보려면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했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주로 오래 전에 출간된 책을 eBook으로 읽는데, 왜 그런 좋은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았는지 의아하기도 하더군요.
 



아래에 짧은 평을 달았으니 여러분들의 독서생활에 참조하기 바랍니다.


부동의 심리학

부동의 심리학 : 머리 좋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극도로 압박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어이 없는 실수를 하는 현상인 '초킹'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지 않는 심리학적 방어법을 이 책을 통해 알아 보세요. 추천합니다.


배드 사이언스

배드 사이언스 : 사이비 건강지식, 엉터리 과학기사를 특유의 발랄한 필체로 통렬하게 폭로하는 책입니다. 도처에 사기꾼들이 참 많습니다. ^^ 이 책이 과학적 사기를 경계하고 타파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과학 이야기라 약간 어려울 수 있으나 내용보다는 과학적 사기의 유형과 패턴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쉽게 읽힙니다.


비합리성의 심리학

비합리성의 심리학 : 인간이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심리학적 이유를 여러 가지 실험적 근거를 통해 실증하는 책입니다. 비합리성의 심리학은 행동경제학과 맞닿아 있는 영역이죠. 저는 읽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추천합니다.


가격은 없다

가격은 없다 : 가격은 재화의 진정한 가치를 나타내는 수치가 아님을 중점적으로 파헤치는 행동경제학 책입니다. 약간 어려울 수 있지만 가격이 정해지는 매커니즘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관점을 이해하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욕망의 진화

욕망의 진화 : 남자와 여자의 성 차이를 진화심리학의 관점으로 상세하게 풀어냅니다. 약간 두꺼운 책이지만, 진화심리학의 입문서로도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성적 질투에 관한 한국인들의 생각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창조의 조건

창조의 조건 : 창의력에 관한 심리학 분야에서 거의 교과서처럼 읽히는 책입니다. 어떤 조건에서 창의력이 극대화되고 또 훼손되는지를 여러 실험적 증거로 풀어냅니다. 학술논문을 읽는 듯 다소 전문적인 문체로 쓰여져 있지만 창의력 증진과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경쟁에 반대한다

경쟁에 반대한다 : 처음엔 몰랐으나 미국에서 꽤 유명한 교육 심리학자가 쓴 책입니다. 육아, 교육, 직장생활, 스포츠 등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폐해를 보여주는 이 책은 경쟁은 좋은 것이고 권장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에 반기를 듭니다. 저는 상당히 통쾌했습니다. 이 책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많아지면 달라진다

많아지면 달라진다 : critical mass 를 넘은 '인지 잉여'와 그로 인한 대중의 지혜에 주목하라는 책입니다. 워낙 많이 들어온 이야기이고 책의 내용도 익숙한 터라 저에겐 좀 진부한 느낌이었습니다. 또 개별 장들의 주제가 하나로 통합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협력하는 유전자

협력하는 유전자 :진화론의 맹점을 지적하고' 이기적 유전자' 개념을 분자생물학 관점으로 비판하는 책입니다. 생물체의 주인은 유전자가 아니라 세포라고 주장합니다. 분자생물학의 연구 내용들이 나와 좀 어려울 수 있지만 모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인간욕구를 경영하라

인간 욕구를 경영하라 : 인본주의 심리학의 거두 매슬로의 경영철학이 녹아있습니다. 60년대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읽히는 책입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경영방식에서 벗어나라는 강력한 경고를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를 능가하는 경영철학을 이 책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리틀 벳

리틀 벳 :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기업들이 의지나 배짱으로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보다 '작은 실험'을 통해 돌다리도 두드려 볼 것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기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분들께 멋진 통찰력을 주는 실천적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


긍정적 이탈

긍정적 이탈 : 조직의 변화를 위해 긍정적으로 이탈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행동에 집중하라는 교훈을 생생한 사례로 서술합니다. 조직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Punished by Rewards : 얼마 전 구입한 킨들로 처음 읽은 책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경쟁에 반대한다'의 저자가 쓴 책입니다. 당근과 채찍은 다른 게 아니라 결국 똑같고, 성과에 따른 보상이 얼마나 사람들의 내적 동기를 갉아 먹고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설명합니다. 강추합니다.


대중의 직관

대중의 직관 : 사회적 분위기, 대중의 분위기를 포착하면 역사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는 책입니다.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저의 생각과 배치되는 내용이라 오히려 신선했습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부정적 방향으로 기울었고 앞으로도 오래 지속되리라 전망하면서 그에 따라 현명하게 행동할 것을 주문합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점을 취득하려는 분께 추천합니다.


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

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 : 전략의 고전, 손자병법의 교훈을 기업의 경쟁전략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책입니다. 한권으로 손자병법을 기업의 관점으로 빨리 체득하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의 서평을 따로 썼으니 참조하기 바랍니다. (여기를 클릭!)




Scenario Planning in Organizations : 킨들로 읽었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개념과 방법을 개괄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원서가 어려우시면, 제가 쓴 '시나리오 플래닝'을 추천합니다 ^^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 : 발달심리학자가 감각적 쾌락이 아니라 본질주의적 쾌락에 관하여 철학적, 예술심리학적으로 접근합니다. 약간 어려운 책이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드라이브

드라이브 : 동기 유발의 원천이 자발성, 숙련, 목적의식에 있음을 역설합니다. 자기계발서처럼 보이려고 한 것이 옥에 티로 느껴지만, 조직의 관리자들이 꼭 읽어야할 책입니다. 그리 길지 않으니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 제대로 된 경영전략서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이 책의 출간이 반가웠습니다. 좋은전략과 나쁜전략을 비교하면서 전략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시각을 수정케 하는 유용한 책입니다. 전략의 기본을 다시금 새기게 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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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에 저는 모두 7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많이 읽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군요. ^^ 2011년에 읽은 책을 모두 헤아려보니, 약 80~90권 되는 듯 합니다. 12월이면 다른 달에 비해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제 느낌인지 모르겠으나 예년에 비해 읽을 만한 책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몇 년 전의 책 중에서 미처 읽지 못한 양서를 고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었습니다.

2012년에는 시장에 좋은 책이 꾸준히 출판되기를 바라고, 그 덕에 저도 마음의 양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책을 가까이 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SNS다 뭐다 해서 시간을 빼앗기는 때가 많으니까요.

여러분도 즐거운 독서로 2012년을 활짝 여시기 바랍니다.



어댑트

어댑트 : 미래의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적응'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는 책. 다양한 돌연변이 전략을 창출하고, 각각의 돌연변이 전략을 실험해 가면서, 실패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것이 적응의 과정입니다. 적응은 조직을 경영하는 자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마인드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모든 것의 가격

모든 것의 가격 : 생명, 여성, 공짜, 문화, 신앙, 미래 등 여러 가지의 대상의 가격은 얼마일까, 라는 흥미로는 주제를 풀어가는 책입니다. 경제학 교과서가 수요-공급이라는 딱딱한 관점으로 가격을 서술하고 있지만, 이 책은 가격의 본래 기능인 교환이라는 관점으로 금기시되는 대상의 가격을 산출해 갑니다. 요즘 행동경제학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이 책은 주류 경제학과 행동경제학 사이의 한 지점을 견지하며 가격의 매커니즘을 탐색해 갑니다.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미적분 다이어리

미적분 다이어리 : 고등학교 때 미적분 때문에 골치깨나 아팠던 사람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더욱 당황케 하는 것은 그토록 어렵게 배운 미적분이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쓰지도 않을 것을 왜 배우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여러분도 해봤을 겁니다. 이 책은 실생활에서 미적분이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그것을 깨달음으로써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가 자신의 의도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는 의문으로 남습니다. 


선택의 과학

선택의 과학 : 이 책은 뇌과학을 통해 의사결정의 비밀을 이야기합니다.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가 뇌에서 벌어지는 의사결정의 과정을 어떻게 탐구하고 있는지를 서술합니다.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용어들이 너무 전문적이고 서술 방식이 딱딱하여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뇌과학에 관심이 많고 배경지식이 충분한 사람에게는 즐거운 독서일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제 탓이겠죠? ^^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 :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진 고전적인 실험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짤막하게 여러 가지 실험을 소개하다보니 내용이 깊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기본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심리학 입문자들이나 애독가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 : 제목만 보면 앨빈 토플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책 같지만, 미래를 예측에 실패하면서도 꿋꿋하게 새로운 예측을 끊임없이 내놓는 전문가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책의 제목에 등장할 뿐입니다(영어 원서의 제목은 다릅니다). 이 책은 미래 예측이 얼마나 오류 투성이인지 지적하면서 전문가들의 예측에 휘둘리지 말 것을 경고합니다.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어떤 관점으로 봐야할지 다시금 마음을 새로이 할 수 있습니다. 꼭 읽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한호림의 진짜 캐나다 이야기

한호림의 진짜 캐나다 이야기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로 유명한 저자가 40대 초반에 캐나다로 이민 가 살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일을 대화하듯 편안한 문체로 풀어가는 책입니다. 전반적으로 캐나다의 문화와 삶의 질을 높이 평가하는 이 책을 읽노라면 캐나다에 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라는 의심도 한편에서 자라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처럼 한국에서의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 갈 만큼 캐나다가 행복한 낙원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책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겁니다. 단, 캐나다에 대한 환상은 가지질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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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올해의 책, Top 10   

2011. 12. 21. 09:04



시간이 살처럼 흘러 어느덧 2011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에게 의미 있는 한 해였기를 바라며, 금년에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유익하고 재미있었던 10권의 책을 뽑아 보았습니다. 예년보다 적은 독서량 때문에 Top 10을 뽑기가 조금 민망하기도 하네요. ^^

대상이 된 책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제가 읽은 책들입니다. 2011년에 출판된 책이 아니라는 점을 양지해 주십시오. 지난 번과 같이 지인들(저자, 출판사 등)과 관련한 책들은 Top 10에서 제외했습니다. 이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이번에 제가 선정한 올해의 책 Top 10은 바로 아래의 사진 속에 들어 있습니다.



감히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겨 봤습니다. 제 관점에 평가한 것이기에 여러분의 취향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책마다 달아놓은 짧은 평을 보고 선서(選書)하시는 데 참고하십시오.


지금 경계선에서

1위 : 지금, 경계선에서 : 이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 뒷통수를 한 대 얻어 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문명의 몰락을 나타내는 징후를 소개하면서 그것이 인간의 진화가 문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에서 근본원인을 찾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 매우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한 5가지 '슈퍼밈'들이 인간의 문제해결능력을 얼마나 옥죄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습니다. 비단 문명의 몰락 뿐만 아니라 기업조직의 몰락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었습니다.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2위 :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 제가 존경하는 경영학자 제프리 페퍼의 책입니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차이', 즉 지행격차가 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타파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기존의 경영학자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서술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개인의 자질과 태도가 아니라 조직문화가 변화의 해법임을 주장합니다. 경영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꼭 읽어 보세요.


사회적 원자

3위 : 사회적 원자 : '사회물리학'이라고 하는 생소한 분야를 일반인들에게 쉽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개인들을 원자나 분자로 간주하고 여기에 간단한 몇 가지 규칙을 대입하면, 실제로 벌어지는 사회현상을 상당히 근사하게 묘사할 수 있을뿐더러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사회물리학의 연구 방법입니다. 기업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이기는 결정의 제1원칙: 모든 데이터를 부정하라

4위 : 이기는 결정의 제 1원칙 :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의사결정의 상식들을 뒤집어 버리는, 매우 도발적이면서도 흥미를 당기는 책입니다.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오랫동안 논리적이고 계획적으로 숙고한다고 해서 좋은 의사결정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폅니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기존의 모든 의사결정 상식들을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책, 강추합니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5위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대략 50%의 사람들이 농구를 하는 선수를 사이를 지나가는 고릴라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유명한 실험을 수행한 심리학자가 쓴 책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범하는 여러 가지의 '인지 오류'와 '착각'을 재미있는 실험과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합니다. 조직 운영에 시사하는 바도 매우 큽니다. 꼭 읽기를 강추합니다.


증거경영: 경영위기를 돌파하는 통찰

6위 : 증거경영 : 제프리 페퍼와 그의 동료 로버트 서튼이 공저한 책입니다. 책 제목은 조금 딱딱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가정과 기대에 의해서 조직을 경영하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발견된 기법이나 전략만을 실행하라고 주장합니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조직 성과를 높일 거라든지, 리더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든지, 등의 생각은 일종의 myth라고 이야기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라도 이 책은 강추를 받을 만큼 좋은 책입니다.


마음의 작동법

7위 : 마음의 작동법 : '자율성'에 관한 심리학의 대가인 에드워시 데시의 책입니다. 분량은 얇은 편이지만 그 안에 내용은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느끼게 해 줍니다. 동기부여는 기법으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고, 오직 내면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당연한 듯하지만 새롭게 다가옵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또라이 제로 조직

8위 : 또라이 제로 조직 : 제프리 페퍼와 여러 책을 같이 쓴 로버트 서튼의 책입니다. 제목부터가 남다른 이 책은 내용이 가벼울 거란 예상을 깨뜨립니다. 조직에 한 두 명쯤 있기 마련인 '또라이(asshole)'들이 얼마나 조직에게 피해를 주는지를 명확히 깨달아야 하고 그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말아야 함을 조언합니다. 그가 제안하는 '또라이 금지 규칙'은 조직을 경영하는 자가 필히 염두에 두어야 할 덕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어 시간이면 충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게 남는 책입니다. 꼭 읽기를 바랍니다.


행복은 전염된다

9위 : 행복은 전염된다 : 행복의 유지와 확산에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일러주는, 보기 드믄 주제의 책입니다. 네트워크가 개인의 정서, 건강, 정치적 성향 등에 매우 중요한 결정인자로 작용한다는 여러 가지 매력적인 실험들과 연구 결과를 담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머니랩

10위 : 머니랩 : 행동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실행된 여러 가지 경제학 실험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실험으로 증명하고, 그 결과를 기업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힌트와 인사이트를 줍니다. 

뽑다 보니, 제프리 페퍼와 로버트 서튼의 책이 상대적으로 많이 뽑혔군요. 제가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추구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

2012년에도 좋은 책과 만나기를 희망하면서, 새해에는 출판시장도 활황이 되기를 또한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좋은 책이 출간될 인센티브가 있는 게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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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과 11월, 저는 모두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2개월 간인데, 독서량이 형편없이 적습니다. 책 번역 작업에 매달려야 했고, 갑자기 쏟아진 강의 일정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지만, 책을많이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책감이 듭니다. 이 글을 포스팅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사실 '스티브 잡스'란 책도 읽었는데, 워낙 두꺼운 책이라 아직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

이제 좀 일정의 여유가 생겼으니 책을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독서량이 부족하니 블로그의 글 쓰는 것도 줄었습니다. 주로 책에서 포스팅할 주제와 아이디어를 찾기 때문이죠.

벌써 2011년도 한달이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좋은 책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2012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생각의 빅뱅

생각의 빅뱅 : 우리 뇌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조직이나 개인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기 지향적인 이유, 나쁜 소식을 거부하는 이유 등을 약간의 신경생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변화관리를 뇌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책인데,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되니 일독을 권합니다.


불합리한 지구인

불합리한 지구인 : 행동경제학의 여러 가지 내용을 사례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가는 책입니다. 예제가 많이 등장해서 사람들이 판단을 내릴 때 보이는 편향들이 무엇이고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서술합니다. 이번 기회에 행동경제학의 기본 지식을 갖추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 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인간의 편향과 판단 상의 오류를 설명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잘못 행동함으로써 상처 받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자기계발적인 성격이 강한 책입니다.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한 것이 아쉽습니다.


닥치고 정치

닥치고 정치 :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닥치고 읽다 보면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명랑하게' 정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책 내용 중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을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간단하지만 명쾌하더군요. 여러 정치인들에게 대한 김어준 총수만의 분석을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정치를 명랑하게 즐길 분들에게 추천!


달려라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 '나는 꼼수다'에서 맹활약하는 17대 국회의원 정봉주의 책. 마치 '나는 꼼수다' 방송을 옆에서 듣는 것처럼, 예의 그 '깔대기'가 여러 곳에서 허를 찌르며 등장합니다. 가벼운 농담을 줄기차게 던지는 특유의 문체가 이 책에서도 나타납니다. 2시간만에 다 읽을 만큼 재미도 있습니다.




Demand : 이 책은 읽었다기보다는 제가 요즘 번역하고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는 경영의 구루로 통하는 슬라이워츠키의 책이죠. 수요의 비결을 6가지로 정리하고, 각각에 대한 대표 기업들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수요 창조의 시사점을 전달합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부드럽게 읽히도록 최대한 꼼꼼하게 번역하느라 힘이 드는군요. 아마도 내년 2월 중에 발간될 것 같습니다.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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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판사들은 흰 가발을 쓸까?   

2011. 10. 6. 09:00



싱가포르에서 판사에 임용된 어느 젊은이는 이런 의문을 가졌다. “왜 판사들은 하얀 가발을 쓰고 재판을 하는 걸까?” 그도 그럴 것이 싱가포르는 무척 더운 나라여서 가발을 쓰면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도 판사들은 두꺼운 법관복까지 입고서 하얀 가발을 쓰다니, 젊은 판사의 눈에는 그런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거니와 꽤나 신기하게 느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예전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모른다는 대답들뿐이었다. 
 
그는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왜 가발을 쓸까?” 알고 보니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결론을 얻고서 ‘아하, 그렇군.’이라고 반응하며 더 이상 의문을 갖지 않았겠지만, 그 젊은 판사는 달랐다. 그는 다시 “그렇다면, 왜 영국에서는 판사들이 가발을 쓰는 걸까?”란 질문을 던졌다. 판사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하얀 가발을 썼다는 설이 있었지만 그가 알아낸 것은 의외의 사실이었다.



영국의 법관들은 대개 나이가 많았고 그 때문에 대머리들이 많았다. 게다가 영국의 법정은 천장이 높아서 매우 추웠다. 결국 하얀 가발은 권위의 상징물이 아니라, 그저 방한용이었던 것이다. 영국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사용하던 가발을 적도 바로 위에 위치한 싱가포르에서도 써야 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관성’은 지독히도 생명력이 질겨서 아직도 싱가포르 법정에서는 가발 쓴 판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틀을 깨라’는 창조적 발상이 젊은 판사가 품은 ‘왜?’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왜 그것이 여기에 존재하는 걸까? 왜 그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왜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끝없이 던지고 해답을 탐구하는 자가 창조적인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머리가 비상하고 공부를 많이 하고 견문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 창조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실 이렇게 간단한 것이다. 
 
1960년대에 소련에서 달 표면에 무인 우주선을 보내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문제는 달 표면을 비추기 위한 전구를 만드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전구의 유리가 달에 착륙할 때 발생하는 충격 때문에 깨지기 쉬웠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보다 강한 유리로 전구를 만들자’라는 것을 문제로 삼고 해법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쏟아 부은 그들의 노력은 어느 유명한 박사가 이렇게 한마디 문장으로 질문을 던지자마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왜 전구에 유리가 필요하죠?” 박사의 말은 과학자들에게 ‘유레카!’가 되었다. 유리는 전구의 필라멘트를 공기로부터 보호하고 그 안에 불활성 기체를 담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우주 공간은 어떠한가? 그곳엔 공기가 없다. 달 표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구의 유리를 강화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이 책 ‘틀을 깨라’에 소개된 이 사례 역시 ‘왜’라는 질문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운다. 문제의 해결은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기존의 틀, 규칙, 관행에 강한 의문부호를 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창의력은 나와 상관없는, 똑똑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 ‘틀을 깨라’는 ‘일의 성과를 높여줄 생각 뒤집기 연습’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사고의 관성과 한계를 깨뜨릴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방금 언급한 ‘왜’의 생활화뿐만 아니라, 저자는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볼 것을 주문하면서 맥도날드의 사례를 소개한다. 맥도널드는 사업 초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매장 하나를 열려면 신축 비용에 인테리어 비용, 인건비 등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햄버거 하나를 팔아 남는 이윤을 고려하면 그 비용을 감당하기 벅찼다.
 
하지만 사장이었던 레이크록은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았다. 그는 맥도날드를 패스트푸드 사업으로 보지 않고 부동산업으로 생각했다. 엉뚱하다고 손가락질 받을 만한 발상이었지만,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의 생각은 절묘하고 탁월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맥도날드 매장이 자리를 잡고 영업을 개시하면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주변에 다른 상점들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럽게 매장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렇다면 맥도날드의 전략은 햄버거를 열심히 구워 파는 것이 아니라(물론 이 일도 중요하지만), 매장을 세울 주변의 땅을 미리 사두는 것일 될 터였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매장을 열고 영업을 개시하자 주변 땅값이 올랐고 맥도날드는 그 땅을 되팔아서 큰 이익을 얻었으며, 햄버거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었다. 패스트푸드 사업이라는 틀을 의도적으로 깨고 범위를 넓게 확장하여 다른 각도로 자신의 사업을 바라봤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아직도 ‘동종업계에 있는 경쟁자들은 어떻게 하지?’란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에 갇혀 지내는 기업들은 맥도날드의 사례를 새겨둘 만하다.
 
경쟁자를 동종업계에 한정하지 않고 숲 밖으로 나가 숲을 내려다보려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회사의 경쟁자는 누구일까? 이런 질문에 보통 같은 업계에 있는 다른 회사 이름을 대기 일쑤다. 어쩌면 스타벅스가 아닐까? 여성들은 그 회사 매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자연스레 그 회사 제품에 대해 입소문이 나고 판매에 좋은 효과가 일어난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같은 ‘수다떨기’ 대안이 생겨나면 그런 효과는 사라지고 마니, 스타벅스야말로 그 회사의 경쟁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이키의 경쟁자는 아디다스나 푸마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제목의 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닌텐도 게임기에 정신이 팔려 집에만 있다 보니 밖에서 뛰어놀 때 필요한 운동화, 즉 나이키를 덜 신게 되기 때문이다. 산업 간의 벽이 사라진 요즘, 동종업계를 운운하며 그 좁은 영역 안에서 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방식이자 ‘게으른’ 사고방식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요구르트 아줌마의 최대 경쟁자는 누구일까? 책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우리는 보통 문제를 해결할 때 엄정하고 이성적인 분석과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창조적인 발상을 가능하게 만드는 동력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한다고 믿는 그 순간에도 사실 감정이 깊게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을 배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감정의 좋은 측면을 마음껏 발산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좋은 문제해결법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감정을 이용하는 실천적인 방법으로 PMI법을 제안한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볼 때 한번은 장점(Plus)을, 두 번째는 단점(Minus)을, 세 번째는 흥미로운 점(Interest)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왠지 모르게 좋아’ 혹은 ‘그것만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져’, ‘마음이 부자가 된 것 같아’란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다보면, 왜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뒤질 수밖에 없는지, 왜 우리의 서비스가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지 못하는지 등에 관하여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만날 매출 데이터와 고객의 인구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봤자 매번 그 나물에 그 밥인 전략만 나올 수밖에 없다. 감정이 풍부하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드러난 감정을 찬찬히 고찰할 줄 아는 능력이 창조적 인간이 지녀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문제를 해결하여 뛰어난 성과를 거두려면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깨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규칙의 틀, 확실함의 틀, 경쟁의 틀 등 우리의 머리를 꽉 움켜쥐고 있는 9개의 단단한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일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필자가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던져 보니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간다’란 답이 제법 많이 나왔다. 이렇듯 사람들은 재미삼아 던지는 퀴즈엔 곧잘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어렵고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쉽게 생각하는 데에 길이 있다.

(*글 : 북멘토 유정식)
(*오늘자 교보 '북모닝 CEO'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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