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Forces 분석의 기초   

2010. 12. 8. 09:00


여러분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거치는 전형적인 과정 중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는 단계가 외부환경 분석입니다. 외부환경 분석은 다시 거시환경 분석과 산업환경 분석이란 단계로 나뉘죠.

외부환경 분석
- 거시환경 분석
- 산업환경 분석

거시환경 분석이란, 정치(Politics), 경제(Economics),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이라는 4개의 범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그래서 앞글자만 따서 PEST분석이라고도 말하죠. 어떤 사람은 STEP 분석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환경(Ecology)이라는 5번째 범주를 추가해서 STEEP분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거시환경 분석은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산업환경 분석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산업환경 분석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프레임웤(Framework)은 3C입니다. 3C는 말 그대로 세 개의 C를 의미하는데, 고객(Customer), 경쟁사(Competitor), 자사(Company)를 일컫습니다. 세 개의 player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분석하자는 것이 '3C 분석'이죠.

하지만 3C 분석은 시장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는 프레임웤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활동하는 player를 너무 단순화시켰기에 고객, 경쟁사, 자사가 아닌 제4의 player의 활동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보다 더 큰 단점은 자사(company)라는 범주는 외부환경이 아니라 내부환경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세밀하게 산업환경을 조망하는 프레임웤이 필요한데, 가장 애용되는 것이 바로 '5 Forces 분석'입니다. 5 Forces 분석은 '경쟁론'의 저자이자 경영전략의 터줏대감이라고 부를 만한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프레임웤입니다. 그는 시장에서 서로 힘을 겨루고 경쟁하는 5개의 '힘'으로 산업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다섯 개의 힘이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경쟁자의 위협
- 신규(잠재) 진입자의 위협
- 고객(구매자)의 교섭력
- 공급자의 교섭력
- 대체재의 위협

이 5개 player의 힘을 분석해서 힘의 균형점이 어디로 쏠려 있는지 관찰하고 또 균형점이 향후에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면, 앞으로 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칠 기회와 위협이 무엇인지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5 Forces 분석의 기본 로직입니다.

각 힘(force)의 세부적인 분석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경쟁자의 위협
- 경쟁자 수, M&A 양상
- 혁신의 정도
- 퇴출 장벽
- 산업의 수익성
- 고정비용 비율 등

신규(잠재) 진입자의 위협
- 규모의 경제 및 자본 소요량
- 제품의 차별화 능력, 절대비용의 우위
- 유통채널의 복잡도
- 정부의 법적 규제
- 기존 업체의 보복 가능성 등

고객(구매자)의 교섭력
- 구매자 집중도
- 구매자의 가격민감도
- 구매자의 정보수집력
- 전환비용
- 구매자의 후방통합 능력 등

공급자의 교섭력
- 공급자 집중도
- 전방통합 위협의 정도
- 전환비용
- 대체재료의 존재 여부 등

대체재의 위협
- 대체재의 가격
- 대체재에 대한 구매자의 편향성
- 전환비용 등

 적어 놓고 보니 조금 딱딱한 면이 없지 않군요. 반드시 위의 세부 분석 요소를 준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5개 player의 힘(강점과 약점 모두)을 나타낼 만한 요소를 찾아내어 분석하면 됩니다.

단점 없는 방법론은 없듯이, 5 Forces 분석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비판은 시장을 지나치게 경쟁의 관점으로만 본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점은 지난 번에 SWOT 분석에 대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시점에서의 경쟁 양상을 분석하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의 양상이 바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 단점은 '과연 시장에 이 5개의 힘 밖에는 없냐'는 것입니다. 물론 이 5개의 힘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big force이지만, 산업의 특성에 따라서는 5개의 힘 중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있거나 제6의 힘을 추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5 Forces 분석의 틀을 융통성 없게 고수하기보다는 변형을 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의 회사가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면, 보완재인 설탕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할지 모릅니다. 사탕수수를 주로 재배하는 국가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설탕 가격이 급등하여 커피 판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완재의 가격 추이, 보완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변화 등을 면밀히 주시하기 위해 ‘보완재 효과’를 제6의 Forces로 채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 제조사라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등 유통회사의 교섭력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유통회사가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를 붙인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거나, 납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라고 압박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유통자의 교섭력’을 하나의 Force로 설정해야겠죠. 넓은 의미로 볼 때 유통회사는 구매자에 속하고 자체 브랜드를 단 상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경쟁자에 해당하지만, 일반소비자(end user)나 기존 경쟁사와는 성격이 다른 행동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유통자의 위협 혹은 교섭력’을 별도의 Forces로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다음과 같은 경우에 기존의 5 Forces 분석 프레임웤에 새 Force를 추가하거나 삭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 중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 회사가 협상의 우위에 서 있을 때  ‘기술 공급자의 위협’ 추가
- B2B 기업의 경우, 최종소비자(end user)의 변화가 더 중요할 때  ‘최종소비자의 교섭력’ 추가
- 독점이라서 경쟁사가 없거나, 있어도 영향력이 매우 작을 때(예 : 전력회사) ‘기존 경쟁자의 위협’ 삭제
- 국영기업(공사)이거나 이제 막 민영화가 된 기업의 경우, 정부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때 ‘정부의 교섭력’ 추가

 5 Forces 분석은 단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이보다 더 좋은 산업환경 분석 프레임웤은 없습니다. 전략이란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방책이고, 전략이 성공하려면 경쟁의 양상을 꿰뚫어봐야 하기 때문에 그 경쟁의 view를 제공하는 5 Forces 분석은 전략 입안자들의 필수 도구이자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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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은 위험한 '가짜 학문'   

2010. 7. 19. 09:00

지난 금요일 밤, 주말을 맞이한 홀가분한 기분을 즐기려 서점에 갔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책 한 권이 있더군요. "<위험한 경영학>". 처음에는 비슷한 제목을 가진 책들이 있기에 시류에 편승하여 '제목의 힘'으로 팔아보려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몇 장을 훑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이 책은 100년 밖에 안 된 경영학이 어떻게 태동하고 어떻게 체계를 갖춰 갔는가를 고찰하면서 소위 '경영의 구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저지른 학문적 오류와 의도된 조작을 서슴없이 비판합니다. 과학적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레데릭 테일러 뿐만 아니라, 전략경영의 대가 마이클 포터,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쓴 톰 피터스 등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립니다.

게다가 '학자들이 별로 인용하지 않는 이론', '오랫동안 살면서 매번 동일한 말을 반복하거나 반대로 번복한 점' 등을 들며 위대한 경영사상가로 추앙 받는 피터 드러커까지 공격합니다. 특히 다혈질적인 경영의 전도사인 톰 피터스의 뻔뻔함에는 집중적으로 비판의 포화를 쏘아 댑니다.

(매튜 스튜어트 著, 청림출판)


경영의 대가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저자가 전략 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 느꼈던 자기 모순과 절망의 이야기를 챕터를 번갈아가며 서술합니다. 컨설팅 회사가 어떻게 고객들을 '후려치는지'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 줍니다. 이 부분을 읽으니 제가 2007년에 쓴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에서 고발한 내용들이 겹쳐지더군요.

경영학의 위험함과 컨설팅의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랍니다. 책의 모든 내용을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상식과는 다른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양한 시각을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구가 나타나면 트위터에 아래와 같이 트윗을 날렸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답장과 RT를 주셨습니다. 문맥을 걷어낸 트윗이므로 오해의 여지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것도 있고, 요약한 것도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에서 CEO가 잠들기 전에 읽는 책을 조사했더니, 경영 대가들의 책을 읽는 CEO는 거의 없었다. 그 책의 독자들 대부분은 중간관리자나 직업이 없는 여성들이었다."

"경영대학원 교수들은 피터 드러커를 위대한 경영사상가라고 추앙하지만 그의 작업을 학문적으로 인용한 학자는 거의 없다. 이는 드러커의 저서에 연구다운 연구가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 얼마 전 '경영의 미래'를 쓴 게리 하멜. 사람들은 그의 책을 읽고 감동한다. 하지만 그는 엔론을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회사라고 칭찬하고 CEO인 켄 레이를 혁명가라며 찬양했다. (속칭 경영의 구루를 조심합시다)"

"경영의 구루들로부터 도움이 받고자 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듣자마자 그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달려가라"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쓴 톰 피터스는 공개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조작했다"라고 실토했다. 그런 책이 600만부나 팔렸고 아직도 팔린다"     (참고 : 인터뷰 관련 기사) --> '조작했다'란 말이 문제가 될까봐 자신의 블로그에는 '잠꼬대'란 말로 완화시켰다고 합니다.

"경영의 대가들(드러커,톰피터스,게리하멜,짐콜린스 등)은 경영의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하지만 그 비밀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주면서 하는 말과 뭐가 다른가?"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분석 프레임워크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단지 과거에 대해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그저그런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포터의 이론은 사실 이론이 아니다"

"전략경영이란 학문은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사회에 크나큰 해를 미치는 학문이다. 교수들은 그런 학문을 만들어내는 데 놀라운 업적을 이룩했다"

"전략경영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조차 대부분의 회사에서 전략은 주주 가치를 늘리기는커녕 흩트려 버리고 말았다고 결론 내렸다"

"전략 기획은 중간관리층을 지배하는 최고경영진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다"

"주주들은 회사에서 전략이라는 말이 나오기만 하면 잽싸게 주식을 팔아 버려야 한다. 기업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조직행동 관련 교과서는 아리스토텔레스나 셰익스피어의 책보다도 못하다. 그 책을 읽느니 좋은 소설 한 권이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이 더 낫다"

"경영학은 과학이나 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유사종교다"

"컨설턴트는 고객에게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있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할 뿐이다"

"테일러는 과학적 경영을 연구한 적이 없다. 그는 뛰어난 약장수였을 뿐이다"

"음식을 자르고 먹는 것은 다른 기능이다. 그러나 자르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달라야 최고의 효율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경영학 학위를 따기보다는 차라리 좋은 소설을 읽는 것이 낫다. 사람들이 경영학 학위를 치워 버린다면 세상은 좀더 살기좋은 곳이 될 것이다"

짐 콜린스는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란 책으로 이름을 날리더니, 위대한 기업들 대부분이 망하거나 위기에 처하자 얼마 전부터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란 자가당착적인 책을 또 팔아댑니다. 기업을 영속적으로 경영하려면 망해 버린 위대한 기업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것이 골자입니다.

짐 콜린스의 새 책은 <위험한 경영학>과 거의 동시에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콜린스의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습니다. 

경영의 대가들이 수도 없이 날린 '헛발질'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꺼이 속을 준비가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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