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상사나 동료와 불편한 관계에 있으면 집에 와서도 그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 잠까지 설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겁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면 그리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늘 '날 괴롭히는' 상사가 있다든지 동료로부터 은근히 따돌림을 당한다든지 할 경우에는 그런 조건이 만성적인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사벨 니드함머(Isabelle Niedhammer)가 이끄는 연구팀은 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143명의 내과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아 3132명의 남성과 4562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이를 통해 직장에서 괴롭힘(bullying)을 받는 사람일수록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직장에서의 괴롭힘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말할 기회를 주지 않기, 폭언하기, 비난하기와 같은 것부터 따돌리기, 제안하면 무조건 거부하기, 업무를 주지 않기, 하찮은 업무만 맡기기 등 매우 다양합니다. 물리적인 폭력이나 성희롱도 괴롭힘의 범주에 포함되죠. 니드함머는 모두 45가지 유형의 괴롭힘을 최근 12개월 동안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겪였는지, 다른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 등을 설문 참여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리고 수면 장애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잠이 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한번 잠이 깨고 나서 다시 잠이 들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답해 달라고 설문 참여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통계 분석 결과는 직장에서의 괴롭힘이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강력한 요소일지 모름을 시사했습니다. 괴롭힘에 빈번하게 노출된 사람일수록 수면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한 현재가 아니라 과거에 괴롭힘을 받은 경험도 수면 장애와 관련이 있었죠. 흥미로운 것은 다른 직원이 괴롭힘에 시달리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도 역시 수면 장애와 상관이 있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더 그러했습니다.


니드함머의 조사는 직장에서 괴롭힘을 받는 직원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가능성이 낮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연구는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수면 장애의 원인임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힌 것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별, 나이, 결혼 여부, 경제적 상태, 학력, 직업군 등의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이끌어낸 분석 결과이기에 직장에서의 괴롭힘과 수면 장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죠(물론 더 심층적인 연구가 있어야 합니다).


직장에서의 괴롭힘(특히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행하는)은 직원들의 편안해야 할 수면을 방해함으로써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타인을 괴롭히는 언행은 물리적인 폭력과 마찬가지로 직장 내에서 근절되어야 할 해악입니다. 못된 언행이 자리잡지 못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생산성 향상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입니다.



(*참고논문)

Isabelle Niedhammer et al(2009), Workplace Bullying and Sleep Disturbances: Findings from a Large Scale

Cross-Sectional Survey in the French Working Population, Sleep, Vol.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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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일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요? 우리는 자기 자신을 항상 관찰하고 느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자기 자신을 더 잘 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를 지적하면 그 내용이 맞건 틀리건 간에 일단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라는 감정이 일어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내가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이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에 또한 놀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나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명확하게 분간이 되질 않습니다. 


사이민 바지르(Simine Vazire)는 나 자신의 여러 가지 특성 중에 내가 잘 아는 부분이 따로 있고 다른 사람이 잘 아는 부분이 따로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165명의 학생들을 모은 다음 서로 잘 아는 친구끼리 5명씩 그룹을 이루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멤버들의 성격 특성들을 평가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고 바지르는 이번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그룹을 이루도록 한 다음에 역시 다른 멤버의 성격 특성을 평가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평가 전에 10분 동안 각자 대화할 시간을 줌으로써 성격 특성을 파악하도록 했죠. 





이렇게 자기 자신, 친구, 모르는 사람이 각각 평가한 결과의 정확도를 계산해 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먼저 신경증적 성질(neurotism)과 같이 알아차리기 어렵고 측정하기도 어려운 특성들은 자기 자신이 가장 정확하게 평가했습니다. 반면, 알아차리기는 어렵더라도 측정하기 쉬운 특성(예 : 지적능력(intellect))들은 친구가 가장 정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외향성(Extraversion)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서 알아차리기는 쉽지만 측정하기는 어려운 특성들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모두 비슷했습니다. 이것으로 나 자신에 대해 내가 잘 아는 부분과 친한 사람이 잘 아는 부분이 같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평가 결과에 대해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에 시각 차이가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피평가자가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특성에 대해 평가자는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피평가자의 실제 특성을 정확히 평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 실험이 보여줍니다. 요약하면, 창의력과 지능 등의 지적능력은 평가자가, 자존감과 불안감 같은 신경증적 성질은 피평가자 자신이 잘 평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달변, 지배력, 리더십과 같은 외향성은 피평가와 평가자가 공히 잘 평가하는 특성입니다. 


이런 차이를 숙지한다면 상대방에 대해 알기 어려운 특성을 내가 잘 안다고 믿거나, 상대방이 나보다 더 잘 아는 나의 특성을 지적할 때 거부감이 드는 경우를 경계해야 할 겁니다. 나에 대해 상대방이 잘 아는 특성이 따로 있고 내가 잘 아는 특성이 따로 있음을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유념해야만 엉뚱한 피드백이 오고 가는 일이 적어지고 평가에 대한 불만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상사가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더 잘 아는 부분도 있고 더 모르는 부분이 있다.'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논문)

Simine Vazire(2010), Who Knows What About a Person? The Self–Other Knowledge Asymmetry(SOKA)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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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한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전문가라고 하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직장 상사들도 전문가로 부를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한 분야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몸으로 부딪히며 업무를 익힌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그들의 배경지식과 노하우는 아주 풍부해서 어떤 사안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해도 무슨 말인지 금세 알아차리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부 전문가인 상사들이 부하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올바르게 예측하여 일은 배분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오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부하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얼마나 빨리 끝낼 것인지 혹은 얼마나 빨리 끝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업무 흐름의 단절 없이 원하는 시간에 업무가 완료되도록 관리할 거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부하직원들이 일을 할 때 어떤 어려움에 봉착할지, 그런 어려움을 해결하며 일을 배우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한 분야의 전문가라 볼 수 있는 상사들은 부하직원들이 어떤 업무를 완료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까요?



스탠포드 대학교의 파멜라 힌즈(Pamela J. Hinds) 교수는 이 가설이 옳은지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힌즈는 실험의 도구로 휴대폰을 사용했는데, 그녀가 실험을 수행했던 1990년대 중반은 휴대폰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중에는 휴대폰을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었죠. 힌즈는 휴대폰 기능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휴대폰 영업사원들(18명), 어느 정도 휴대폰을 써본 사용자들(44명), 그리고 휴대폰 이용 경험이 전혀 없는 초심자들(34명), 이렇게 세 그룹의 실험대상자들을 모았습니다.

그녀는 먼저 실험대상자들 모두에게 최신형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초심자가 휴대폰에 딸려오는 설명서만 보고 음성메시지함에 인사말을 저장하고, 음성메시지를 발송하고, 도착한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일을 얼마의 시간 내에 완료할지 예측하라고 했습니다. 학습에 걸리는 시간을 예측해보라는 질문을 던진 겁니다. 그런 다음, 힌즈는 초심자들에게 휴대폰을 설명서와 함께 나눠 주고 실제로 과제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세 그룹 중에 누가 초심자의 학습 능력을 올바르게 예측했을까요? 휴대폰 사용 경험이 많은 영업사원들이 가장 근접한 답을 내놨을까요? 아니면, 초심자들이 스스로 자기들의 학습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했을까요? 두 그룹의 실험대상자들은 실제값과 크게 빗나가는 예측을 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초심자들은 평균 31.5분 내에 과제를 수행했지만, 영업사원들은 초심자들이 휴대폰 음성메시지함 사용법을 익히는 데 13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라 예측했습니다. 에측의 오차가 약 20분이나 됐죠. 흥미로운 점은 초심자들도 자신들이 과제를 완료하는 데에 13~15분 밖에 걸리지 않을 거라 예측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던 셈이죠.

초심자의 학습 능력을 가장 근사하게 예측한 그룹은 휴대폰을 사용한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용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19~22분 정도로 초심자의 완료 시간을 예측했습니다. 오차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과 초심자들보다는 양호했죠.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왜 휴대폰을 한번도 써보지 않은 초심자와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써 온 영업사원의 예측력이 별반 차이가 없을까요?

우리가 어떤 기술이나 방식을 처음 배울 때는 그것을 의식적인 기억 속에 저장하지만, 익숙해지고 능력이 발달할수록 그 기술은 무의식의 영역으로 자연스레 자리를 옮깁니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는 운전강사로부터 배운 운전법을 외우고 기억해내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무의식에 의해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힌즈는 이렇게 어떤 기술이나 능력이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자리를 옮기면 한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어떤 과정을 거쳐 그 기술을 배웠는지, 그 기술을 배울 때 어떤 어려움에 봉착했는지,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등을 망각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은 그 기술에 이미 무의식적으로 능숙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배울 때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지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소위 '지식의 저주'에 빠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은 상사가 1주일 안에 완료하라고 지시한 업무를 데드라인이 지나도록 끝내지 못해서 상사에게 야단을 맞은 경험이 한번 이상은 있을 겁니다. 상사는 여러분의 게으름과 낮은 열정을 꾸짖으며 '왜 그렇게 간단한 일을 아직까지 못하느냐?'라고 질책했겠죠. 혹은 '나는 예전에 이런 일을 금방 끝냈다고!'라며 여러분의 무능을 질타했을지도 모릅니다.

절대로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꾸중을 듣는다는 것은 참으로 열받는 일입니다. 따지고 보면 상사가 준 기한이 일을 완료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았을지 모르는데 말이죠. 위에서 설명한 힌즈의 실험이 여러분의 불만에 정당성을 부여해 줍니다. 상사들이 부하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예측하는 일에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 상사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점을 힌즈의 실험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습니다.

힌즈의 실험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상사가 부하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옳게 판단하여 업무 프로세스와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관리하려면 자신보다 경험과 지식이 조금 떨어지는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힌즈에 실험에서 초심자의 학습 능력을 근사하게 예측한 사람들은 영업사원만큼 전문적이진 않지만 휴대폰을 사용해본 사람들이었습니다. 팀 내에 그런 부류의 직원들이 '지식의 저주'로부터 상사를 구해냄으로써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의 불필요한 반목을 줄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요컨대, 상사들은 지시를 내리거나 업무를 할당할 때 자신의 판단에 기초해 정하지 말고 부하직원들과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는 관리자의 필수요건입니다. 오랜 경험과 높은 수준의 지식이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관리자라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 The Curse of Expertise: The Effects of Expertise andDebiasing Methods on Predictions of Novice Performa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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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할 때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무엇일까요? 과중하고 까다로운 업무일까요? 아니면, 하는 일의 수준과 양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상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람 관계'가 직장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를 지목하리라 짐작됩니다. 상사가 직원의 근무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라는 점에 여러분은 거의 모두 동의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간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직속 상사였다고 하니 말입니다. 상사가 직원의 만족도와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겠죠. 새삼스러울 것이 없죠.



그런데 직속 상사의 리더십이 훌륭하냐 그렇지 못하냐가 부하직원의 건강(그리고 수명)과 관련되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스톡홀름 대학의 안나 뉘베리(Anna Nyberg)와 동료들은 3,122명의 스웨덴 남성들을 대상으로 상사의 리더십이 '심장 발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조사 대상자들에게 자신들의 상사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리더십 평가 항목은 직원에 대한 배려심, 목표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지시, 정보와 피드백 제공, 변화를 주도하는 능력,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능력 등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병원 기록을 토대로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여부, 그로 인한 사망 여부 등을 조사했죠.

뉘베리는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높을수록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확률이 20% 낮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상사(리더십 점수가 높은 상사)와 오랫동안 같이 일할수록(4년 정도) 심장 발작 확률은 3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 발작 위험
1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6
2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7
3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9
4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1

물론 뉘베리의 연구가 '상사가 훌륭한 리더십을 가질수록 부하직원들이 더 건강하다'라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상사의 리더십과 부하직원들의 건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을 뿐이죠. 나쁜 상사가 나의 건강을 해친다, 라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렇지만, 이 연구 결과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건강, 더 나아가 직원들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 중에 적어도 하나라는 점을 추론케 합니다. 심장 발작과 같은 질병이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의 주된 원천이 상사라고 많은 직원들이 호소하는 점을 인정한다면, 상사의 리더십과 직원의 건강 사이에 '어느 정도'는 인과관계가 존재하리라 추측할 수 있겠죠(조심스러운 추측이긴 합니다).

만일 이 인과관계가 밝혀진다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서 상사의 리더십을 강화하거나, 강화할 수 없다면 다른 이로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효과적이겠죠. 직원의 생산성은 정신과 신체의 건강함에서 기반하니까 말입니다.

여러분의 상사는 어떻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둘 간에 어떤 관계가 존재한다고 평소에 느끼고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

(*참고논문 : Managerial leadership and ischaemic heart disease among employe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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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30일 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순수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30일 짜리라고 했으니 당연히 30일이 답이잖아. 이거 너무 쉽잖아?" 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30일 짜리 프로젝트에서 여러분이 순수하게 프로젝트 수행(문제 해결)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30일보다 훨씬 작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보고와 리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가 힘들 때 시원한 약수 한잔을 쭉~)


만일 여러분의 직속상사가 위로 4명이 있다면(예를 들어, 팀장, 담당임원, 사업부장, 사장), 30일 짜리 프로젝트에서 여러분이 문제 해결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요? 반드시 30일 안에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라면, 아마도 17일 밖에 안 될 겁니다. 프로젝트의 거의 1/2이 되는 기간이죠.

1~17일차 : 문제 해결
18일차 : 팀장 보고
21일차 : 담당임원 보고
24일차 : 사업부장 보고
27일차 : 사장 보고
30일차 : 최종 보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이런 식의 말들이 오고가지 않습니까?

팀장 : 프로젝트 결과물이 언제 나오나?
프로젝트 책임자 :  26일차 정도에 프로젝트 결과가 나옵니다.
팀장 :  안돼, 임원님과 사업부장님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잖아.
           그리고 나도 검토를 해야 하니까, 17일차 까지 끝내도록 해.
           그게 어려우면 초안이라도 17일차까지 보고해.

위로 4명의 상사가 있다면, 각각에게 보고를 하고 '리뷰 결과'를 반영해서 보고서를 고치는 일을 4번이나 반복해야 합니다. 문제는 상사들에게 각각 리뷰(혹은 결재)를 받는 시간이 3~4일씩 걸리기 일쑤라는 겁니다. 바쁜 탓인지, 게으른 탓인지 보고서를 올리면 즉각 검토해주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마음 먹고 앉아서 리뷰하면 1시간도 안 걸릴 일이 그렇게 함흥차사처럼 늘어집니다.

더욱 허무한 경우는 기껏 3~4일이나 기다렸더니 "별로 고칠 것 없이 이대로 됐다. 윗선에 보고하자"란 말을 들을 때입니다. 또 어떨 때는 휴가나 출장을 이유로 "그때는 시간이 안 되니까 미리 한번 보여 달라"고 말하는 통에 밤을 새워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직속상사가 한 명이 생길 때마다 '검토'라는 이유로 문제 해결에 쓰일 프로젝트 기간을 갉아 먹는 현상은 일종의 '채찍 효과(Bullwhip Effect)'에 해당됩니다. 각 상사는 안정장치라는 이유로 3~4일 정도의 리뷰 시간을 확보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보고 단계가 많아지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프로젝트의 후반부를 '보고하고 검토하는 데'에 시간을 소모하도록 만듭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되죠.

요즘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할 텐데, 위와 같은 현상 때문에 문제 해결에 많은 공을 들이기보다는, 보고를 잘하고 결재를 잘 받는 일에 힘을 소모하는 모습을 자주 듣습니다. 30일 짜리로 계획됐다가 결재자들의 검토가 늦어지는 바람에 일정을 훌쩍 넘겨버리는 일도 흔합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위계질서가 강조되는 기업일수록 그러한데, 속도가 중요시되는 기업환경에서 이러한 '늘어짐 현상'은 조직을 정체시키는 끈적끈적한 병폐로 자리잡고 맙니다.

프로젝트는 단기간 내에게 힘을 집중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윗선에 보고하고 검토를 받는 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매진하게 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보고 단계는 다음과 2단계면 충분합니다.

1~26일차 : 문제 해결
27일차 : 프로젝트 매니저 검토
28일차 : 프로젝트 오너 보고
30일차 : 최종 보고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반드시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오너(프로젝트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실행의 책임을 지는 사람)를 선정하고, 중간에 다른 의사결정자들이 끼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프로젝트 매니저와 프로젝트 오너가 책임지고 내리도록 프로젝트 추진조직을 구조화해야 불필요한 '보고와 리뷰' 때문에 역량이 흐트러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중간에 '검토자' 혹은 '결재자'가 많아질수록 프로젝트가 늘어질뿐더러 애초에 시도했던 '예리하고 과감한' 해결책이 초점을 잃고 뭉뚝하게 변하는 일이 많습니다. 중간 결재자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더해지는 바람에 그렇게 돼 버리죠. 프로젝트 수행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던져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는 해결책의 위험을 헷지하려 한다기보다는, 자신들에게 튈지 모를 불똥을 사전에 없애기 위해서인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소위, '윗선에게 깨지지 않으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사결정(보고와 결재) 단계를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도 문제 해결의 질과 속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방법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프로젝트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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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과 잘 대화하는 법   

2010. 3. 19. 09:44

부하직원과 하루에 몇 번 정도 대화하십니까? 일일이 세기 어려울 겁니다. 가벼운 농담이나 사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면, 업무와 관련해 부하직원과 대화를 하거나 1:1 면담을 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말 한 마디로 부하직원에게 큰 상처를 주거나 반감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과 저조를 질책하거나 독려할 때는 더욱 그렇지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부하직원과 면담을 할 때 상사가 지켜야 할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부하직원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있지 않는지를 정확하게 들어야 합니다. 또한 부하직원의 말의 톤과 매너가 어떤지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서, 부하직원의 말에 호응을 해 주거나 혹은 다른 식으로 바꾸어 말하거나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효과적으로 질문하기
면담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고 친화감을 형성하고 부하직원의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서 질문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따지거나 테스트하기 위한 질문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왜 프로젝트를 기한까지 달성하지 못했냐?”라고 물으면 상대방은 방어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겠죠. '왜'라는 말은 가능하면 쓰지 마세요. '어떤', '무엇'이라고 물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수행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라고 말입니다.

효과적으로 칭찬하기
긍정적인 피드백은 부하직원의 자존심과 긍지를 높여 줍니다. 효과적으로 칭찬을 하려면 일상적인 대화보다는 공식적인 면담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하직원이 무엇을 잘 했는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부하직원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친화감 형성하기
친화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부하직원의 ‘바디 랭귀지’와 말하는 톤을 비슷하게 구사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대로 흉내 내는 코메디를 연출하지 말아야 하겠죠.

신뢰감 형성하기
신뢰감은 면담을 효과적으로 이뤄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뢰감은 당신의 경험, 생각, 느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진심으로 부하직원의 관심사에 대한 믿음을 줌으로써 형성됩니다. 이때 반드시 성심껏 피드백해 주어야 합니다. 건설적인 피드백은 자신감을 높이고 자기발전을 위한 촉매가 됩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
부하직원과의 대화 중에 주관과 편견에 의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바로 반박하려 하지 말고 최대한 객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끝까지 경청한 후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질문해야 합니다. (예: 어떻게 그것을 알게 되었나?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격려와 지원
훌륭한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부하직원들이 각자의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하직원이 도움을 요청할 때 “나는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여력이 없다”는 인상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미래에 집중
과거사를 들추어 심문하는 듯한 태도와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대해서 부하직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관리자가 되어야 하겠죠.

관찰하기
관리자로서 부하직원의 대화 내용, 말하는 태도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게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추가적인 정보를 알아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군요. 아는 것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글과 연관된 '부하직원을 잘 혼내는 방법' 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오늘도 즐거운 직장 생활이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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