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방문자수 40만명 돌파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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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명째 방문객께 제 책 1권(원하시는 것 아무거나 1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참고로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장 비쌉니다.

400,000 이라는 숫자가 찍힌 스크린 샷을  jsyu@infuture.kr로 보내주세요.(선착순)
방문객 통계 그래프는 본 화면의 우측 하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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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한RSS의 구독자수 분포를 분석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경영' 카테고리에 속한 60개 블로그의 구독자수가 '승자독식현상(Winner-take-all)'처럼 보인다는 글이었지요. 비록 '아름다운' 패턴의 승자독식 그래프는 아니었지만, 상위 30%가 구독자의 80%를 점유하는 현상으로 보아 블로그에도 승자독식현상의 가능성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 글을 쓴 날짜가 4월 17일이었는데, 두달 여가 흐른 지금은 어떤 분포로 변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지금 다시 그래프를 그려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날지 보고 싶었지요.

우선 2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이 가설은 2달 여의 기간에만 해당됩니다).

가설 1 : 승자독식현상으로 다가간다.
가설 2 : 승자독식현상으로부터 멀어진다.

이 2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번에 작성했던 엑셀 파일을 다시 꺼내 현 시점(6월 25일)에서 구독자수를 입력했습니다. 현재 한RSS 경영 카테고리에 등록된 블로그 수는 좀 늘어서 68개입니다. 입력을내고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얻었습니다. 핑크색선이 현재이고, 남색선이 4월 17일 그래프입니다.

(데이터 출처 : 한RSS 경영 카테고리 구독자수)


보다시피 1위 블로거의 구독자수는 확실하게 상승했습니다. 333명이 늘었으니까요. 위의 그래프에서 주목할 만한 패턴은 7위~30위 구간입니다. 다른 구간에 비해 구독자수의 증가가 확연하게 보입니다. 이러한 패턴의 변화를 보면, 위의 가설 중 2번째인 '승자독식현상으로부터 멀어진다'가 옳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위의 그래프는 구독자수의 절대치를 데이터로 그린 것이므로 해석할 때 유의해야 합니다. 2달 여 동안 블로그스피어의 부피가 늘었기(즉, 블로그스피어에 유입되는 사람 수가 늘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구독자수를 데이터로 그래프를 그리면, 새로 유입되는 사용자가 늘수록 그래프가 위로 상향(shift)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해석 오류를 없애려면, 아래의 그림처럼 구독자에 대한 누적점유율을 가지고 그래프를 그려야 합니다. 역시 핑크색선이 현 시점이고, 남색선이 4월 17일의 그래프입니다.

(데이터 출처 : 한RSS 경영 카테고리 구독자수)


누적점유율 그래프의 '위로 볼록한 정도'가 작아졌군요. 상위 블로거들의 누적점유율이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7위~30위의 블로거들이 상대적으로 점유율의 향상이 두드러집니다. 최상위권인 1위~6위는 구독자수의 절대치는 늘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졌군요.

결론적으로 말해, 적어도 한RSS의 경영 카테고리에서는 승자독식현상으로부터 멀어짐(가설 2)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2달 여의 기간이지만 승자들의 상대적 영향력이 떨어진 반면 중간층이 약진했습니다. 이를 두고, 블로그스피어에서 '평등'으로 가는 지향력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블로그스피어의 민주화라 말할 수 있을까요?

저는 내심 찬성하고 싶지만, 엄밀히 말해 이 분석만을 가지고는 알지 못합니다. 2달 여의 시간은 짧기도 하거니와 68개의 블로그가 속한 경영 카테고리만을 대상으로 했으니까요. 데이터를 보유한 한RSS측에서 전체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분석을 해보거나, 메타블로그가 개별 블로그들의 트래픽 데이터를 전부 조사해 본다면, 위 가설의 참/거짓 여부가 드러날 겁니다. 

블로그스피어는 참 재미난 곳입니다. 반(半)익명성의 세계에서 매순간 꿈틀거리는 변화의 힘을 느낍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점점 심화되는 승자독식현상이 블로그스피어에서는 다른 양상(예:평등, Fat Tail 등)으로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이란 매체가 지닌 개방성과 파급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른들이 자주 쓰는 말로 그래야 '캄푸라치'가 되지 않을까요? ^^

분석한 내용은 아래의 엑셀 파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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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시나리오 플래닝을 주제로 모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2시간의 강의를 끝내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되자 수강생 중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미네르바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그분이 이렇게 질문을 던진 이유는, 내가 강의 내내 시나리오 플래닝이 성공하려면 미래를 예측하려는 '생각의 관성'에서 탈피해야 하며, 예측을 주업으로 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믿지 말아야 함을 거의 주입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예측은 항상 틀린다'는 말은 진리이며, '그럼에도 예측전문가들은 영원히 밥벌이를 한다'는 사실이 더 진리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는 그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동전을 수십 번 던지면 앞면과 뒷면이 고루 나오리라 짐작하겠지만, 이상하게도 동일한 면이 계속해서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미네르바의 그동안 내놓은 예측이 대략 잘 들어맞은 이유도 동전 던지기와 같다고 봅니다."

미네르바의 예측이 잘 맞은 이유가 동전을 계속 던져 동일만 면이 줄기차게 나오는 현상처럼 우연의 소산에 불과하다 뜻으로 나는 이처럼 대답했다. 에두른 대답이지만, 예측전문가들에게 향한 내 시선(좀 삐딱한)을 정확히 표현하는 비유였다.

나는 예측전문가(경제학자, 애널리스트 등 예측을 주업으로 하는 모든 사람)의 예측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동전을 던져 미래를 예측하는 경우보다 낫지 않음이 여러 연구로 이미 밝혀졌고, 어쩌다 잘 맞히는 전문가들은 다음의 실험처럼 앞면이나 뒷면이 수차례 연달아 나오는 현상과 같은 '행운'의 덕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동전을 1000 번 던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사실 이 실험은 최초가 아니라 모 수학자의 연구를 조악하나마 재현한 것이다.

직접 동전을 1000 번 던지려면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므로(그리고 팔도 꽤 아프므로), Excel의 'Randbetween()함수'를 써서 동전 던지기를 시뮬레이션 했다. 아래의 그림이 50개씩 묶어서 표현한 결과다.


위의 그림에서 은 앞면을, 는 뒷면을 나타낸다. 이 실험을 하기 전에 머리 속으로 '사고실험'을 해본다면 아마 이 결과보다는 앞면과 뒷면이 고루 나오는 패턴을 떠올렸으리라. 그러나 실제의 결과 패턴을 살펴보면 예상보다 앞면과 뒷면이 많이 무리져(덩어리져) 나타난다.

특히 위의 그림에서 노랗게 칠해진 부분은 무려 14번 연속으로 뒷면이 나왔음을 보여준다. 실험을 다시 해본다면 위의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겠지만 대략 비슷한 패턴을 나타내리라 생각된다.

연속으로 같은 면이 얼마나 나왔는지 일일이 세어보니 다음과 같다(손으로 세느라 약간의 오류가 있을지 모르니 양해 바란다).


같은 면으로 된 덩어리의 크기가 4 이상인 경우가 59번이나 출현했다. 또한 크기가 7 이상인 경우도 10번이나 되었다. 동전을 모두 1000 번 던졌으니 7번 연속으로 줄기차게 한 면이 나오는 경우가 1%나 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예측전문가 그룹에서 1%의 상위집단을 '스타'라 칭한다면 그들의 명성은 같은 면이 7번 계속해서 나오는 우연으로 포장된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급진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예컨데 어떤 전문가가 특정 주식의 등락 예측을 7번 연속 맞히면 족집게로 소문이 나고 부와 명예가 따른다. 비록 그 다음에 이어지는 예측이 틀렸다고 해도 묻혀버리거나 '작은 실수'로 이내 잊혀지기 때문에 족집게라는 명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7번 연속으로 맞힌 최초의 행운 덕택으로 말이다.

생각해 보라. 특정 전문가의 예측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일일이 사후에 검증해 본 일이 있는가?  경제학자 장 필립 부쇼가 수행한 연구에서 애널리스트 2000명의 경기 예측이 모두 빗나갔다고 한다(source :'블랙 스완).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가려고 전문가들의 예측을 고대하는 우리를 무안하게 만드는 결과다. 그들의 '면책특권'은 여느 국회의원보다도 훨씬 낫다. 여전히 예측전문가로 활동하며 돈을 끌어 모으는 중이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미네르바의 구속에 무척 분개했고, 그의 석방을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따라서 나는 이 글로 미네르바 개인을 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다만 나는 이 실험 결과로 미네르바라고 해서 범인(凡人)의 능력을 뛰어 넘는 특별한 예측력과 천리안을 지니지 않았음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석방된 미네르바가 블로그를 운영하겠다고 하니 경제를 예측하는 글이 조만간 올라오리라. 그가 쏟아낼 예측과 전망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그가 과거에 잘 맞혔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 맞히리란 보장이 없다. 그의 예측력은 연달아 같은 면이 여러 번 출현한 동전의 경우처럼 행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네르바 스스로 자신의 안목과 예측력을 과신하지 말 일이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실망도 크고 비난 받기 쉬운 법이니까.


* Excel 파일을 공개하니, 참고하십시오(분석 sheet가 좀 조악해도 양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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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설턴트라는 직업 특성상 고객사 직원들로부터 직무조사서를 취합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거된 직무조사서를 기초로 직무기술서(Job Desc.)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작은 회사라면 모르지만, 직원 규모가 500명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이 작업에 드는 품이 만만찮다.

그런데 대부분의 노력과 시간은 직원들이 작성한 문장을 가필하고 재작성하는 데 소요된다. 고칠것 없이 정갈하게 작성됐더라면 간단하게 수정만 하면 끝이지만, 아쉽게도 컨설턴트가 처음부터 죄다 뜯어 고쳐야 할 문장이 제법 많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다든지, 지나치게 명사형을 남발한다든지, 구어와 문어가 섞였다든지 그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래서 여기에 직원들이 2~3줄 밖에 안 되는 짧은 문장을 쓰면서도 자주 범하는 오류나 잘못된 글쓰기 습관 몇가지를 제시하고 바람직한 글쓰기 방향을 생각해 보자. 말 잘하는 능력보다 글 잘 쓰는 능력이 더 인정받기 때문에(개인적으로 나는, 말은 잘 하는데 보고서는 엉망인 친구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글쓰기 습관을 가다듬으면 업무(혹은 승진)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나의 문장력이 그리 훌륭하지 않거니와 글쓰기를 강론할 수준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주제 넘은 소리일지 모르겠다. 고백하자면 나도 아래에 적힌 사항을 어길 때가 많다. 자신의 문장 쓰기 습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덕분에 직무기술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절약하길 기대한다(^^ 농담이다).


1. 지긋지긋한 접속사, '및'
문장을 고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단연 1등은 '및'이라는 접속사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나쁜 예) 타부서 및 타기관의 요청에 대하여 신속 및 정확한 대응 및 방안을 제시한다.

무슨 말인지 대략 알겠는데, 여러 번 읽어봐야 정확한 뜻이 들어오는 문장이다. '및'을 남발했기 때문이다. '~와(과)'나 '~하고'라고 하면 될 문장에 '및'을 여러 개 중첩해서 써서 난독증을 유발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및'이란 단어에 액센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술술 읽히지 않는다. 깔끔하고 잘 읽히는 문장을 쓰려면 절대로 '및'이란 접속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및'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기술이 가능하다.

(좋은 예) 타부서와 타기관의 요청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고 방안을 제시한다.

절대 '및'을 쓰지 마라. 다 잊어도 이것 하나만 기억해 두자.


2. '~하도록 한다'식 서술어
국민 MC 유재석의 진행 멘트를 잘 들어보면 '본격적으로 무엇무엇을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식의 말이 귀에 걸릴 때가 많다. 이러한 오류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고치기 어려울 정도다.

(나쁜 예) 마케팅 계획 및 전략 수립시 OOO부서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한다.

'~하도록 한다'라는 서술어는 누군가(타인)에게 무언가를 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그렇게 하도록 만들겠다고? 사역동사(make 등)를 쓰는 영어에서는 가능한 표현이지만 국어에서는 거북한 표현이다. 그냥 '본격적으로 무엇무엇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해도 충분하다.

(좋은 예) 마케팅 계획과 전략을 수립할 때 OOO부서의 입장을 반영한다.

덧붙여서, 위의 '전략 수립시'라는 표현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아마 일본식 표현에서 유래된 습관 같은데, 간단하게 '~할 때'라고 써야 깔끔하다.


3. '~대하여' 혹은 '~관하여'의 남발
이 문구는 쓸데없이 문장 길이를 늘여서 가독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범 중 하나다. 다음의 문장을 보라.

(나쁜 예) OO분석 결과에 대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규제품 지식에 관하여 숙지할 수 있다.

'~대하여'라는 문구가 들어가면 뭔가 대단한 내용을 이야기하듯 느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문서에서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남발하면 촌부가 화려한 장신구를 주렁주렁 건 모습처럼 어색하다. '~대하여' 혹은 '~관하여'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간결하게 기술이 가능하다.

(좋은 예) OO분석 결과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규제품 지식을 숙지한다.


4. '~할 수 있다'라는 서술어
위의 예에서 '숙지할 수 있다'를 '숙지한다'라고 고쳐 썼다. 영어 번역 문장에 길들여져 'can'이나 'may'에 해당하는 '~할 수 있다'라는 서술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쁜 예) 적절한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연구 및 프로젝트 수행을 할 수 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는 그의 책 '글쓰기 만보'에서 '~할 수 있다'식의 서술어를 문장쓰기에서 척결해야 할 습관 중 하나로 지적한다. 물론 '~할 수 있다'를 빼기가 곤란한 문장도 간혹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한다'라고만 해도 충분하다. 안정효는 문장 전체를 뜯어 고쳐서라도 '~할 수 있다'를 없애라고 조언한다. 명심해 두자.

(좋은 예) 적절한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할 수 있다'식 문장을 보면 글쓴이의 소심함이 느껴진다.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없애고 '~한다'라 고쳐 쓰자


5. '~하고 있다'라는 서술어
동작이 계속되는 상황을 표현하는 '~하고 있다'라는 서술어가 많이 쓰인다. 이것 또한 불필요한 장식이다. 안정효는 문장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고 있다'가 남발된다고 꼬집는다. 직원들이 쓴 문장에서는 '이해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다', '알고 있다' 등의 표현이 많다.

(나쁜 예) OO산업 및 XX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그저 아래의 예처럼 '이해한다', '보유한다', '안다'라고 해도 뜻을 전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안정효가 말했듯이, '~하고 있다'라는 표현은 문장력의 밑천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나온다. 진정한 문장력은 짧게 쓰는 용기에서 나옴을 기억하자.

(좋은 예) OO산업과 XX시스템을 이해한다.


6 '~시킨다'라는 서술어
이 서술어는 위에서 언급한 '~하도록 한다'와 유사하다. '시킨다'는 다른 이가 하게 만든다는 뜻이므로 자신에게 쓰기엔 어색한 말투이다. 보통 아래의 예처럼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려고 '~시킨다'라는 붙인다.

(나쁜 예) OO을 제안하여 XX시스템을 변경시킨다.

그저 '~한다'라고 해도 충분하다. '~시킨다'라는 군더더기를 붙일 까닭이 없다.

(좋은 예) OO을 제안하여 XX시스템을 변경한다.


7. 명사형의 나열
가독성을 떨어뜨는 주범은 명사형 단어들을 지나치게 주렁주렁 이은 문장이다. 아래의 예를 보라.

(나쁜 예) 프로젝트 진행 과정 판단 미숙으로 문제 발생 확률 예측 실패 야기 가능성을 점검한다.

설마 이런 문장을 누가 썼을까 싶지만, 실제로 직원에게서 받은 문장이다. 읽어보면 숨이 턱턱 막혀서 괴롭기까지 한 문장이다. 문장을 짧게 쓰는 것도 좋지만 이 경우는 심했다. 명사형을 지양하고 서술어를 적절하게 사용하라. 주렁주렁 달린 명사 몇 개를 빼내어 간결하게 하라. 그래야 문장이 한껏 정갈해지고 우아해진다.

(좋은 예) 프로젝트 진행을 잘못 판단하여 문제가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지 못하는지 점검한다.


8. '~성(性)'이란 명사
직원들이 쓴 문장에서 '방향성, '효율성', '효과성', '중요성', '연관성'처럼 '~성'으로 끝나는 단어를 자주 접한다.

(나쁜 예) 회사 방향성과 관련하여 전문성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하나의 명사로 굳어진 단어라면 모를까, 아무 명사에나 '~성'을 붙이면 꽤 어색하다. '~성'으로 끝나는 명사는 대개 젠체하려는 수단이다. '방향성'이 대표적인데, 그냥 '방향'이라고 하면 충분하다. 효율성, 효과성도 효율, 효과라고 하면 그만이다.

(좋은 예) 회사의 방향에 전문가로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9. 기타
위의 8가지 사항 이외에도 많은 사항들이 있다. '~것', '~통해', '~등'이라는 문구도 자주 남발되는데, '글쓰기 만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한다. 100% 없애기 어렵겠지만 최대한 쓰지 않아야 깔끔하고 맛있는 문장이 된다. 특히 '~것'은 매우 자주 쓰이는데, 그걸 쓰지 않고도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매번 고심하기 바란다(이는 안정효 선생의 충고다).


지금까지 하나의 문장을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쓰는지 나름의 방법을 서술해 봤다. 문장보다 큰 문단과 글 전체의 구성 문제는 나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니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주제 넘는 자의 문장 쓰기(글쓰기가 아님) 이야기였다. ^^

(* 이 글에도 9가지 사항을 위반한 문장이 있을지 모른다. 찾아서 지적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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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도 승자독식 현상이?   

2009. 4. 18. 13:46

심심풀이로 블로그별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1위에서 60위까지를 그래프를 그려 보았다. 아래 그래프에서 핑크색 곡선은 순위별 '구독자수 분포'이고, 남색 곡선은 '누적점유율'을 나타낸다.

(데이터 출처 : 한RSS 중 '경영' 카테고리에 속한 60개의 블로그별 구독자수. 2009년 4월 17일 기준)

이 그래프에서 80대 20법칙의 모습이 발견된다. 딱 들어맞진 않지만, 상위 30%(18위)의 블로거들이 구독자의 약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1위부터 6위의 블로거들이 약 50%의 구독자를 점유하고, 나머지 블로거들은 긴 꼬리를 나타내는 것도 볼 수 있다. 

이 그래프를 가지고 파워 블로거들이 대부분의 구독자를 점유하는 소위 '승자독식(the-winner-take-all)' 현상이 존재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이 그래프만으로는 데이터 수가 작아서 섣불리 그렇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겨우 60개의 블로그를 가지고 구독자 수 분포를 그렸기 때문이다(심심풀이였음을 양해 바란다). 사실 승자독식 현상이라고 판단하려면 80대 20법칙보다 더 심해야(예컨데 99대 1의 법칙 정도) 한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과 데이터를 확보한 후에 한RSS에 등록된 모든(카테고리 불문하고) 블로거들을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1위부터 나열해 본다면, 등수가 낮아질수록(즉, 1위에서 멀어질수록) 구독자수가 급감하는 전형적인 '승자독식'의 패턴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승자독식의 강도(1위에서 멀어질수록 얼마나 급감하는지)가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블로거들간의 '구독 네트워크'는 파워 블로거라는 허브들로 연결선들이 집중된 모습의 그물망으로 나타날 것이다. 아마 그것은 A.R.바라바시가 말한 '척도없는 네트워크'가 아닐까?

만약에 전세계의 모든 블로그를 대상으로 통계를 내본다면 어떨까? 짐작컨데, 그때도 승자독식 패턴이 나타나겠지만, 동시에 크리스 앤더슨이 말한 '롱테일(Long tail)'이 발견될지도 모르겠다. 낮은 등수의 블로거들이 비록 소수지만 어느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어서, 꼬리에 해당하는 구독자 수를 모두 더하면 상위 블로거들의 구독자 수를 압도한다는 것이 롱테일 현상이다. 하지만 위 그래프는 롱테일이라 말하기에 부족하다. 데이터가 얼마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러나, 왜 파워 블로거들은 구독자의 거의 대부분을 점유할 수 있을까? 그들에겐 여타 블로거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일까? 무엇이 그들에게 승자독식의 위치를 점하게 했을까?

잘은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 이유는 파워 블로거들과 여타 블로거들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차이 때문은 아닐까? 작은 오차가 축적되어 커다란 효과로 나타난다는 '나비효과' 때문은 아닐까? 그 미묘한 차이, 파워 블로거를 여타 블로거들과 차별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는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블로그스피어는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증폭되는 복잡한 장(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혹시 그렇게 되길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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