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지 마세요   

2011. 4. 11. 09:00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보스톤에서 워싱턴 D.C. 까지의 거리는 약 700 km로 자동차로 8~9시간 걸리는 구간입니다. 이 두 도시 사이에는 필라델피아, 뉴욕, 하트퍼드 등 비즈니스 중심지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상 필요에 의해 비즈니스맨들의 이동이 많습니다. 이 황금노선의 교통 수요를 차지하기 위해 AMTRAK(앰트랙)이라는 철도회사는 Acela(아셀라)라고 명명한 고속열차를 운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셀라는 우리나라의 KTX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시속 240 Km의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자동차로 8~9시간 걸리는 두 도시를 3시간 정도면 주파할 수 있었죠. 앰트랙의 최대 경쟁자는 항공사였습니다. 사람들의 니즈를 항공 서비스에서 자기네 아셀라로 유도하는 것이 사업 초기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셀라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으로 보나 서비스로 보나 비행기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해오고 있죠.



공항까지 오고가는 택시비를 합치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데에 총 729 달러가 들지만, 아셀라를 이용하면 택시비를 포함하여 338 달러 밖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물론 비행기를 이용하면 (택시 이용시간까지 합쳐) 2시간 6분 밖에 들지 않지만,  1시간 정도를 절약하는 데에 400 달러 가까운 돈을 더 지불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해보라고 고객에게 묻기도 합니다. 또한 객차와 역에서 비즈니스맨들에게 꼭 필요한 WiFi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함으로써 비행기와의 차별성을 가져갑니다.

이처럼 앰트랙은 자신들의 최대 경쟁자인 비행기를 이기기 위해서 초기부터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아셀라 만큼은 객차 내부의 디자인이 비행기를 능가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유명한 IDEO에게 객차 내부 디자인을 의뢰했습니다. IDEO의 CEO인 팀 브라운은 앰트랙의 의뢰를 받은 후에 아셀라의 객차 내부라는 '부분'이 아니라 아셀라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전체'를 조망했습니다. 그는 디자인팀에게 스스로 고객이 되어 아셀라의 서비스 전반을 검토하라고 지시내렸습니다. 그랬더니, 문제는 객차 내부가 아니었습니다.

고객들이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로 쏠리는 이유는 열차를 타기 위해 표를 구매하는 것이 불편하고 역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지루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모든 고객접점(Moment of Truth)에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포인트가 거의 없었습니다. 고객으로 하여금 아셀라를 이용할 만한 이유를 부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객차 디자인을 '삐까뻔쩍'하게 한들 고객들의 발길을 아셀라로 돌리기가 역부족이라는 점을 브라운은 간파한 거죠.

그래서 IDEO는 앰트랙의 경영진을 설득해서 객차 내부 디자인보다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역제안합니다. 고객이 아셀라를 이용하기 위해서 역사에 들어서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역사를 떠나기까지 일련의 고객 동선에 아셀라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심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했고 경영진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그래서 IDEO는 매표소, 대합실, 고객 라운지, 플랫폼 등 모든 고객접점에 아셀라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내보이도록 로고, 직원들의 드레스 코드, 열차의 외관, 객차 내부 등을 일치시키는 '통합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죠.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아셀라는 비행기와는 차별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자리잡게 됩니다. IDEO의 강점은 이렇듯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할 줄 아는 데에 있습니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볼 줄 아는 힘의 기저에는 단순화와 전문화를 경계하는 마인드가 숨어 있습니다. 팀 브라운이 문제를 단순화했다면 앰트랙의 요구대로 객차 내부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췄을 겁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디자인 수수료를 받으면 그만이었겠지만, 그랬다면 그들은 그저 그런 여러 디자인 회사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겁니다.

"고객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으려고 IDEO가 그렇게 하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조직 내부의 문제를 풀 때 IDEO와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문제의 발생 원인이나 문제의 해법을 의도적으로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평가제도나 연봉에 불만이 많다면 인사제도를 정비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고객이 경쟁사의 제품에 열광하면 성능이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빼앗긴 고객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렇게 문제를 단순화하면, 직원들이 불만을 갖는 이유가 인사제도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하기까지의 '직원 경험'이 직원들의 불쾌와 괴로움을 가중시킬지 모른다는 진짜 원인을 조망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고객들이 경쟁사에 매료되는 이유가 경쟁사로부터 느끼는 신뢰, 배려, 소속감 때문임을 간파하지 못합니다. 아니, 어쩌면 속으로 알고는 있으면서도 힘들고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 단순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마치 도박하듯이 말입니다.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고 단순한 해법으로 해결하려는 '단순화 경향'은 '전문화'라는 듣기 좋은 말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망치를 든 목수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한곳을 깊게 파고든 사람은 전체를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좁은 영역으로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우를 종종 범합니다. 경쟁사에게 고객이 몰리는 현상을 접하면, R&D는 성능 혁신, 생산은 생산품질 개선, 영업은 프로모션의 확대 등을 각기 내세우면서 "이것만 하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부분 최적화'가 심화되기도 하죠.

창의적인 해법은 문제나 현상의 복잡성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 자체를 단순하게 재단하고 쪼갠다고 해서 문제가 단순해지지 않습니다. 전문화라는 색안경을 통해 의도적으로 단순화시킨 문제를 푸는 해법이 복잡했던 원래의 문제의 해법이 되지도 못합니다. 문제를 잘게 쪼개면 숲 전체를 보는 시각을 상실합니다. 앰트랙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문제를 객차 내부 디자인의 문제로 단순화시켰지만 IDEO는 문제를 오히려 확장시키고 복잡하게 만듦으로써 궁극적이고 획기적인 해법을 찾아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어떤 문제에 처해 있더라도 문제 자체를 단순화시키려고 애쓰지 말기 바랍니다. 문제를 단순화시키려는 본능에 가까운 욕구를 절제하고 문제의 복잡성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키우려는 마인드,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 시각을 확장시키려는 마인드, 이런 중용의 마인드가 여러분을 통찰로 이끄는 힘이 됩니다.

요즘 카이스트(KAIST) 문제로 시끌시끌합니다. 카이스트의 문제는 총장의 문제, 총장의 문제는 징벌적 등록금 문제, 징벌적 등록금 문제는 영어 강의 문제.... 이런 식으로 문제를 단순화시키면 정작 카이스트 전체의 문제를 놓칠 수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 앰트랙 홈페이지 )
(*참고 도서 :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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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많은 공을 들이는 '분석'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분석이라고 말하면 여러분의 머리 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집니까? 어떤 분은 엑셀(excel) 시트를 떠올리고 다른 분은 막대 그래프나 선 그래프를 떠올릴 거라 짐작됩니다. 그것들이 분석의 과정에서 여러분이 손으로 직접 다루는 도구이고 아웃풋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석은 하나의 과정이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아닙니다. 분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정량적이거나 정성적인 방법으로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인터뷰가 관찰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가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실증 도구로도 쓰인다고 언급했는데요, 인터뷰만 가지고 완벽하게 증명이 되지 않는 가설들은 분석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면서 참 또는 거짓의 꼬리표를 확정적으로 달게 됩니다.

분석에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동원됩니다. 그래프 분석, 통계 분석, 설문 분석 등 매우 다양한 도구들이 가설에 따라 제각각 적용되므로 '분석이란 모름지기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어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이슈 트리 모양의 '가설 목록'에 근거해서 가설별로 참과 거짓 여부를 밝혀내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분석 도구를 골라야 합니다.

이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가설을 참이라(혹은 거짓이라)가정한 상태에서 분석을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선입견 때문에 가설이 참(혹은 거짓)임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분석이 왜곡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분석 도구를 선택할 때도 이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분석 도구가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모두를 다 설명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또 그럴 필요도 없기 때문에 '무엇을 말씀드릴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 바로 그거야!'란 아이디어가 생겨나더군요. 그것은 바로 2X2 매트릭스입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두 개의 축이 있고 4개의 분면으로 나뉜 모양을 한 2X2 매트릭스는 모양이 굉장히 단순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뿜는 '공력'은 상상 그 이상임을 많은 분들이 간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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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2 매트릭스는 다음과 같이 3가지의 장점이 있습니다. 

1)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한다
2) 문제의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3)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2X2 매트릭스는 문제의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해서 표현합니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단순화'라는 말의 의미를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문제의 '원형'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 단순화시킨 대상을 가지고 구상한 해결책이 효과적일 거라고 어떻게 장담하느냐, 라는 의심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단순화는 문제해결 과정에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할 과정입니다.

여러분이 나무를 보고 그림을 그린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먼저 줄기를 그린 다음에 가지를 치고 가지에 매달린 잎사귀들을 그려 나갑니다. 다 완성된 그림과 실제의 나무를 서로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여러분이 뛰어난 '극사실주의' 화가가 아니라면 여러분의 그림은 실제의 나무를 단순화한 형태일 겁니다.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림을 아주 엉망으로 그리지 않았다면 누군가가 그림을을 보고 '아, 이 그림은 나무를 그린 것이구요'라고 말할 겁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그림이 실제의 나무는 아니지만 줄기, 가지, 잎사귀 같은 나무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놓았기 때문입니다. 

단순화는 바로 이와 같습니다. 복잡하게 보이는 현상이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특징을 잘 잡아내어 표현하면 어떤 현상을 이야기하는지 누구나 알도록 만드는 것이 단순화입니다. 문제와 현상의 핵심만을 간결하게 표현한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간 것들 속에 핵심이 담겨있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완벽주의자적인 태도를 견지한다면 문제해결사로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단순화를 용인하지 않을 것같은 극사실주의 화가나 사진사들조차도 3차원의 나무를 2차원에 투영하는 단순화를 통해 작품을 만듭니다. 논의가 잠시 옆으로 흘렀는데요, 2X2 매트릭스는 관찰이나 분석의 대상에 내재된 핵심을 꺼내어 단순화함으로써 문제해결을 용이하게 만드는 도구 중에 막강한 힘을 지녔습니다.

대상의 본질과 핵심을 훼손하지 않고 단순화가 잘 됐는지 검토하려면 만들어진 2X2 매트릭스가 거꾸로 대상을 잘 설명하는지를 검토하면 됩니다. 그림으로 비유하면, 나무를 그린 그림이 실제의 나무를 충분하게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라는 말과 같습니다. 만일 실제의 나무 줄기는 상당히 두꺼운데 그림 속 나무의 줄기는 가늘다면 '이 그림이 저 나무를 그린 게 맞아?'란 의심을 받습니다. 

마찬가지로 2X2 매트릭스가 문제의 현상을 일부만을 설명한다면 '문제의 핵심은 전혀 다루지 못했군'이라는 공격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2X2 매트릭스를 그릴 때 뿐만 아니라, 복잡한 대상을 단순화한 후에는 항상 '검산'을 반드시 해야 함을 기억해 두기 바랍니다. 단순화한 2X2 매트릭스로 본래의 현상을 항상 되짚어 봄으로써 2X2 매트릭스를 갱신해 가야 합니다.

둘째, 2X2 매트릭스는 문제의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줍니다. 핵심요소 2개를 하나는 가로축에, 또 하나를 세로축에 세운 다음 각 사분면의 의미만 살펴보면 '문제가 이런 여러 양상을 보이는구나'라고 보는 사람들이 빨리 이해합니다. 말로 주저리주저리 서술하면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이해가 잘 안 될 뿐더러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2X2 매트릭스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그럴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2X2 매트릭스는 단순화의 효과도 크지만 문제를 '시각화'하는 효과도 뛰어납니다. '시각화'의 개념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에 별도로 다룰 예정입니다.

셋째, 2X2 매트릭스는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매트릭스를 꼼꼼히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문제일 수밖에 없구나'라는 자괴감이 들지만 '현 상황이 이렇게 부정적이니 앞으로 이러 방향으로 가야겠구나'라는 통찰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의 매트릭스를 보십시오.


위의 매트릭스는 '직원들이 태만하고 불평불만이 많다'라는 문제의 현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설명을 위한 것이니 조금 작위적이라 느껴지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현 상황이 3사분면에 위치한다면 '직원들이 팀장의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직원들에게 주어진 업무량이 충분치 않아서 생산성이 낮으며, 이로 인해 직원들의 태만과 불평불만이 극대화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팀장의 리더십을 끌어올리고 직원들에게 충분한 업무량을 부여한다면 직원들의 태만함과 불평이 적어질 가능성이 있겠구나'라고 말입니다. 즉 3사분면에서 1사분면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팀장 리더십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고 생산성을 측정함으로써 직원들의 태만함과 불평불만이 얼마나 감소되는지 그 모습을 2X2 매트릭스로 평가해 볼 수 있겠지요.

복잡한 현상을 단순화하고 시각화하며 동시에 문제해결의 통찰력이 큰 2X2 매트릭스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쇠는 바로 두 개의 핵심요소, 즉 두개의 축을 무엇으로 설정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문제해결사가 다루는 문제의 내용이 다르고 분석의 대상도 매번 바뀌기 때문에 '이것들은 고정적으로 항상 축으로 사용된다'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축 설정'은 대상의 본질을 얼마나 잘 꿰뚫어 보느냐는 문제해결사의 능력에 달렸지요.

하지만 자주 쓰이는 2X2 매트릭스의 형태가 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 성장 vs 이익 매트릭스
- 비용 vs 편익 매트릭스
- 중요도 vs 시급도 매트릭스
- 중요도 vs 난이도 매트릭스
- 영향도도 vs 불확실성 매트릭스   (시나리오 플래닝에서 쓰는 매트릭스)
- 품질 vs 가격 매트릭스
- 결과 vs 과정 매트릭스
- SWOT 매트릭스 (기회/위협  vs  강점/약점)
- BCG 매트릭스 (시장점유율 vs 시장성장률)

위의 예는 어디까지나 자주 쓰이는 것일 뿐 문제해결 때마다 항상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해결사는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하면 두 개의 축으로 단순화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해야 하고, 경험을 통해 만든 2X2 매트릭스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항상 꺼내보고 갱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좋은 2X2 매트릭스를 그리려면, 첫째 두 개의 축이 서로 배타적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축을 '장기(長期)'로, 다른 축을 '단기(短期)'로 설정했다면, 이는 좋은 매트릭스가 아닙니다. 서로 '기간'이라는 차원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축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기간'이라는 축에 '단기'와 '장기'로 설정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업무량 vs 생산성' 매트릭스 역시 좋은 매트릭스는 아닙니다. 생산성은 업무량을 업무시간으로 나눈 값이므로 이미 업무량이라는 요소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매트릭스는 '동어반복'의 오류에 빠집니다. 각 축의 내용을 따져보고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없도록, 즉 서로 배타적이 되도록 두 개의 축이 설정됐는지 항상 검토하기 바랍니다.

둘째, 두 개의 축은 비중이 서로 비슷해야 합니다. 이 말은 중요도가 유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고객만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어떤 냉장고를 만들어야 하나?'라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문제해결사가 하나의 축을 '가격'으로, 다른 축을 손에 느껴지는 '질감'으로 해서 매트릭스를 그렸다면 어떨까요? 옳은 것고 같고 틀린 것도 같습니다. 문제해결사는 두 개의 축이 고객만족이라는 관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따져보고 중요도의 크기가 서로 엇비슷하다고 판단 내린 후에야 이 매트릭스를 그릴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질감'에 대해 아무런 니즈가 없다면 이 매트릭스는 제품 개발에 대한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고 말겠지요.

그렇다면, 대상 속에 숨은 수많은 본질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을까요? 줄기와 가지, 그리고 잎사귀가 나무의 특징을 말해준다면, 그것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직감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이는 수많은 대안 중에 가장 좋은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나중에 설명할 예정이니 기다려 주십시오(나중에 설명할 것이 엄청 많군요. -_-';)

오늘은 분석 과정에서 자주 쓰이고 또 자주 활용되어야 하는 2X2 매트릭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문제의 대상이 무엇이든 항상 2X2 매트릭스를 활용하려면 습관을 들이십시오. 2X2 매트릭스를 사용해서 '트위터 사용의 어려움'을 설명한 inuit님의 글을 읽어보면, 얼마나 2X2 매트릭스가 유용한지 깨달을 겁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 중입니다. 혹시 문제해결 과정과 기법 중에 '이것을 알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가차없이(?) 댓글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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