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에는 모두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 많은 독서량은 아니지만, 좋은 책을 여러 권 만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다 읽으면 트위터에 "이 책을 방금 완독했다"는 트윗을 날립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경향이 있는데, 하나 읽다가 좀 지루해지면 다른 책을 읽는 독서법을 취합니다. 그래서 월말에 가면 '완독했다'는 트윗이 몰리죠. 어떤 분들은 하루에도 이런 트윗이 여러 개 올라오는 걸 보고 제가 한 두 시간 만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시더군요. ^^


이제 여름의 한복판인 7월입니다. 휴가철이라 들뜬 마음에 독서를 멀리할지 모르겠군요.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을 세어보니 5권이나 되네요. 빨리 읽어야겠습니다. ^^ 여러분도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제가 읽은 책에 대해 짧게 평을 달아봅니다. 책을 선택할 때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매크로위키노믹스

매크로 위키노믹스 : '위키노믹스'를 써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저자들이 새롭게 내놓은 후속작입니다. 위키노믹스가 미시적인 수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여러 '굴뚝산업'에서 오픈 비즈니스의 실현해내는 혁신가들의 사례들은 타성에 젖은 여러 기업의 몰락을 예견하는 듯 합니다. 주요 산업 분야에서 위키노믹스가 어떻게 광범위하게 펼쳐지는지, 그리고 그 산업들은 미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


상식 밖의 경제학

상식 밖의 경제학 : 나온지 좀 된 책입니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의 최근작인 '경제심리학'을 읽고 나서 그가 글을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고 내용 또한 재미있어서 찾아 읽은 그의 첫 책입니다.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예측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그가 실제로 수행한 여러 실험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조직 경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의 후속작인 '경제심리학'도 좋은 책입니다.


하이퍼포머 팀장매뉴얼(개정판)

하이퍼포머 팀장 매뉴얼 : 얼마 전에 평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워크샵을 위해 참조한 책입니다. 매뉴얼이란 이름에 걸맞게 조직과 개인의 성과관리를 위해  팀장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여러 가지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헌데 실제 현업에서 적용하기에는 조금 복잡하고 load가 많이 걸릴 것 같았습니다. 꼭 필요한 방법들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면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나는 몇 살까지 살까

나는 몇 살까지 살까? : 90년 전에 루이스 터먼 박사가 시작한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이어 받아 연구를 계속해 온 '인생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를 소개한 책입니다. 건강과 장수에 관한 일반적인 상식을 깨뜨리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일례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과 살을 빼는 것은 장수와 상관 없다고 합니다. 장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성격은 성실함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하는 도발적인 책입니다. 인터넷과 SNS가 집중력을 상실케 해서 깊게 사고하는 법을 점차 잃어가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저자의 주장이 '러다이트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한곳에 집중하기가 점차 버거워지는 나 자신을 보며 동의할 수밖에 없더군요. 스마트 기기가 도처에 널려 있다 해서 우리가 스마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딜리버링 해피니스

딜리버링 해피니스 :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진 유통업체 재포스(Zappos)의 CEO인 토니 셰이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이 찻집에 비치되어 있길래 갈 때마다 짬짬이 읽었죠. 그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해서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액의 기업을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업문화의 중요성을 어떤 계기로 깨달았는지, 재포스의 독특한 문화는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특유의 발랄한 필체로 '떠들어' 댑니다. 원래 이런 류의 성공 스트리를 즐겨 읽지 않는데, 그의 '행복 경영' 철학은 배울 점이 많습니다.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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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이런 실험이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피실험자에게 모두 6개의 게임을 수행하게 한 다음에 수행 성적에 따라 돈을 지급하기로 한 실험이었죠. 하나의 게임에 대해 '매우 좋음'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40루피, '좋음' 등급을 받으면 20루피를 받지만 '좋지 않음'이란 평가가 내려지면 그 게임에 대해서는 돈을 받을 수 없는 실험이었습니다. 그래서 피실험자는 6개의 게임을 모두 훌륭하게 수행하면 최대 240루피의 돈을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240루피는 약 5달러 정도 되는 돈인데, 인도 사람들에게는 한달 수입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돈이었습니다. 단 1~2시간 만에 최대 240루피를 벌 수 있으니 피실험자들은 게임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겠죠. 6개의 게임은 미로 찾기, 퍼즐 맞추기 등과 같이 창의력, 기억력, 문제해결력 등 머리를 좀 써야 하는 게임들이었습니다.



실험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피실험자들은 돈을 얼마나 받아 갔을까요? 그들은 어떤 게임은 잘하고 어떤 게임은 잘하지 못해서 평균적으로 제시된 금액의 40% 정도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240루피의 40%인 96루피 정도를 받아갔죠. 240루피보다는 적지만 1~2시간 만에 한달 수입의 25%를 벌었기 때문에 피실험자들은 만족해 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공동 설계한 댄 애리얼리, 니나 마자르, 우리 그리니, 조지 뢰벤스타인 등의 행동경제학자들이 알아보려고 했던 것은 게임에 걸린 금액의 크기가 게임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었습니다. 그들은 피실험자들에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주사위를 던지게 해서 게임의 판돈을 결정하게 했습니다. 1과 2가 나오면 게임당 4루피, 3과 4가 나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게임당 40루피로 정했지만, 5와 6이 나오면 게임당 무려 400루피의 판돈을 걸었습니다. 피실험자가 운이 좋아 주사위를 던져서 5와 6을 얻으면 무려 2400루피나 되는 거액(5개월치 급여에 해당)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죠. 여러분도 누군가가 이런 제안을 해오면 당연히 게임에 임할 겁니다.

게임에 걸린 판돈의 크기가 피실험자들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운이 나빠 최대 24루피 밖에 벌 수 없었던 사람들, 즉 '낮은 보상'을 받기로 한 사람들은 최대 판돈 24루피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10루피 정도만 받아 갔습니다. 이것은 최대 240루피라는 '중간 정도의 보상'을 받기로 된 사람들의 성과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결과였습니다. '낮은 보상'과 '중간 정도의 보상'을 받기로 된 사람들 중 '매우 좋음'이란 평가를 받은 사람은 대략 20% 정도였습니다. 오히려 '낮은 보상'을 받기로 한 사람들이 '매우 좋음' 등급을 조금 더 받았다고 합니다.

반면 최대 2400루피를 받기로 된 사람들, 즉 '높은 보상'을 제안 받은 사람들의 성과는 어땠을까요? 실망스럽게도 그들은 2400루피의 25~30% 밖에 안 되는 600~720루피만 받아 갔습니다. 절대 금액은 '낮은 보상'과 '중간 정도의 보상' 그룹보다는 높았지만, 소위 '성과 달성률'은 그들보다 훨씬 낮았던 겁니다. 게다가 '매우 좋음' 등급은 받은 사람들은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성과와 보상이 서로 비례관계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보상을 높게 책정하면 그에 따라 성과가 높아지리라 기대합니다. 이 실험은 그러한 통념이 틀렸음을 일깨웁니다. 물론 보상은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꽤 괜찮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보상 수준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성과와의 비례관계가 깨지고 오히려 성과가 하락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 실험이 단적으로 보여주죠.

그렇다면 매우 높은 보상을 받기로 한 사람들의 성과는 왜 높지 않은 걸까요? 댄 애리얼리 등은 높은 보상을 받게 되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성과 수준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극심한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6개의 게임은 인지능력이 요구되는 직무를 모사한 것들입니다. 따라서 소위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보상을 약속하면 집중력이 분산되고 초초함과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는 "나에게 CEO 만큼의 연봉을 주면, CEO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내주마"라고 호언하는 분들이 몇몇 있겠죠. 하지만 진짜 그럴까요? 머리 속으로 한번 상상해보면 금세 호언장담을 취소하고 싶어질 겁니다. 지나치게 높은 보상은 '사회적 압박'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높은 보상을 주는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느니 "차라리 적게 받고 마음 편히 일하겠다" 라고 생각할 겁니다. 오히려 그래야 보상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가 쉽다는 점을 위의 실험이 시사합니다.

그러면 "보상의 적정 수준은 얼마인가?"란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기는군요. 다시 말해, 성과와 보상 사이의 비례관계가 유지되는 선에서 최대의 보상 수준을 결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란 문제입니다. 그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성과가 오히려 감소하기 때문에 이 질문은 경영자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스위트 스폿(sweet spot)'은 쉽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회사마다 영위하는 업의 특징과 내외부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방치할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의 해법은 적정한 보상 수준을 찾는 것이라기보다는, 보상을 함으로써 성과에 대한 동기를 높이되 '직원들이 성과에 대해 과도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년 단위로 이뤄지는 평가가 직원들을 단기적인 '성과 전쟁'에 내몰고 그에 따라 엄청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평가가 압박감을 고조시킨다면 평가 주기를 1년보다 길게 가져가는 것도 해법이 되겠죠. 또한 연말에 한꺼번에 큰 성과급을 나눠주기보다는, 조금씩 나눠준다든지,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비금전적인 보상의 비율을 늘린다든지의 방법으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목이 오해를 좀 불러일으킬지 모르겠군요. 연봉이 높으면 성과는 향상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으면 성과가 떨어지고 맙니다. 성과와 보상 간의 스위트 스폿을 계속해서 탐색하는 것, 그리고 동기부여와 압박감 사이의 균형점을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것, 이것 또한 중용이라 말할 수 있죠. 그냥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흐리멍텅한 자세가 중용이 아닙니다. 중용은 끊임없는 탐색이고 동적인 모색입니다.

(*참고도서 : '경제심리학')
(*참고논문 : 'Large Stakes and Big Mist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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