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나는 7권의 책을 읽었다.
많이 읽으려 했으나 마음이 번다한 탓일까?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이로써 올초부터 지금까지 모두 70권의 책을 읽었다.
10월달에는 조금 분발해야겠다.

  

1Q84 -1 : 내가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서 빠르게 읽혔다. 역시 하루키! 라는 찬탄이 나올만한 소설이다.

1Q84-2 : 1권까지는 좋았는데, 2권 중반부터 늘어지더니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다가 좀 허무하게 끝난다. 용두사미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루키가 3권을 준비 중이라니 기다려볼 일이다.

생각의 함정 : 인간들의 인지함정에 관한 사례를 엮은 책이다. 뻔히 알면서도 빠지고마는 인지함정의 실체를 재미있는 사례와 더불어 쉽게 설명한다. 개인과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강추한다.

엄마를 부탁해 : 아내가 학교에서 빌려왔기에 나도 읽었다. 근 2년 간 공전의 베스트셀러인지라 내용이 궁금했다. 하지만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왜일까? 답답증 때문에 200페이지 근처에서 읽기를 그만두었다.

The Interpretation of Murder : 프로이트와 융 등 정신분석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정신분석학으로 범죄의 동기를 파고 들어가는, 내겐 좀 어려운 소설이었다. 정신분석학 용어가 많이 나와 불편했지만, 흡인력 있는 글이 나를 자꾸 끌어 당겼다. 영어 공부할 겸 읽어보기를 권한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이웃 블로거인 inuit님의 처녀작이다. 저자 사인본을 받고 바로 읽었다. 의사소통의 기본원리를 뇌과학과 연결시킨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강추한다. 개인적으로는 WHISPer 원리를 좀더 깊게 다루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창의적 문제해결 전략 : 미국의 화학공학 교수가 공대생들의 문제해결력 향상을 위해 쓴 책이다. 하지만 경영 분야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과 사례가 소개돼 있다. 첨부된 CD에도 좋은 정보가 있으니, 문제해결력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글을 쓰면서 술 한잔을 마십니다. 이 술은 지난번 동유럽 여행 때 까를로비바리에서 사온 술입니다. 베체로프카라는 술인데, 온천수로 유명한 까를로비바리의 특산물이죠. 맛은, 뭐랄까, 까스활명수와 위스키를 섞은 듯한 묘한 맛입니다. 몸에 좋다고 해서 한잔 마시니 식도가 뜨끈합니다. 38도의 독한 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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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모두 9권의 책을 읽었다. 몸이 안 좋아 좀 쉬면서 일을 하는데, 그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더 많아졌다.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 많은데, 읽을 시간이 없다고 푸념하는 내 자신을 반성해 본다.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 그는 파인만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을 수 있게 파인만의 이론을 증명했지만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물리학자보다는 사상가로서의 그의 독특하고 약간은 반골적인 시각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전쟁을 없애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고, 또한 핵무기 군축을 지지했던 그의 인생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한 세계사를 반영한다.

미러링 피플 :  우리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하는 이유는 뇌 속에 미러링 뉴런(거울 뉴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러링 뉴런은 인간 사회를 강력하게 묶는 매개체이고, 인간의 지능과 지혜가 발현되는 근원처이다. 과학서지만 꼭 읽을 필요가 있다.

톨스토이 단편선 :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홀짝 거리면서 2시간 내에 다 읽은 책이다. 톨스토이의 기독교주의적인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따뜻한 글로 채워져 있다. 마음이 착해지는 책이다.

책 읽어주는 남자 :  이 책을 99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요즘 영화화됐다고 해서 다시 읽었다. 불과 10년 전 책인데, 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가 정겨웠다. 독일문학 책이라서 그런지 철학적이고 서사적인 문장이 처음에는 껄끄러웠으나 읽다보면 그 흐름에 동화된다. 사족이지만, 한나 역으로 케이트 윈슬렛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적확한 캐스팅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대학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탐독하며 여러 날을 허무하고 염세적인 기분에 젖었었다. 난 그가 달리기를 그렇게 사랑했는지 이번에 알게 됐는데, 나도 그처럼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정도로 맛있는 문체로 잔잔하게 자신의 달리기 역사를 펼쳐간다.

발칙한 유럽산책 : 서점에서 한 두페이지 읽어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사게 된 책이다. 유머와 음담패설을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자신이 여행했던 유럽의 도시를 이야기한다. 내가 가본 유럽 도시에 대해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유쾌해지고 싶을 때, 유럽의 도시가 그리울 때 이 책을 읽는 건 어떨까?

뉴 골든 에이지 : 인도계 미국 경제학자가 쓴 경제 예측서다. 그의 스승과 그가 발견한 사회순환법칙을 적용해서 미국이란 나라의 붕괴를 예견하는 책이다. 미국은 지금 온갖 부패가 만연하고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탐획자 시대'의 말기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 그는 곧 그 시대가 마감되고 '전사의 시대'가 올 거라 예견하면서 머지 않아 미국에 황금의 시대가 열릴 거라 예언한다. 두고봐야 알 터이지만, 역사와 정치를 꿰뚫어보는 그의 혜안이 놀랍다. 읽어보기 바란다. 

서늘한 광채 : 1부는 소설 형식으로, 2부는 과학서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뇌과학과 현상학을 통해 의식의 근원을 해석한 책인데, 배경지식이 없으면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의식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어떻게 발현되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된다.  

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 : 인간의 자유의지는 뇌 속에 존재하는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생물학자의 책이다.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선물로 내려줬다는 기독교적인 입장에서는 이 책의 서술이 마땅찮을지도 모르겠다. 자유의지라는 환상은 진화를 통해 획득한 형질이라는 진화생물학의 관점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독일어권(오스트리아) 책이라 관념적으로 서술된 문장이 쉽게 읽히지는 않으니 천천히 읽을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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