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직원만족도를 조사합니다. 경영진, 상사 및 동료, 처우, 직무 등 만족도를 결정하는 몇 가지 카테고리를 정한 다음 구조화된 설문을 실시하죠. 설문방식의 만족도 조사는 꽤 유용하지만, 설문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반대로 응답할 경우 만족도 결과는 왜곡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곡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더 문제이죠.

기술과 비용 상의 문제만 없다면, 호르몬을 정기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설문 응답이 왜곡된 것인지 판명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 리더가 눈 여겨 봐야 할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도르핀 등입니다.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을 상징합니다. 지나치면 조직의 정신을 무너뜨리지만 일정 수준의 테스토스테론은 활력 있는 조직임을 나타내는 지표죠. 만일 수치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면 직원들의 변화의지와 도전정신이 꺾이고 조직이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문화로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수치가 올라가는 호르몬들입니다. 과중한 업무와 급격한 스트레스로 아드레날린이 높아지면 테스토스테론과 마찬가지로 폭력과 난동을 유발할 확률이 높아지죠.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이해력과 기억력을 둔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으면 불안감이 유발되고 수치가 높으면 행복감이 높아집니다. 세로토닌은 업무생산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세로토닌의 생성은 2500럭스 이상의 빛에서 왕성해진다. 햇살 좋은 날의 산책이 좋은 건 이것 때문이죠. 따라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사무실의 광도(光度)를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번 포스팅('어두우면 일 못한다')에서도 밝혔듯이 조명이 직원들의 생산성을 크게 좌우합니다. 또한 직원들이 아침을 거르지 않도록 캠페인을 벌이거나 회사에서 아침을 제공하는 것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아침식사가 세로토닌의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죠.

옥시토신은 친밀감과 신뢰감을 나타내는 호르몬입니다. 직원들 간의 화합이 깨지고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어 서로 반목한다면 옥시토신의 수치는 추락하고 있을 겁니다. 엔도르핀은 긍정적인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직원들의 고충이 오히려 크다는 증거입니다. 엔도르핀은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분비되기 때문이죠.

이처럼 호르몬을 측정하면 설문조사로 찾기 어려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지도 모릅니다. 단, 호르몬의 수치는 수시로 바뀌므로 통계적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측정방법과 측정주기를 잘 설계해야 하겠죠. 또한 호르몬 측정은 결과치만을 알려줄 뿐입니다. 원인을 파악하려면 설문조사나 인터뷰 등 심도 깊은 분석이 병행돼야 하겠죠. 물론 돈은 더 들겠지만요.

건강한 하루 되세요.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유정식 저)'에서 발췌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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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비정상으로 판단한 의사들   

2011. 9. 23. 10:27



지금으로부터 1세기 전에 신생아들 중 일부는 가슴샘 혹은 흉선이라고 불리는 호르몬 분비기관이 비대해 기도를 압박하는 바람에 질식으로 사망하는 일들이 종종 발생했다고 합니다. 일명 '흉선림프특이체질'이라고 부르는 증상이었습니다. 흉선은 신생아 때부터 커지기 시작하여 사춘기 때 가장 커지는데, 그 발육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서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죠.

이렇게 흉선이 과도하게 커지는 일을 사전에 막으려면 초기에 확대된 흉선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당시의 의사들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으로 방사선을 사용한 치료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방사선 치료법은 그때(1920~1950) 첨단 의학 기술로 각광을 받았죠. 그러나 수천명이 이 치료법을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흉선 비대로 인해 사망하는 일들이 발생했죠. 게다가 흉선의 비대와 질식사와의 관계를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문제는 치료법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의사들이 '비대해졌다'라고 판단한 흉선이 사실은 정상적인 크기의 흉선이었습니다. 의사들이 정상적인 크기의 흉선을 비대한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그들이 연구용으로 사용한 시체가 전체를 대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해부를 위해 쓰인 시체들은 거의 모두 가난한 자들의 것이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친척 중 누군가가 사망하면 해부학 실습용이나 연구용으로 매매를 할 수밖에 없었죠.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영양 섭취가 불가능했던 죽은 자의 흉선은 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학자와 의사들이 해부를 통해 관찰한 흉선은 사실 비정상적으로 작은 것이었죠. 그래서 의사들은 그렇게 작은 크기의 흉선을 정상적인 크기라고 여기고 말았던 겁니다.

애초부터 잘못 선별된 표본인데 그것을 가지고 전체를 설명하려 한 오류를 범한 겁니다. 그러니 멀쩡한 크기의 흉선을 가진 아이들에게 예방한답시고 방사선 치료를 해봤자 소용이 없었던 것이죠. 쓸데없이 방사선을 목구멍 안으로 쬐여서 오히려 다른 질병을 유발했을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흉선 말고도 부신의 정상적인 크기를 잘못 판단해서 엉뚱한 치료를 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부신은 보통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인데,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와 고통이 적기 때문에 부신의 크기가 작다고 합니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큰 부신을 가지고 있죠. 

마찬가지로 의사들이 주로 해부를 한 시체들은 거의 대부분 가난한 자들의 것이었기에 큰 크기의 부신을 정상적인 크기의 부신으로 착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주로 '특발성 부신 위축'이라는 증상을 앓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편향을 '가용성 편향'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이 접하거나 취할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을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말하죠.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자신이 가용성 편향에 빠져있지 않는지 경계해야 합니다. 판단한다는 것은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잡는 것 그 자체'입니다. 판단의 기준을 먼저 오류없이 세운 상태에서 결론을 내려야 옳은 판단이 되는 것이죠.

성급한 판단을 내리려는 마음의 관성을 이겨내야 1세기 전의 의사들처럼 엉뚱한 치료법으로 우왕좌왕하지 않을 겁니다(1세기 전이라고 했지만 요즘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자신의 판단을 성찰하는 뜻깊은 금요일 되십시오.

(*참고도서 : The TROUBLE WITH TESTOSTERONE: And Other Essays on the Biology of the Human Predicament, Robert M. Sapolsk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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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미로 알아보는 호르몬'이라는 주제로 트위터에 '모둠 트윗'을 날려봤습니다. 호르몬은 인간 행동을 지배하기도 하고, 인간 행동에 의해 수치가 변하기도 하죠. 이 글을 통해 호르몬에 대한 상식을 습득하기 바랍니다. 


01. 햇빛을 쬐면 왜 기분이 좋아질까? 세로토닌 분비가 활발해지기 때문. 기분이 우울할 때 '단 음식'을 먹으면 기분전환이 되는 이유도 세로토닌 분비 때문.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 

02. 남자들이 빨간 스포츠카에 열광하는 이유는?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 도파민은 성관계, 식사, 스포츠 등을 즐길 때 분비됨.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 

03. 공포 영화를 볼 때, 높은 곳에서 아래를 쳐다볼 때 손에 땀이 나고 오금이 저리는 이유는 '아드레날린' 때문. 부정적인 호르몬 같지만 공격하거나 도망치도록 몸을 준비시킴. 아드레날린은 '공포 호르몬' 

04.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면 그때는 '노르아드레날린'의 작용 때문. 이 호르몬은 아드레날린 때문에 발생한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는 역할을 함. 노르아드레날린은 '냉철 호르몬' 

05. 시험이나 프로젝트와 같이 긴장이 오래 지속되면 '코르티솔'이 분비됨.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 코르티솔은 '보디가드 호르몬' 

06. 벼락치기로 공부한 내용을 시험 보는 동안 하얗게 잊어버리는 이유는 '코르티솔' 때문.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된 코르티솔이 기억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킴. 코르티솔은 '내 뇌의 지우개 호르몬' 

07. 심한 부상을 입은 사람이 혼신의 힘으로 사지를 스스로 빠져나오는 이유는 통증 지각을 억제시키는 엔돌핀 때문. 엔돌핀은 체내에서 분비되는 모르핀이라는 뜻. 엔돌핀은 '천연진통제 호르몬' 

08. 마라톤에 중독된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그 이유는 엔돌핀 때문. 극한 상황에 처하면 엔돌핀이 분비되어 고통을 경감시켜 주는데, 문제는 엔돌핀은 환각을 일으킨다는 것. 엔돌핀은 '환각 호르몬' 

09.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검지(두번째 손가락)에 비해 약지(네번째)가 더 길다. 왜냐하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여자보다 많기 때문. 테스토스테론은 '남자 호르몬' 

10. '여성스러운' 여자를 고르는 1가지 방법. 검지 대 약지의 비율이 큰 여자들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고 일반적으로 용모가 수려하며 생식력이 좋다고 함. 

11. 재판장에서 검사보다 변호사가, 전업주부보다 직장여성이, 낮은 서열보다 높은 서열이, 패자보다 승자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 공격성이 클수록 수치가 높은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 호르몬' 

12.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고통을 잘 참지 못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토르겐' 때문. 에스토르겐은 통증을 더 크게 느끼도록 함. 여자로 성전환하는 남자들은 두통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함

13.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우울증이 두 배 이상 많음. 그 이유는 월경 전/출산 후/폐경 시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는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같이 떨어지기 때문임 

14. 스킨십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옥시토신'이 폭발적으로(?) 분비되기 때문. 옥시토신은 정서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증진시킴.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 

15. 남자보다 여자들이 스킨십에 더 민감하고 스킨십을 더 원하는 이유는 에스트로겐 때문에 옥시토신의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임. 그래서 특히 가임기 때는 스킨십을 더 좋아한다고 함 

16. 여성의 경우 월경 2~6일전에 '월경전증후군'이 나타나는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수치가 급감하기 때문임. 여성이 저지른 폭력 행위 중 85%가 월경 2~6일 전에 발생한다고 함 

17.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남자도 여자와 함께라면 멜로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 멜로 드라마를 보면 프로게스테론이라는 '배려 호르몬'이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서 분비되기 때문임

18. 여성스러움을 나타내는 에스토르겐 수치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여자는 화장을 진하게 하면 남자 사귈 때 오히려 좋지 않음. 진한 화장 때문에 남자들이 에스토르겐을 감지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임

19. 여자는 가임기 때는 터프한 남자를, 비가임기 때는 여성스러운 남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음. 가임기 때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지는데 그것이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높은 터프가이를 좋아하게 만듦 

20. 4주 동안 씻지 않은 남자의 겨드랑이 추출물을 여자의 코 밑에 떨어뜨리면, 기분이 어떨까? 더럽고 불쾌하다구? 천만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사라졌다고 함. 남성의 '안드로스테논' 때문임

21. 여성에게서 채취한 코퓰린이란 호르몬을 희석해서 남자들에게 맡게 하면 실제보다 눈앞의 여자를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함. 코퓰린을 어디서 추출하는지는 '19금'임. 남자를 유혹하려면 목욕하지 말고 화장 안 한 채 나가야 유리함 (남자도 마찬가지)

22. 피임약을 장복하는 여자는 이상형 남자를 만나기 어렵다고 함. 피임약은 '임신한 상태'라고 몸을 속임으로써 임신을 막는 기능을 함. 따라서 '남자의 냄새'에 둔감하게 되어 좋은 남자를 가려내지 못함

23. 남자의 경우, 술 마시면 '마음에 안드는' 여자가 예뻐 보이는 이유는? 술이 감각을 둔하게 만들어서 여성이 보내는 호르몬 신호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임. 반면 여자들은 술을 먹어도 '못생긴' 남자를 더 멋지게 보진 않는다고 함 

24. 사랑에 빠지면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이 급격히 분비됨. 화학적으로 페닐에틸아민은 불법 마약인 '엑스터시'와 비슷한 성분임. 문제는 이 호르몬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영원히 황홀한 사랑은 기대 마시길... 

25. 생리불순으로 고생한다면 그 특효약은 바로 남자친구. 남자친구가 생기면 월경주기가 28일로 규칙적이 됨. 왜 그럴까? 규칙적 배란이 임신에 좋다는 걸 몸이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기 때문

26. 실연 당한 친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초코렛. 초코렛에는 '사랑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이 소량 들어 있기 때문임.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뚱뚱해진다는 단점이...

27. 왜 남자들은 잠자리 후 바로 곯아 떨어져서 여자들의 잔소리를 들을까? 남자는 열정적인(?) 잠자리 중에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그것이 수면을 촉진하기 때문임. 여자들은 남자들을 용서해 주기 바람 

28. 남자를 자주 바꾸는 여자는 건강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음. 한 남자(정확히는 정자)에게 몸이 적응하는 기간은 4개월 정도. 그 기간 내에 다른 남자의 정자는 침입자로 인식돼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때문

29. (19금. 양해를 부탁) 콘돔을 사용하는 여자보다 사용하지 않는 여자가 우울증이 적은 경향이 있음. 남자의 분비액에 포함된 성호르몬이 여자를 기분좋게 만들기 때문. 그렇다고 콘돔 사용을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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