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할 때 휴대폰을 완전히 감춰라   

2012. 10. 31. 09:14


여러분이 상의할 내용이 있어서 상사가 이야기를 나누는데 상사가 별로 바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여러분의 말을 듣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상사가 비록 귀로 들으며 여러분의 말에 제법 반응을 보이더라도 '내 말을 제대로 듣는 건가?'란 의구심에 사로잡힐 겁니다. 더 자세하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그냥 이 정도 말하고 끝내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알다시피 상사와 직원 사이이든 동료들끼리든 간에 모든 대화의 기본조건은 상대방의 눈에 시선을 맞추고 경청하면서 적절하게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대화의 질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친근감과 신뢰 관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화를 하는 그 시간만큼은 상대방의 말에 무엇보다 집중해야 하죠.


여러분이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기를 원한다면 컴퓨터나 휴대폰에게 한눈을 팔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국 에섹스 대학교의 앤드루 프르지빌스키(Andrew K. Przybylski)는 진실한 대화를 나누려면 휴대폰을 포함하여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전자기기들로부터 멀리 떨어지라고 조언합니다. 프르지빌스키는 실험을 통해 휴대폰이 단지 옆에 놓여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이 떨어지고 서로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감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는 74명의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두 명씩 짝을 이루도록 하고, 휴대폰이 옆에 놓여져 있는 조건이거나 휴대폰 대신 수첩이 놓여져 있는 조건 하에서 지난 달에 자신에게 일어난 흥미로운 일에 대해 10분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했습니다. 휴대폰(혹은 수첩)은 참가자들의 시선이 직접 닿지 않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죠.


대화과 종료되자 프르지빌스키는 참가자들에게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 상대방과 내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식의 문항을 통해 '관계의 질'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휴대폰이 놓인 조건 하의 참가자들은 수첩이 놓인 조건 하의 참가자들에 비해 관계의 질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상대방에게 느끼는 '친근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휴대폰이 서로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방해하지 않더라도 '저기에 휴대폰이 놓여져 있구나.'란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으로 신경이 분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상대방과 의미 있고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휴대폰의 존재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프르지빌스키는 참가자들을 반으로 나눠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가볍게 이야기하라고 하고,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작년에 경험한 가장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라고 요청했습니다.


10분 간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나는 대화 상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질문으로 '신뢰감'을 측정하고, "상대방이 나의 생각과 느낌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공감'의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그랬더니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한 참가자들은 휴대폰이 있던 없던 신뢰감과 공감의 수준이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참가자들은 휴대폰이 있을 때보다 휴대폰이 없을 때 높은 신뢰감과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관계의 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중요하고 신중한 주제로 대화할 때는 휴대폰의 존재 유무에 큰 영향을 받았죠.


그렇다면 왜 휴대폰이 단순히 옆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특히 진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 대화의 질과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는 걸까요? 아마도 휴대폰의 존재는 둘 사이의 대화를 방해하는 제3자가 언제든지 끼어들 수 있다는 점을 프라이밍(priming)하기 때문이겠죠. 따라서 상사와 직원 간의 면담이든 팀원들끼리의 회의든 간에 휴대폰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대화와 회의의 질을 높이고 유대감을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프르지빌스키는 휴대폰을 대상으로 실험했지만 노트북 PC나 태블릿 PC와 같이 인터넷으로 '세상의 다른 곳'과 연결된 전자기기들도 역시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짐작됩니다. 직원이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로 면담을 청해 오면 상사는 반드시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전자기기로부터 '해방된 곳'에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가벼운 주제이거나 정보 전달을 위한 짧은 대화가 아니라면 노트북 덮개를 덮거나 휴대폰을 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추어 둬야 하겠죠. 


이게 어렵다면, 최소한 대화 중에 PC에서 눈조차 떼지 않는 무심한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사실 이런 분들이 꽤 많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은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그리고 그렇게 작은 무심함에 의해 무너진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요즘 까페에 가면 연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애니팡이나 카카오톡을 하느라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않더군요. 둘 사이에 과연 얼마나 깊은 대화가 오고 갈까요?



(*참고논문)

Andrew K. Przybylski, Netta Weinstein(2012), Can you connect with me now? How the presence of mobile communication technology influences face-to-face conversation quality,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July 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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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 있습니다, 사장님"   

2010. 4. 9. 12:33

회사 내에서 다음과 같이 사장(혹은 상사)과 직원 사이에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오고가지는 않는지요? 대표적으로 자주 벌어지는 몇 가지 장면을 네 컷 만화 형식으로 올려봅니다. 여러분의 회사에서도 이런 광경이 자주 연출되는지 궁금하네요. ^^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1
사장 : 작년에 어떤 멍청한 놈이 그런 결정을 내렸어?
직원 : 사장님이 그랬는데요.
사장 : (부라리며) 내가 언제 그랬어? 어?
직원 : 아니, 전 그냥...

2
직원 : 왜 고리짝 시스템을 폐기하지 않고 남겨두는 거죠? 그거 유지보수 하느라 힘들다구요.
사장 : 그걸 몰라서 묻나?
직원 : 예. 정말 몰라서 묻습니다.
사장 : 내가 만든 걸세. 그것 때문에 사장이 된 거라구. 멍청아!

3
사장 : 자네의 문제해결력이 높다고 생각하나?
직원 : 물론이죠.
사장 : 그런가? 문제해결력에 스스로 A를 줬더군. 그 이유가 뭔가?
직원 : (당당하게) 금년에 문제해결력 교육을 이틀 씩이나 받았다구요.

3-1
사장 : 자네의 문제해결력이 높다고 생각하나?
직원 : 물론이죠.
사장 : 그런가? 문제해결력에 스스로 A를 줬더군. 그 이유가 뭔가?
직원 : (당당하게) 사장님이 벌여 놓은 일들, 제가 다 수습했거든요!

4
사장 : 왜 머리를 뜯고 있나? 무슨 문제라도 있나?
직원 : 생산 시스템에 문제가 있거든요. 미치겠어요.
사장 : 그래? 그런데 왜 공장에는 안 가고 여기에 있나?
직원 : (어이없다는 듯) 여기에 제 PC가 있는 걸요.

5
직원 : 교육 좀 보내 주세요.
사장 : 아니, 왜?
직원 : 이제껏 교육 한 번 못 받아 봤거든요.
사장 : (눈을 부라리며) 회사가 학교냐? 내가 교장이냐?

6
직원 : 부탁이 있습니다. 사장님.
사장 : 그래 뭔가? 다 들어주지.
직원 : 교육 좀 보내 주세요.
사장 : (다독이듯) 회사가 학교야. 업무가 바로 '산 교육'이라구.

7
직원 : 부탁이 있습니다. 사장님.
사장 : 또 뭔가?
직원 : 월급 좀 올려주세요. 3년째 동결입니다.
사장 : (귀찮다는 듯) 지금은 곤란해. 기다려 달라구.

8
직원 : 부탁이 있습니다. 사장님.
사장 : 아니, 왜 그렇게 부탁이 많은 건가, 응?
직원 : 회사를 나가겠습니다.
사장 : (손을 꼭 잡으며) 지금은 곤란해. 기다려 달라구.

9
직원 : OOO에 대한 타당성 조사 내용을 보고 드립니다.
사장 : 아니, 이건 우리가 OOO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 아닌가?
직원 : 맞습니다. 조사해 보니 그렇더군요.
사장 : 이런 멍청한! OOO을 해야 하는 이유를 조사하지 않았잖아! 다시 해!

10
직원 : OOO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검토해 주십시오.
사장 : 왜 이리 얇아? 세부내용이 하나도 없잖은가?
직원 : (며칠 후) OOO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대폭 보완했습니다.
사장 : 왜 이리 두꺼워? 요점이 뭐야, 대체?

11
직원 : OOO에 대한 별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장 : 왜 자꾸 분산시키려고 하나? 통합해, 통합하라구!
직원 : (다른 문제에 대해) XXX에 대한 통합 관리가 필요합니다.
사장 : 왜 자꾸 통합시키려고 하나? 별도로 관리하라구!

12
직원 : 아직 초안이라서 보여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사장 : 괜찮아. 어디 좀 보자구. 내가 의견을 좀 줄 터이니.
직원 : 여기 있습니다.
사장 : (좀 읽어보고) 뭐야, 이거. 보고서가 엉망이잖아!

13
컨설턴트 : 귀사는 인재에 투자를 많이 하십니까?
사장 : 물론이죠.
컨설턴트 :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뭡니까?
사장 : 직원들 연봉이 업계 최고거든요.

14
컨설턴트 : 왜 이리 정신없이 일하는 거죠?
직원 : 인력이 너무나 부족해요. 사람 좀 충원해 주세요.
컨설턴트 : 조사해보니 노는 직원들이 꽤 되던데요?
직원 : 이젠 내가 좀 놀아야 하니까요.

15
고객 : 우리 회사의 문제점이 무엇입니까?
컨설턴트 : 우리가 보유한 OOO시스템을 도입하면 해결될 겁니다.
고객 : 우리 회사의 문제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요?
컨설턴트 : 그러니까 그 문제점은 OOO시스템이 즉각 해결해 준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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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과 잘 대화하는 법   

2010. 3. 19. 09:44

부하직원과 하루에 몇 번 정도 대화하십니까? 일일이 세기 어려울 겁니다. 가벼운 농담이나 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면, 업무와 관련해 부하직원과 대화를 하거나 1:1 면담을 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말 한 마디로 부하직원에게 큰 상처를 주거나 반감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과 저조를 질책하거나 독려할 때는 더욱 그렇지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부하직원과 면담을 할 때 상사가 지켜야 할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부하직원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있지 않는지를 정확하게 들어야 합니다. 또한 부하직원의 말의 톤과 매너가 어떤지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 부하직원의 말에 호응을 해 주거나 혹은 다른 식으로 바꾸어 말하거나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효과적으로 질문하기
면담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친화감을 형성하고 부하직원의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질문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따지거나 테스트하기 위한 질문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왜 프로젝트를 기한까지 달성하지 못했냐?”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방어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겠죠. '왜'라는 말은 가능하면 쓰지 마세요. '어떤', '무엇'이라고 물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수행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라고 말입니다.

효과적으로 칭찬하기
긍정적인 피드백은 부하직원의 자존심과 긍지를 높여 줍니다. 효과적으로 칭찬을 하려면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공식적인 면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하직원이 무엇을 잘 했는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부하직원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친화감 형성하기
친화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부하직원의 ‘바디 랭귀지’와 말하는 톤을 비슷하게 구사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대로 흉내 내는 코메디를 연출하지 말아야 하겠죠.

신뢰감 형성하기
신뢰감은 면담을 효과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뢰감은 당신의 경험, 생각, 느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진심으로 부하직원의 관심사에 대한 믿음을 줌으로써 형성됩니다. 이때 반드시 성심껏 피드백해 주어야 합니다. 건설적인 피드백은 자신감을 높이고 자기발전을 위한 촉매가 됩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
부하직원과의 대화 중에 주관과 편견에 의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바로 반박하려 하지 말고 최대한 객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끝까지 경청한 후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예: 어떻게 그것을 알게 되었나?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격려와 지원
훌륭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부하직원들이 각자의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하직원이 도움을 요청할 때 “나는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여력이 없다”는 인상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미래에 집중
과거사를 들추어 심문하는 듯한 태도와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대해서 부하직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관리자가 되어야 하겠죠.

관찰하기
관리자로서 부하직원의 대화 내용, 말하는 태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게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추가적인 정보를 알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는 것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글과 연관된 '부하직원을 잘 혼내는 방법' 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오늘도 즐거운 직장 생활이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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