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든 가정용 제품이든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면 우리는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내가 찍은 후보가 찍지 않은 후보보다 훨씬 나아보입니다. 이렇듯 우리에게는 선택된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선택되지 않은 것의 가치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죠. '선택 편향'이라고 불릴 만한 이런 현상은 선택된 대안을 재평가하면서 그것이 선택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해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사양과 성능이 비슷한 두 개의 스마트폰 중에서 하나를 골라 구매하고 나면 '왜 내가 이걸 살 수밖에 없는지'를 사후적으로 가져다 붙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선택 편향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걸까요? 선택된 것을 선택되지 않는 것보다 더 선호하는 경향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유지되는 걸까요, 아니면 약화되거나 역전되는 걸까요? 탈리 샤롯(Tali Sharot)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3년에 걸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샤롯은 참가자들을 컴퓨터 앞에 앉힌 후에 모니터를 통해 휴가를 보내기 좋은 80개의 여행지 이름을 하나씩 보여주며 '다음 방학 때 여기를 간다고 하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여행지를 두 개씩 보여주면서 방학 때 가고 싶은 여행지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이 때 모니터 상에 떠오르는 두 개의 여행지 중 70퍼센트는 앞서 참가자가 동일한 선호도를 보인 것들로 구성하고 나머지 30퍼센트는 선호도 차이가 있는 것들로 짝을 맺었습니다. 즉,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게 만든 쌍을 70퍼센트로('어려운 선택'), 선택하기 쉽게 만든 쌍을 30퍼센트로('쉬운 선택') 구성한 것이죠. 


참가자 중 절반은 이렇게 자신이 여행지를 선택했고, 나머지 절반은 컴퓨터가 정해주는 여행지를 선택 받았습니다. 선택 과정이 끝나자마자 참가자 전원은 다시 80개 여행지의 선호도를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2.5~3년 후에 다시 실험실로 찾아와 동일한 선호도 평가에 임했습니다. '어려운 선택'을 한 경우와 '쉬운 선택'을 한 경우, 각각 선호도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지를 보기 위함이었죠.


어려운 선택을 한 참가자들의 경우, 선택 이후의 선호도가 선택 이전의 선호도보다 높았습니다. 선택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더 좋아하는 '선택 편향'이 나타났다는 의미였죠. 그리고 이런 경향은 3년이 지나고서도 거의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컴퓨터가 여행지를 선택해 준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쉬운 선택을 한 참가자들의 경우, 선택 이후의 선호도와 선택 이전의 선호도 사이에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나고 나서 선호도를 평가해 보니 특이하게도 선택한 여행지의 선호도는 하락하고 선택하지 않은 여행지의 선호도는 높아졌습니다. 선호도 차이가 확연해서 두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쉬우면, 시간이 흘러갈수록 오히려 당초에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선호도가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샤롯의 실험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선택 과정이 어려우면 선택된 대안의 선호도는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도 거의 그대로 유지되지만(즉 '선택 편향'이 오래 계속되지만), 선택 과정이 쉬우면 그렇지 않습니다. '두 브랜드의 스마트폰 중에 무엇을 살지' 고민이 크면 클수록 구매 이후에 '내가 이걸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져다 붙이면서 선택의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또 그 정당성을 오랫동안 간직한다는 의미입니다. '둘 중 뭘 선택할지' 고민한다는 것은 두 대안의 선호도가 비슷하기 때문일 텐데 선택했다는 이유로 선택되지 않은 대안의 선호도가 즉시 떨어지고 선호도 하락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것은 사실 불합리합니다. 선택 여부를 떠나 선호도는 변하지 않는 게 맞죠. 


조직의 전략이든 개인의 선택이든, 단지 지난한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선택된 대안의 가치를 평가절상하고 선택되지 않은 대안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선택 편향'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없는지 경계해야 합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어려웠다는 것 자체가 선택되지 않은 대안의 가치가 선택된 대안의 가치와 비슷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의사결정 당시의 상황과 환경이 다르게 변하여 선택되지 않은 대안으로 분명히 갈아타야 마땅한데도 단지 선택된 대안이라 해서 그걸 붙들고 있다가 위험을 온전히 감수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선택한 전략은 어떠합니까?


(*추신)

문재인과 안철수, 선택하기 어려운 두 대안입니다. 선택이 어려울수록 일단 선택이 끝나면 여러분이 선택한 후보가 선택하지 않은 후보보다 훨씬 나아보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선호도는 제법 오래 유지되겠죠.



(*참고논문)

Tali Sharot, Stephen M. Fleming, Xiaoyu Yu, Raphael Koster, Raymond J. Dolan(2012), Is Choice-Induced Preference Change Long Lasting?, Psychological Science, Vol.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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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버림의 예술'이다   

2012. 2. 21. 10:47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 독일의 참모총장을 지낸 알프레드 폰 슐리펜(Alfred von Schlieffen)은 일명 '슐리펜 계획'을 전쟁 승리의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독일은 서쪽의 프랑스와 동쪽의 러시아와 대치 중이었는데, 슐리펜은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약하고 병력 소집이 더디던 러시아보다는 강대국인 프랑스를 신속하게 제압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프랑스와 면한 서부 전선에는 79개 사단을 배치하고 러시아 쪽의 동부 전선에는 10개 사단만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거의 8대 1의 차이로 서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러시아로부터 반격을 당해 독일의 동쪽 지방(동프로이센)을 잃는다 해도 좋다는 과감한 결정이었습니다.

또한 슐리펜은 프랑스와 대치하기 위해 서부 전선에 투입한 79개 사단 중 68개를 전선의 북쪽에 두었고 나머지 11개 사단을 전선의 남쪽인 알자스, 로렌 지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7대 1의 병력 집중도 차이는 슐리펜이 전쟁이 승리하기 위한 관건이 서부 전선의 북쪽(독일 입장에서 봤을 때 우익)인 지금의 벨기에 지역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알자스, 로렌 지역이 산악지역이라 지형적 이점을 최대로 살리면 그만큼 병력을 적게 운용해도 된다고 판단했죠. 슐리펜은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직전인 1913년에 사망할 때 자신의 계획을 유언으로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프랑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독일이 승리하려면 병력을 분산시키지 말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에 집중 배치해야 한다고 그는 믿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슐리펜이 1906년에 퇴임하고 후임자로 임명된 헬무트 폰 몰트케는 슐리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많은 병력들이 프랑스와 면한 서부 전선의 북쪽으로 쏠려 있으면 러시아와 대치 중인 동부 전선이 약해질까 두려웠습니다. 독일군이 프랑스를 상대하는 동안 러시아가 급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몰트케는 슐리펜이 중요도를 낮게 여겼던 동부 전선과 서부 전선의 남쪽 지역에 병력을 크게 보강하여 7대 1이었던 병력 집중도를 3대 1로 변경하는 조치를 취하고 말았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서부 전선의 북쪽으로 프랑스를 공략하기로 했던 슐리펜의 계획이 옳았던 것으로 판명 났습니다. 서부 전선의 북쪽에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의 반격을 뚫지 못한 채 마른(Marne) 전투에서 패해했고 독일군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참호전을 벌이며 서로 대치하는 국면이 형성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물론 학자들 사이에서 슐리펜 계획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합니다).

연합군의 입장에서 슐리펜 계획을 무산시킨 몰트케에게 감사할 일이지만, 병력을 분산시켜 모든 전선을 지키려 한 몰트케의 실패는 기업들의 전략 수립과 실행에 있어 '집중'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웁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입장처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기업일수록 전략의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신들의 강점에 자원을 최대한 집중하고 약점이 되는 부분은 무시하려는 배짱이 필요하죠. 시장 전체를 상대하려고 하기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그먼트를 선택하고 나머지 세그먼트는 미련 없이 희생시켜야 승리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적은 병력을 모든 전선에 고루 배치하면 방어력이 높아지키는커녕 경쟁자에게 취약한 부분을 더 많이 노출시키고 맙니다.

위험에 처하면 과감하게 버리기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확장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전략가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순한 전략을 결행합니다. 2000년에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P&G의 구원투수로 임명된 앨런 래플리가 핵심 성장 동력을 4개 부문으로 설정하고 식품업을 과감하게 포기함으로써 P&G를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으로 이끌었고 위기로부터 구한 사례는 집중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래플리는 “CEO가 어느 분야를 포기할지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M&A만큼 중요한 문제이다”라고 말하며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힘든 과정과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라고 조언합니다.

1997년 9월에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애플에 쫓겨났던 창립자 스티브 잡스를 임시 CEO로 복귀했습니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사업의 규모와 범위를 축소하는 일이었습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손을 잡고 첨단제품 개발에 나설 거라던 언론의 예상이 빗나가 버린 것이죠. 잡스는 경영전략가인 리처드 루멜트(Richard P. Rumelt)와 나눈 대화에서 "제품군이 너무 복잡했고 회사는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가족의 친구 중 한 명이 어떤 제품을 사야 하는지 저에게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수많은 제품의 차이를 알 수가 없었던 거죠. 저도 명확하게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잡스는 여러 종의 데스크탑 PC를 하나로 줄이고 프린터와 같은 주변기기 부문을 없애버렸습니다. 또한 거래하던 여섯 개의 유통업체를 하나로 줄임으로써 까다로운 요구로 인해 제품 모델이 다양해지는 근본적 원인을 제거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버리기 전략'으로 잡스는 쓰러져 가던 애플을 회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려고 고집하는 경영자들은 “전략의 본질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올바로 선택하는 데 있다. 전략은 곧 버림의 예술이다”라고 말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충고를 유념해야 합니다. 어떤 고객, 상품, 시장을 버릴지를 결정하는 일이 어떤 고객, 상품, 시장을 선택할 것인가란 문제보다 선결되어야 할 의사결정 사안입니다.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고전하다가 과감하게 메모리 사업을 철수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주력사업으로 전환시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인텔(Intel), 빅(Bic)과의 소모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 라이터 시장을 철수하고 면도기에 집중한 질레트, IBM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슈퍼컴퓨터에 총력을 기울이 CDC, 휠체어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모션디자인스, 검은 양말만 판매하는 블랙삭스닷컴 등은 전략의 집중이 거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의 성공 포인트임을 일깨웁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려면 필연적으로 선택의 과정을 거쳐야 해야 합니다. 선택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select는 라틴어인 selectus에서 유래했는데, ‘어딘가로부터(from) 무언가를 분리해서(apart) 취한다’는 뜻을 지녔습니다. 선택이란 무언가를 취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집중이란 취해진 무언가에 모든 힘을 쏟아 붓는다는 의미겠죠.

중국 속담에 "크게 버려야 크게 얻는다"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규모가 작거나, 열세에 있거나,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에게 술리펜 계획 같은 '창조적 파괴'의 실행을 주문합니다. 창조적 파괴는 무엇을 얻을까란 질문보다 무엇을 버릴까란 진지한 고민에서 시작함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어려운 선택을 피하려는 리더는 전략은 버림의 예술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참고도서 : '손자, 이기는 경영을 말하다')
(*참고도서 :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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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가 많고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을 때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37%법칙과 속성별 제거법인데요, 어떤 것인지 함께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튜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MVBjo63Ws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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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만족이 이익 증가는 아니다   

2010. 10. 12. 09:00


"고객 여러분의 세심한 요구를 만족시켜 드리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

간혹 이런 류의 광고문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광고를 하는 회사가 자동차 회사라고 가정하면, 한 차종에 대해 엔진 배기량 3가지, 도장 색깔 10가지, 시트의 재질 3가지, 카오디오 종류 3가지...등 여러 옵션을 열거하면서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고 자랑하겠지요.

일반적으로, 하나의 단일품목을 제시하는 것보다 고객의 니즈는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논리에 문제는 없을까요?


첫 번째 문제는 '비용의 상승'입니다. 한 종류의 옵션이 추가되면서 회사가 관리해야 할 품목의 가짓수가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엔진 배기량 단위로 4가지만 생산하다가 도장 색깔을 10가지로 늘리면, 품목의 수는 40가지가 되겠죠. 여기에 시트에 재질 3가지, 카오디오 종류 3가지가 추가되면 품목의 수는 360 개로 커지고 맙니다. 한 종류의 옵션을 추가하여 고객의 니즈를 맞추려다가 보면 품목의 가짓수는 불어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가짓수가 많아지면 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팔리든 팔리지 않든 각 품목을 만들기 위해 자재를 확보해 놓아야 합니다. 예전엔 하나의 페인트만 있으면 됐는데, 10가지의 차량 도색을 제공하기로 하면 10개의 페인트를 모두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페인트를 보관할 창고 운영 비용, 페인트 공급업체로부터의 이동 비용, 도장 라인의 교체 비용 등과 같은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AS 비용, 배송 비용, 판매 비용 등도 옵션이 하나 추가되면 동반 상승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런 비용의 상승이 고객의 니즈를 맞춰 줌으로써 얻는 이득을 상회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과도한 품목의 증가는 오히려 이익을 갉아먹는 주범이 되고 말죠.

두 번째 문제는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 쪽에서 발생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가 증가하면 자신의 요구를 만족시켜 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더 자주 지갑을 열고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거라는 믿음은 헛된 희망이 됩니다. 쉬나 아이엔가가 실시한 '잼 선택' 실험이 이를 증명하고 있죠.

아이엔가는 마트에서 잼 시식행사를 하면서 고객들이 잼을 얼마나 구입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실험은 두 가지로 진행됐습니다. 하나는 고객들에게 24가지의 잼을 보여줄 때고, 다른 하나는  고객들에게 6가지의 잼만 보여줄 때였죠. 고객들은 자신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잼을 보여주는 시식행사에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6가지 시식코너보다 24가지 시식코너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구매를 직접 추적해 보니, 6가지의 잼만 본 고객들이 더 많이 잼을 구매했습니다. 24가지 잼을 본 고객들은 겨우 3%만 실제로 잼을 구입했지만, 6가지의 잼을 본 고객들은 30%가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이처럼 고객들은 표면적으로 많은 가짓수에 관심을 보이지만, 다양한 가짓수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데에는 훼방꾼이 되고 맙니다. 아이엔가는 "더 많은 대안이 소음을 일으켜 오히려 집중력을 방해한다"고 말합니다. 소위 '선택의 과부하' 현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품목을 내놓음으로써 얻는 이익이 많은 품목을 만들어내느라 치르는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이 왕왕 발생하죠.

P&G는 이러한 교훈을 깨닫고 품목의 정리를 단행했습니다. 헤드앤숄더 비듬 샴푸 26가지를 생산하다가 인기 없는 품목을 없애고 15가지만 판매하기로 했죠. 품목이 줄었는데도 매출은 10%나 신장되었습니다. 고객들에게 선택의 과부하를 없애준다는 역발상으로 이득을 본 케이스죠.

"고객에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면 고객들은 만족한다"는 금언은 적어도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옵션에 만족한 고객들이 구매를 더 많이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품목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한 비용의 급증과, 그것이 이익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옵션에 만족한 고객들이 우리의 이익을 신장시킨다"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마크 갓프레드와 케이스 애스피널은 "복잡성을 아우르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이윤은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으니 두 회사가 떠오릅니다. 한 회사는 2가지 메모리와 2가지 색깔로 이뤄진, 그래서 달랑 4가지 품목의 스마트폰으로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영업이익 중 30% 이상을 가져가고, 다른 회사는 수십 종의 휴대폰을 한 달이 멀다 하고 쏟아 내면서도 10% 수준의 이익만을 가져갑니다.

그렇게 된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회사는 복잡성과 이익 간의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세심하게 관리했고, 다른 회사는 '복잡성이 이익을 신장시킨다'는 오래된 신화(myth)에 발목이 잡힌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는 아닐까요?

단순하게 만들면서도 고객을 흡인할 수 있는 역량이 너무나 많은 가짓수와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 '통하는' 핵심역량일지도 모릅니다. 겉으로 보이는 고객만족이 항상 이익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 참고도서 : '심플렉서티', '쉬나의 선택 실험실')
(* 참고논문 : When choice is demotivating- Can one desire too much of a good thing )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트위터 : @in_futu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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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란 무엇인가? 선택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select는 라틴어인 selectus에서 유래했는데, ‘어딘가로부터(from) 무언가를 분리해서(apart) 취한다’는 뜻을 지녔다. 이런 점에서 선택이란 무언가를 얻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옳은 선택이란 무언가를 얻는 데에서 오는 이득이 무언가를 버리는 데에서 발생하는 손실보다 큰 선택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대체 옳은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선택의 기술(The art of choosing)'이라는 원 제목에 맞게 이 책은 선택 자체의 의미와 옳은 선택의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심리학적 고찰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저자는 책의 서두를 선택의 권리와 삶에 대한 통제력과의 관계로 시작한다. 선택에 대한 통제력을 잃거나 위협 받으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한다. 기업 내에서 임금이 적은 근로자일수록 흡연과 비만 가능성이 높고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두 배나 높다고 한다. 통제력의 구속을 야기하는 여러 상황들이 혈압을 상승시키는 요인인 까닭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선택에 대한 통제력을 잃으면 머리도 나빠진다는 또 다른 실험 결과가 떠올랐다.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소음을 틀어 놓은 상황에서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한 그룹이 앉은 테이블에는 소음 차단 스위치가 있었고, 다른 그룹에는 없었다. 실험 결과, 스위치를 가진 그룹의 사람들이 문제를 훨씬 많이 풀었고 또 틀린 개수도 얼마 안 됐다.

반면 스위치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문제를 덜 풀었고 오답도 많았다. 그렇다면 소음 차단 스위치의 사용이 성적을 좌우했을까? 그렇지 않다. 스위치를 가진 그룹은 실제로 스위치를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차단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문제해결능력을 유지시킨 것이다. 선택 그 자체보다는 선택할 수 있다는 통제력이 더 중요하다는 증거이다.

선택실험실 쉬나 아이엔가 著, 21세기북스

이처럼 충분한 선택권과 통제력은 정신과 신체의 건강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엘렌 랭거와 주디 로딘이 65~90세의 노인들이 거주하는 요양원에서 실시한 실험을 소개한다. 한 그룹의 노인들에게는 화초를 가꾸거나 영화를 관람하는 등 웰빙에 관한 모든 서비스가 직원들의 통제 하에 이루어질 거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다른 그룹의 노인들에게는 화초를 스스로 선택하여 가꾸는 것이 노인들의 책임이고 영화를 관람하는 요일을 선택하는 권리를 주었다. 하지만 실제로 두 그룹 모두에게 동일한 화초가 제공되었고 똑같은 영화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두 그룹에겐 사소할지 모르는 선택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3주일 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화초를 스스로 가꾸로 영화 관람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노인들이 그렇지 못한 노인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꼈고 보다 활동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했다. 반면 선택권이 없는 노인들은 3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건강이 쇠퇴하고 말았다. 6개월 후까지 실험을 진행하자 선택권이 있던 노인들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선택에 대한 통제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무조건 선택의 자유를 누리게 만드는 방법이 개인의 옳은 선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시티코프 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시티코프는 전세계에 지사를 둔 글로벌기업이라서 다양한 출신의 구성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에 좋았다.

조사 결과, 동일한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라 해도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앵글로색슨계 미국인에 비해서 직장에서의 선택권이 크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앵글로색슨계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선택권을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할수록 업무의 동기, 만족도, 업무수행 과정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에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일상 업무를 상사가 결정한다고 생각할 때 점수가 더 높았다. 선택권이 많다고 지각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에 부정적인 향을 미치기도 했다.

처음에 이 실험 결과를 접할 때는 저자(비록 그가 인도계 미국인지만)가 인종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그릇된 결론을 유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동양인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그들의 통제력을 약화시켜야 함을 합리화하려는 의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니 저자의 결론에 수긍이 갔다. 스스로 목표를 정해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나중에 그 결과로 평가 받는 미국식 성과주의제도가 우리나라 기업에 잘 정착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선택권에 관한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상사나 조직이 top-down으로 내려주는 목표에 반감이 크다고 말하지만,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라고 하면 몇날 며칠을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나보다 우리를 먼저 우선시하고 의존하려는 동양적 사고방식이 개인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저자는 선택지의 다양성이 선택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인간들은 대체적으로 적은 선택지보다는 선택지의 다양성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선택지가 줄어들 때보다는 선택지가 많아질 때를 선호한다.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뷔페 음식점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개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가능한 한 많은 종류의 틈새상품을 만들어 내는 전략이 매출 확대와 시장점유에 효과적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전략은 너무나 많은 선택지로 인해 고객들의 스트레스를 높일 뿐만 아니라 매출에 오히려 부정적임을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가 수행한 유명한 ‘잼 실험’이 그 증거이다. 저자는 시식코너에서 24가지의 잼을 보여줄 때와 6가지 잼을 보여줄 때 고객들이 실제로 얼마나 잼을 구입할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적은 가짓수를 본 고객들의 30퍼센트가 잼을 사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반면에 많은 종류의 잼을 본 고객들은 겨우 3퍼센트만이 구매했다. 이처럼 선택지를 줄여서 오히려 매출이 확대된 사례는 여러 가지가 있다. 프록터앤갬블이 헤드앤숄더 샴푸의 종류를 26종에서 11종으로 줄이자 매출이 10퍼센트나 상승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선택지가 많아지면 선택되지 않는 것들이 함께 많아지기 마련이라서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는지 확신을 가지기가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무력해지는 법이다. 사람들에게 많은 수의 선택지를 줄 때보다 적당한 수의 선택지를 줄 때 실제로 선택을 실행하고 자신의 선택에 더 큰 확신을 갖고 더 만족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 이르러 ‘불편한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다. 불편한 선택이란 무엇을 선택하든 항상 행복이 감소되는 상황을 말한다. 3명이 최대정원인 구명보트에 4명의 가족이 타야할 때 누구를 뒤에 남겨야 하는지와 같은 상황은 선택권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고통이고 선택을 강요받는 고문이다. 불편한 선택 상황에 처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저자는 철학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인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 이 점이 여타 심리학 책과는 다른 점이다.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선택에 힘이 있는 이유는 바로 불확실성 덕분이고 만약 미래가 결정되었다면 선택은 큰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선택은 우리의 삶이 투영된 결과물이자 우리의 삶을 남에게 보여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선천적인 시각장애자인 저자 쉬나 아이엔가는 시각장애라는 불행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장애가 주는 불확실성과 모순에 굴하지 않고 선택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겠다는 선택지를 취함으로써 스스로 옳은 선택의 귀감이 된다.

무언가를 취하는 데에서 얻는 이득을 무언가를 버리는 데에서 오는 손실보다 커야 옳은 선택이라 했다. 옳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옳은 선택을 나쁜 선택으로 만드는 함정들, 옳은 선택의 기술, 그리고 ‘삶에서 옳은 선택이란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 물음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교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 교보 북모닝CEO에 게재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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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아서 고민일 때 '37퍼센트의 규칙'을 적용해 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37퍼센트에 해당하는 대안만을 살펴보고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면, 전체 대안을 다 살펴보고 선택한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번에는 좀더 다른 방식의 선택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전세집을 구하려고 복덕방에 갔는데 가짓수가 많아서 어느 집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속성별 제거법'을 써보기 바랍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아모스 트버스키가 이름을 붙인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37퍼센트의 규칙과 동일한 목적(가짓수가 많은 대안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다릅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짓수도 많을 뿐더러 고려해야 할 '속성'도 많아서 고민일 때 유용합니다. 속성이란, 쉽게 말해 대안을 선택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할 때의 기준은 전세보증금 수준, 평수, 직장과의 거리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이 바로 속성입니다.

전세집을 구해 본 경험이 있으면 알겠지만, 선택할 수 있는 집의 가짓수보다는 고려해야 할 속성이 많아서 고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속성별 제거법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또한 가짓수가 원체 많아서 37퍼센트만 골라내도 그 수가 엄청 날 때는 속성별 제거법이 더 낫습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이렇게 적용하면 됩니다. 먼저 여러 속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속성과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정합니다. 예를 들어 전세집을 구하는 데에 고려해야 할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전세보증금'이라고 결정하고, 전세보증금이 1억원에서 1억 2천만원 사이여야 한다는 허용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대안들을 제거해 나가면 되죠.

속성별 제거법

1. 가장 중요한 속성을 결정한다
2. 그 속성의 허용 범위를 결정한다
3.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안을 제거한다

이렇게 해도 여전히 선택 가능한 대안들이 많을 때는 두 번째, 세 번째 등의 속성을 결정하여 대안들을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렇게 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대안만 남겨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속성별 제거법은 가장 중요한 속성을 토대로 수많은 가짓수를 '쳐내는' 단순화 전략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나 집을 구매할 때 무수히 많은 대안 때문에 정작 아무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을 때 속성별 제거법을 사용하면, 쉽고 빠르게 최적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속성별 제거법은 그다지 특별한 의사결정법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기법이죠. 하지만 실제 의사결정 상황에 처했을 때 이 방법을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다른 모양입니다.

잘 제거할 줄 아는 사람이 선택도 잘 합니다. 의사결정에 꼭 참고하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 '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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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보면 물건의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한 가지 품목에 여러 회사의 제품이 spec.별, 가격별로 진열되어 무엇을 고를지 몰라 고민스러운 적도 있을 겁니다. 선택지가 많아지면 좋은 선택을 할 것 같지만, 오히려 많은 가짓수는 선택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렇게 여러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 도움이 되는 규칙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37퍼센트의 규칙'입니다. 이 규칙은 여러 개의 제품 중에서 37% 정도 되는 제품 수만 살펴보고 그것들 중 가장 좋은 제품을 선택하면 '좋은 선택'이 가능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품목에 30개의 제품이 진열 중이라고 해보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각 제품의 우수함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할 겁니다. 30개를 모두 살펴보고 가장 좋은 놈을 고르는 일은 꽤나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겠죠.

이때 37퍼센트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30개 중 37%는 11개입니다. 30개 중에서 11개의 제품만 무작위로 살펴본 후에 그 중 가장 좋은 제품을 선택하면, 30개를 모두 살펴볼 때와 그리 차이 나지 않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37퍼센트의 규칙입니다.

증명을 위해 실험을 해 보겠습니다. 평가점수의 만점을 100점이라고 하고, 30개의 제품이 100점부터 70점 사이의 값을 무작위로 가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11개의 제품을 선택해 보겠습니다. 그런 다음, 30개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와, 11개 중 가장 높은 점수 사이의 차이(gap)을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의 그래프는 180번을 시행했을 때 차이(gap) 값의 분포입니다. 180번 이상 시행하면 분포가 좀더 매끄러운 곡선으로 나타날 겁니다.


이 실험 결과는 다음의 엑셀 파일에 저장돼 있으니, 참고하세요. (예쁘게 만든 게 아니니 양해를... ^^)

차이가 0일 때가 가장 많고, 차이가 커질수록 도수는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이런 그래프는 분포가 '멱함수'를 따를 때 나타납니다. 차이 값이 4정도에 이르면 누적 퍼센테이지가 90%를 넘습니다. 이 말은 5 이상의 gap이 나타날 확률이 아주 작음을 의미합니다.

즉, 30개 중에서 선택할 때와 11개 중에서 선택할 때가 '좋은 선택'의 차원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말입니다. 애써 30개 모두를 평가하느니, 11개만 평가해서 가장 좋은 제품을 선택해도 된다는 말이죠. 물론 차이 값이 10 이상이 나올 확률도 존재하지만, 그 확률은 아주 미미합니다.

37퍼센트의 규칙은 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고 합니다. 37퍼센트는 1 / e 에 가까운 수입니다. e는 여러분이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운 자연 로그의 밑인 초월수를 말하죠. 수학적인 증명은 복잡하니 생략하겠습니다(저도 어떻게 하는지 모릅니다 ^^).

37퍼센트의 규칙은 선택지가 많을 때 유용하고 또 잘 맞아들어 갑니다. 선택지가 고작 서너 개일 때는 적용하기가 곤란하겠지요. 

여하튼, 수 많은 선택지 중 가장 좋은 것을 택할 때 37퍼센트의 규칙을 적용해 보세요. 물론 그렇게 해서 선택된 것이 최고의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최선의 선택'은 가능하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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