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컨설팅 회사의 거짓말?   

2011. 6. 23. 09:01



어떤 컨설팅 회사가 자기네들의 컨설팅 능력을 과시하면서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컨설팅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이 그렇지 않은 고객들보다 주가가 훨씬 올랐습니다. 무려 4배나 높은 주가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의 컨설팅을 받으세요."  이런 말을 전하는 컨설턴트는 자기 말이 진짜임을 분명하다면서 주가 그래프를 여러분에게 보여주겠죠. 그렇게 말할 만큼 자신들의 전문 컨설팅 서비스가 우수함을 자랑하면서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아니면 의심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이 블로그를 자주 방문했다면 어떤 답을 해야 할지 알 겁니다. 맞습니다. 여러분은 자랑스레 말하는 그 컨설턴트의 말을 무시하고 "그건 그렇고, 당신네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뭡니까?"라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그 사람의 말은 완전히 엉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엉터리로 선전하는 컨설팅 사가 어딘지 궁금할 겁니다. 바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베인 앤 컴퍼니'입니다. 그들은2006년에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이렇게 올렸습니다. "베인의 고객들은 시장수익률보다 4배나 높은 주가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1980년에서 2004년까지의 S&P 500 지수였습니다. S&P 500 지수는 그 기간 동안 15배 상승했지만, 베인의 고객들은 같은 기간 동안 60배가 상승했습니다. 고로 시장보다 4배나 높게 주가가 올랐다고 주장했던 겁니다.

그들이 자랑스럽게 올린 이 문구에서 무엇이 문제일까요? 첫 번째 치명적인 결함은 주가 상승을 비교한 기간에 있습니다. 베인이 근거로 내세운 S&P 500 지수의 상승 기간은 25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고객이 25년 동안 컨설팅 서비스를 받지는 않습니다. 길어 봤자 2~3년이죠. 기껏 2~3년 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가 상승 비교는 25년 간의 데이터를 사용하다니, 이것만 봐도 정말 엉터리입니다. 자기네 컨설팅 서비스가 유용하고 해도 그 효과가 그렇게 오래 갈까요? 갈수록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두 번째 문제점은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헷갈렸다는 데 있습니다. 베인의 주장을 받아 들여서 그들의 고객이 다른 기업보다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치죠. 그래도 그것이 베인의 컨설팅 서비스가 고객사에게 높은 실적을 가져다 준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컨설팅 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요인 때문에 베인의 고객들이 우연히 더 높은 실적을 보였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베인의 고객들이 컨설팅을 받을 만큼 자금의 여력이 있기 때문에, 즉 다른 기업보다 주가수익률이 높아서 베인에게 컨설팅을 해달라고 요청했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더 타당한 이유겠죠.

아마도 베인은 자신들의 주장에 이런 치명적인 두 가지의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홈페이지에 그런 이야기를 올렸는지도 모릅니다. 아무 생각 없이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을 현혹시킬 목적으로 말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직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페이지 하단에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고객이 4배나 더 큰 수익을 올렸다는 말이 자랑스레 써 있군요.

(출처 : Bain & Company 홈페이지)


아마도 베인이 아니라 다른 컨설팅 사에서도 자기네 고객들의 주가수익률 그래프를 그려 보면 위의 그래프와 거의 같은 패턴이 나올 겁니다. 베인 측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려면 이렇게 단순한 비교 그래프가 아니라, 자신들의 서비스를 받기 전과 받은 후의 성과 차이를 근거로 내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베인의 컨설팅 서비스가 기업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인과관계의 설명력을 높일 수 있죠(그렇다고 해서 완전하게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말이 아님을 주장해야 합니다. 그냥 위의 그래프만 달랑 보여주는 것은 고객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무엇을 주장할 때 그 주장의 진위 여부를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그럴 듯하게 들리는 말일수록 철저하게 따져야 합니다. 안 그러면 컨설팅에 돈을 썼다가 아무런 소득 없이 '그래도 효과가 있겠지'하는 자기 위안에 빠질지 모를 일입니다.

(*참고도서 : 헤일로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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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트 비행기만 타본 남자가 프로펠러가 달린 경비행기가 신기한지 친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 비행기에는 왜 프로펠러가 달려 있지?”

이 질문에 친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조종사의 땀을 식혀주기 위해서야.”

“뭐라구? 말도 안 돼!”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친구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정말이야. 전에 프로펠러가 고장 난 비행기를 봤는데, 조종사가 엄청 진땀을 흘리던 걸.”

이 비행기엔 프로펠러가 왜 있을까요?


이 유머는 시간적으로 앞선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앞선 사건이 항상 뒤에 오는 사건의 원인은 아님)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친구의 논리는 “프로펠러가 비행기에 달리면 그런 비행기를 탄 조종사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라는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프로펠러가 비행기에 설치된 사건은 조종사가 땀을 흘리지 않는 사건보다 시간적으로 앞서기 때문에 두 사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주장을 펴는 거죠. 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친구의 논리는 엉터리입니다.

이처럼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난 사건을 원인으로 잘못 인식하는 사례는 현실 세계에서 아주 많습니다. 하나만 예로 들어보죠. 알다시피 유방확대수술은 실리콘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행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수술 후 실리콘의 누출로 인해 류머티스 관절염, 만성피로, 유방암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면서 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인 다우 코닝에 집단소송을 걸었습니다. 

몇 년 간의 법정공방 끝에 다우 코닝은 소송에 져서 피해 여성들에게 42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상해야 했고 그때 받은 타격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말았죠.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후에 여러 가지 병에 걸렸다는 여성들의 육성 증언을 들어보면 유방확대수술에 사용된 실리콘이 질병의 주범임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언급된 질병들이 대개 심각하거니와 유방확대수술이 그런 질병의 발생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사건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후에 실시된 여러 연구에서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확대수술이 질병 발생의 원인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그 연구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행된 걸까요? 연구자들은 “어쩌다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시기에 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라는 가설을 세운 다음에 수술을 받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발병 빈도를 따져보는 간단한 접근 방법을 취했습니다. 

만일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더 자주, 더 심각한 질병에 걸린다면 유방확대수술에 사용된 실리콘이 질병의 원흉임이 드러나도록 연구를 설계했던 겁니다. 수 차례 비교 분석한 결과, 두 그룹의 여성들은 발병 빈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실리콘이 발병의 원인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여성들이 질병에 걸린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거액의 보상액을 감당해야 했던 다우 코닝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입니다. 인과관계를 올바르게 아는 문제해결사가 소송 초기부터 개입했더라면 그처럼 엄청난 금액을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입니다.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와야 인과관계가 성립됩니다. 하지만 먼저 일어난 사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원인이 되는 사건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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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설을 실증하는 단계로 넘어오겠습니다. 실증(proof)이란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밝히는 과정이고, 관찰을 행할 때 설정되는 가설은 문제의 원인에 초점을 맞춰야 좋은 가설임을 지금까지의 포스트에서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실증은 '인과관계'를 밝히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실증이란,
1)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밝히는 과정
2)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정

그렇다면 인과관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사건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묶인다는 뜻입니다. 아주 자명해서 굳이 정의할 필요가 없다 싶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제해결사의 자격을 취득하려면 흠결 없는 실증을 위해서 인과관계의 의미를 올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인과관계가 성립하려면 다음의 3가지 조건을 반드시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과관계 성립조건
1)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여야 한다.
2) 원인과 결과가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한다.
3) 다른 인과적인 설명은 배제되어야 한다.

머리가 어지러우시죠? ^^


첫번째 조건은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야 결과의 사건이 벌어지지, 결과가 먼저 생겨난 다음에 원인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문제해결사가 처음 문제를 접할 때는 결과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원인보다 앞서서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첫번째 조건을 제시하면 많은 분들이 '당연한 말을 왜 해?'라며 약간은 빈정거리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나 문제해결에 직면하여 실증을 행할 때, 이토록 자명한 인과관계의 성립조건을 망각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따져보지 않고 마음대로 인과관계란 표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충분한 양의 업무량이 주어지지 않아서 직원들이 태만하다'라는 가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이 원인이고, 직원들의 태만함이 결과라고 제시된 가설이죠. 수학에서 쓰는 형식으로 이 가설을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 직원들의 태만함

일할거리를 많이 주지 않으면 남아도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동료들과 잡담하거나 멍하니 자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인과관계가 성립된다고 보기 쉽죠. 허나 '당연함'에 도사린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과거 경험이나 타 사례를 통해 자동적으로 이러한 인과관계를 옳다고 인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명하다는 본능적 판단을 억제하고,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이 직원들의 태만함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났는지의 여부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다른 이유(예:월급이 짜서)로 태만하게 일하니까 관리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어차피 일을 많이 줘 봤자 안할 테니 이 정도의 일만 시키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업무량이 점차 적어졌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의 태만함이 먼저 발생했다면 위의 가설을 참이라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두번째 조건인 '원인과 결과는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한다'를 살펴보죠. 이 조건도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서로 관련이 있다'라는 문구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말을 상관관계란 의미로 오해하면 곤란합니다. 상관관계란 두 개의 사건 사이에 규칙적인 관계가 존재함을 일컫는데, 인과관계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상관관계도 성립합니다. 그러나 상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해서 항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일화는 실제가 아니라,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자신의 저서 '풀 하우스(Full House)'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경향을 비꼬기 위해 쓴 글입니다.

유명한 통계학자가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술주정꾼 검거 건수와 침례교 목사 수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통계학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술주정꾼이 많아져서 그들을 계도하려고 목사들이 많아졌다." 목사가 많아진 원인이 술주정꾼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 마디로 그의 결론은 엉터리입니다. 술주정꾼이 많아진 사건이나 침례교 목사가 늘어난 현상이나 모두미국 인구의 증가가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술주정꾼과 목사 수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바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상관관계가 있으나 인과관계도 있다고 주장한다면 "목사 수가 많아진 시대상황을 개탄(?)하느라 술주정꾼도 많아졌다"는 말도 우스꽝스럽게 성립돼 버립니다.

두번째 조건에서 '서로 관련이 있다'라는 말은 '원인이 발생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결과가 일어난다', 혹은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원인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를 의미합니다. '업무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반드시 직원들이 태만해지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면 업무량이 적을 리 없다'는 뜻이죠. 상관관계를 의미하지 않음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세번째 조건 '다른 인과적인 설명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무슨 말일까요? 이 말은 좀 어렵습니다. 천천히따져보겠습니다. '업무량이 충분치 않으니 직원들이 태만해지고, 동시에 월급도 줄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다뤄야 할 사건은 1) 충분치 않은 업무량, 2) 줄어든 월급, 3) 직원들의 태만함, 등 3개가 됩니다.

'충분치 않은 업무량이 반드시 직원들의 태만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우리가 실증할 가설임을 다시 상기하기 바랍니다. 이 가설을 증명하려면, '업무량은 태만함과 전혀 관련이 없다. 월급이 줄어들어서 직원들이 태만해졌다'라고 주장하는 또다른 인과적 관계를 배제해야 합니다. 

'줄어든 월급'이라는 인과적 설명을 배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업무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원인)에서 월급이 줄어들지 않았을 경우(배제할 인과관계)에 직원들이 태만(결과)해졌는가?'를 증명하면 됩니다. 쉽게 말해 월급이야 줄든 늘든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가 확고하다면 인과관계가 성립되고 가설도 실증됩니다.

그러나 '충분치 않은 업무량'만으로 '직원들의 태만함'을 설명할 수 없다면, 즉 '줄어든 월급'이라는 또다른 원인이 가미되어야 직원들이 태만해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 직원들의 태만함'이라는 가설은 기각되고 다음과 같이 새로운 가설을 설정해야 합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and (줄어든 월급)  →  직원들의 태만함

반증(Disproof)이란, 가설이 거짓임을 밝히는 과정입니다. 위에서 실증이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했으므로, 반증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증명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반증의 실행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증의 실행방법
1) 원인과 결과가 시간적으로 거꾸로임을 증명한다.
2) 원인과 결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증거를 찾는다.
3) 대체하거나 보완할 새로운 인과적 설명을 찾는다.

요약하면, 실증은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증명하는 과정이고, 결국은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를 밝히는 절차입니다. 위에 제시한 인과관계의 성립조건을 명확히 인지해야만 참인 가설을 거짓으로, 혹은 그 반대로 증명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습니다. 문제해결사는 이를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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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통계학자가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술주정꾼 검거 건수와 침례교 목사 수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본 통계학자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술주정꾼이 많아져서 그들을 계도하려고 목사들이 많아졌다"라고 말이다. 목사가 많아진 원인이 술주정꾼이 늘어서 그렇다는 소리다. 과연 그럴까?

한마디로 그의 결론은 엉터리다. 술주정꾼이 많아진 것이나 침례교 목사가 많아진 것이나 둘 다 미국 인구의 증가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술주정꾼과 목사 수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바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목사 수가 많아져서 그런 시대상황을 개탄(?)하느라 술주정꾼이 많아졌다"고는 왜 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위의 일화는 실제가 아니라,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자신의 저서 '풀 하우스(Full House)'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경향을 비꼬기 위해 쓴 내용이다.(각색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심슨 가족'에 캐릭터로 출연한 스티븐 제이 굴드


전문가들이라고 별 수 없다. 그들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받아들이는 오류에 쉽게 빠지고 만다. 어떤 분이 보내 주시는 뉴스레터를 보니, 이런 제목이 눈에 띈다.
"경총, '성과배분제 실시 기업이 경영성과 좋아' "
(경총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발표 내용은 성과배분제를 도입해야 기업 성과가 좋아진다, 라는 말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경총은 기업이 성과를 높이려면 성과배분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옳은 말 같다. 명제 형식으로 바꾸어 보면 아래와 같다.

                                      "성과배분제 도입 --> 기업 성과 향상 "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논리이다. 자료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성과배분제 도입 여부와 기업성과의 향상 여부 간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말이지, 결코 두 요소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업성과를 향상(결과)시키려면, 성과배분제를 도입(원인)해야 한다는 인과관계로 오해하면 안 된다.

통계분석이라는 어려운 도구를 써야 권위가 있다고 생각할런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은 사람들을 헛갈리게 해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려는 행위를 하곤 한다. 이런 식의 보고서가 딱 그런 경우이다.

기업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요소는 성과배분제 이외에 무수히 많다. 어쩌면 성과배분제 도입 때문이 아니라 제품이 좋거나 시장 상황이 좋아서 기업의 성과가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혹은 기업성과가 좋기 때문에 성과배분제를 도입할 만한 여유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별 이유없이 우연히 그런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이런 보고서를 볼 때마다 분석의 내용이 상관관계를 말하는지, 인과관계를 말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성과배분제를 기업성과를 높이는 '도깨비 방망이'로 오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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