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문제의 원인에는 눈에 보이는 원인과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근본원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원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깊숙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연쇄적으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마 하나 이상의 원인들을 확보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가 문제의 근본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중 한 두개는 문제를 야기한 주범일지 모르지만, 다른 것들은 어쩌다가 함께 물려들어온 부차적인 원인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일으킨 '진정한 근본원인'을 찾는 게 문제해결사에게 주어진 숙제인데요, 이를 위해 여러 방법들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그 중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 제안한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그는 현상(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증명하는 완전한 방법이라며 그의 '원인 발견법'을 제시했는데요, 뒤에 언급하겠지만 그의 장담과는 달리 완전한 방법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논리의 관점에서 보면 항상 그의 방법이 옳다고(참이라고) 확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밀의 원인 발견법을 소개하는 이유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올바르게 추리함으로써 가설을 용이하게 수립하는 데에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밀의 '원인 발견법'을 적용하려면, 먼저 다음과 같이 3가지 가정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1) 동일한 결과를 나타낸다면 동일한 원인 때문이다

(2) 결과가 발생하면 원인이 앞서서 발생했을 것이고, 원인이 발생하면 결과가 발생한다

(3) 두 개 이상의 사례를 서로 비교하여 원인을 발견한다

세번째 가정이 대해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이 말은 문제가 벌어지는 상황을 적어도 두 가지 이상 별도로 분석해서 후보가 되는 원인들을 찾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직원들이 나태하다'는 문제의 원인을 분석한다면, A사업부와 B사업부를 '한 묶음'으로 해서 분석할 것이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을 실행하여 별도의 원인 목록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가정은 밀의 원인 발견법을 유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2가지 이상의 사례를 분석해야 한다는 한계점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유념하기 바랍니다. 

일치 판단법
이제 밀의 원인 발견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원인들을 알파벳 A,B,C...로 나타내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두 개의 사례를 대상으로 각각 분석을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면, 문제를 야기한 근본원인을 무엇이라고 추정하겠습니까?

첫번째 사례 :  원인 A, C, D, E 발생   →  문제 발생

두번째 사례 :  원인 C, B, F, G 발생   →  문제 발생

두 사업부 모두 C라는 공통적인 원인을 포함하므로 C가 문제를 발생시킨 근본원인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으로 말해, 교집합을 찾는 것이죠. 이를 원인 발견법 중에서 '일치 판단법'이라고 말합니다. 일치 판단법은 두 가지 사례 모두 문제를 발생시킨 상황에 적용됩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 예를 들어보죠. 복남이와 길동이가 각각 동일한 시험을 치렀는데 둘 다 '성적 하락'이라는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들은 각각 무엇 때문에 자기 아이의 성적이 떨어졌는지 집요한(?) 탐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원인들을 도출했습니다.

복남이
        1) 시험 전날 과음
        2) 여자친구의 결별 선언
        3) 이 과목에 원래 소실이 없음
        4) 교사의 수업 방식이 따분함
                                       →  성적 하락
길동이
        1) 동아리 활동에 전념
        2) 수업이 재미없음
        3) TV를 늦게까지 봄
        4) 지난 시험을 잘 봐서 방심함
                                       →  성적 하락 

여기서 복남이와 길동이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보다시피, 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이 재미없고 따분한 것이 성적이 하락하게 만든 근본원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겠죠. 문제해결사는 이것을 가설로 만들어서 진짜 그런지 아닌지를 실증하여 최종적으로 근본원인임을 확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위의 예를 보고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나요? 과연 교사의 수업 방식이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사실이 성적을 떨어뜨린 유일한 원인일까요? 길동이가 동아리 활동에 전념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도 성적을 하락시킨 원인은 아닐까요? 여자친구가 갑자기 결별을 선언하는 바람에 상심이 컸던 것도 시험을 망친 주범은 아닐까요?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목록에 적힌 원인들을 글자 그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계적으로 비교하지 말고, 원인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꺼낸 다음에 비교해야 합니다. 시험 전날 과음하고 여자친구에게 차인 복남이와, 동아리 활동에 전념하고 TV를 늦게까지 본 길동이는 모두 '시험공부할 시간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공통적인 사항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성적이 하락한 근본원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은 교사의 수업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시험공부할 시간을 내지 않았다는 것, 두 가지입니다. 문제해결사는 이 두 개를 각각 가설로 세워서 증명을 해야 하겠죠.

차이 판단법
밀의 원인 발견법은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일치하는 원인'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여러 개의 유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인 도출 결과가 다음과 같다면, 근본원인이 될 만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번째 사례 :  원인 A, C, D, E 발생   →  문제 발생

두번째 사례 :  원인 A, D, E     발생   →  문제 없음

C가 발생할 때만 문제가 발생하므로 C가 근본원인이라 추정되겠지요(추정한다는 말은 아직 가설일 뿐임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원인 발견법을 '차이 판단법'이라고 합니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차집합'을 말합니다. 이때 차집합은 문제가 발생한 사례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사례를 '빼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십시오. 반대로 빼면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차이 판단법은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를 서로 비교할 때 사용합니다.

차이 판단법은 원인을 찾을 때 유용하게 쓰이지만 이것을 사용할 때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처럼 배가 떨어진 원인을 까마귀로 오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다음의 예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제 :  비가 왔다, 바람이 불었다, 까마귀가 날았다   →  배가 떨어짐
오늘 :  비가 왔다, 바람이 불었다                           →  배가 떨어지지 않음

고로, '까마귀가 날았다'가 배가 떨어진 근본원인?

일치차이 판단법
이 방법은 앞서 설명한 '일치 판단법'과 '차이 판단법'을 동시에 적용한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하거나 발생하지 않는 사례들이 적어도 3개 이상이 되어야 일치차이 판단법을 쓸 수 있습니다. 다음을 보고 문제의 근본원인을 추정해 보십시오.

첫번째 사례 :  원인   A, C, D, E 발생   →  문제 발생

두번째 사례 :  원인   A, D, E, F  발생   →  문제 발생

세번째 사례 :  원인   B, C, D, E  발생   →  문제 없음

좀 어려운가요? 하나씩 밟아가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첫번째 사례와 두번째 사례는 서로 동일한 상황입니다. 두 사례 모두 문제를 발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일치 판단법을 적용하면 되겠죠. 교집합을 구하면 공통적인 원인인 A, D, E만 남습니다.

그런 다음 그것들을 세번째 사례와 비교합니다. 세번째 사례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므로 '차이 판단법'을 적용합니다. 위에서 남은 (A, D, E)에서 세번째 사례의 (B, C, D, E) 를 빼면, A만 남습니다. 고로 문제를 발생시킨 근본원인은 A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상관 판단법
밀의 원인 발견법 중 '상관 판단법'은 좀 특이한 방법입니다. 허나 논리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어떤 원인이 나타내는 값이 변할 때 문제의 심각성도 그에 따라 변한다면, 그 원인을 근본원인이라 추정해도 된다는 것이 상관 판단법입니다. 이때는 문제의 심각 수준을 적어도 3단계가 나타나도록 분석 사례를 준비해야 합니다. 

첫번째 사례 :  A1  B1, C3, D3     →  문제 심각 수준 1

두번째 사례 :  A2, B2, C2, D3     →  문제 심각 수준 2

세번째 사례 :  A2, B3, C1, D3     →  문제 심각 수준 3

위의 예에서 알파벳 다음에 적힌 숫자가 '정도'를 나타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A1보다 A2가 더 강화된 상태라고 간주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의 근본원인이 될 수 있을까요? 문제의 심각 수준이 높아질 때 동시에 높아지는 원인은 B입니다. 반대로 C의 정도가 줄어들면 문제의 심각 수준이 높아지는군요. 그러므로 B의 강화와 C의 약화가 문제를 발생시킨 근본원인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의 원인 발견법이 어디까지나 실증이 아니라 가설을 확보하기 위한 기법이므로, 상관 판단법만으로 B, C를 근본원인이라 확실히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B가 늘어난 것과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우연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30년 전보다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해서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식이 나빠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저 자동차 대수가 늘었기 때문이니까요. 이런 이치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밀의 원인 발견법 4가지를 알아봤습니다('잉여법'이라는 것도 있는데 아주 자명한 것이라 생략했습니다). 위의 예들처럼 도식을 제시하면 금세 근본원인을 추정할 수 있지만, 문장으로 길게 나열된 원인 목록들을 보면 밀의 원인 발견법을 적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선뜻 생기지 않습니다. 동일한 내용의 원인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간결하게 나타낸 다음 알파벳과 같은 코드를 부여해서 마치 집합의 연산을 하듯이(교집합 혹은 차집합) 밀의 원인 발견법을 적용하면 수월하리라 생각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원인 발견법 중에 하나인 'KT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방법은 밀의 원인 발견법을 좀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오늘도 즐겁게 문제해결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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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설을 실증하는 단계로 넘어오겠습니다. 실증(proof)이란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밝히는 과정이고, 관찰을 행할 때 설정되는 가설은 문제의 원인에 초점을 맞춰야 좋은 가설임을 지금까지의 포스트에서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실증은 '인과관계'를 밝히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실증이란,
1)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밝히는 과정
2)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정

그렇다면 인과관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사건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묶인다는 뜻입니다. 아주 자명해서 굳이 정의할 필요가 없다 싶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제해결사의 자격을 취득하려면 흠결 없는 실증을 위해서 인과관계의 의미를 올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인과관계가 성립하려면 다음의 3가지 조건을 반드시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과관계 성립조건
1)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여야 한다.
2) 원인과 결과가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한다.
3) 다른 인과적인 설명은 배제되어야 한다.

머리가 어지러우시죠? ^^


첫번째 조건은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야 결과의 사건이 벌어지지, 결과가 먼저 생겨난 다음에 원인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문제해결사가 처음 문제를 접할 때는 결과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원인보다 앞서서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첫번째 조건을 제시하면 많은 분들이 '당연한 말을 왜 해?'라며 약간은 빈정거리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나 문제해결에 직면하여 실증을 행할 때, 이토록 자명한 인과관계의 성립조건을 망각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따져보지 않고 마음대로 인과관계란 표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충분한 양의 업무량이 주어지지 않아서 직원들이 태만하다'라는 가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이 원인이고, 직원들의 태만함이 결과라고 제시된 가설이죠. 수학에서 쓰는 형식으로 이 가설을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 직원들의 태만함

일할거리를 많이 주지 않으면 남아도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동료들과 잡담하거나 멍하니 자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라서 인과관계가 성립된다고 보기 쉽죠. 허나 '당연함'에 도사린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과거 경험이나 타 사례를 통해 자동적으로 이러한 인과관계를 옳다고 인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명하다는 본능적 판단을 억제하고,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이 직원들의 태만함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났는지의 여부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다른 이유(예:월급이 짜서)로 태만하게 일하니까 관리자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어차피 일을 많이 줘 봤자 안할 테니 이 정도의 일만 시키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업무량이 점차 적어졌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의 태만함이 먼저 발생했다면 위의 가설을 참이라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두번째 조건인 '원인과 결과는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한다'를 살펴보죠. 이 조건도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서로 관련이 있다'라는 문구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말을 상관관계란 의미로 오해하면 곤란합니다. 상관관계란 두 개의 사건 사이에 규칙적인 관계가 존재함을 일컫는데, 인과관계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상관관계도 성립합니다. 그러나 상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해서 항상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일화는 실제가 아니라,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자신의 저서 '풀 하우스(Full House)'에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는 경향을 비꼬기 위해 쓴 글입니다.

유명한 통계학자가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술주정꾼 검거 건수와 침례교 목사 수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통계학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술주정꾼이 많아져서 그들을 계도하려고 목사들이 많아졌다." 목사가 많아진 원인이 술주정꾼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 마디로 그의 결론은 엉터리입니다. 술주정꾼이 많아진 사건이나 침례교 목사가 늘어난 현상이나 모두미국 인구의 증가가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술주정꾼과 목사 수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바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상관관계가 있으나 인과관계도 있다고 주장한다면 "목사 수가 많아진 시대상황을 개탄(?)하느라 술주정꾼도 많아졌다"는 말도 우스꽝스럽게 성립돼 버립니다.

두번째 조건에서 '서로 관련이 있다'라는 말은 '원인이 발생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결과가 일어난다', 혹은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원인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를 의미합니다. '업무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반드시 직원들이 태만해지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면 업무량이 적을 리 없다'는 뜻이죠. 상관관계를 의미하지 않음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세번째 조건 '다른 인과적인 설명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무슨 말일까요? 이 말은 좀 어렵습니다. 천천히따져보겠습니다. '업무량이 충분치 않으니 직원들이 태만해지고, 동시에 월급도 줄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다뤄야 할 사건은 1) 충분치 않은 업무량, 2) 줄어든 월급, 3) 직원들의 태만함, 등 3개가 됩니다.

'충분치 않은 업무량이 반드시 직원들의 태만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우리가 실증할 가설임을 다시 상기하기 바랍니다. 이 가설을 증명하려면, '업무량은 태만함과 전혀 관련이 없다. 월급이 줄어들어서 직원들이 태만해졌다'라고 주장하는 또다른 인과적 관계를 배제해야 합니다. 

'줄어든 월급'이라는 인과적 설명을 배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업무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원인)에서 월급이 줄어들지 않았을 경우(배제할 인과관계)에 직원들이 태만(결과)해졌는가?'를 증명하면 됩니다. 쉽게 말해 월급이야 줄든 늘든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가 확고하다면 인과관계가 성립되고 가설도 실증됩니다.

그러나 '충분치 않은 업무량'만으로 '직원들의 태만함'을 설명할 수 없다면, 즉 '줄어든 월급'이라는 또다른 원인이 가미되어야 직원들이 태만해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 직원들의 태만함'이라는 가설은 기각되고 다음과 같이 새로운 가설을 설정해야 합니다.

(충분하지 않은 업무량) and (줄어든 월급)  →  직원들의 태만함

반증(Disproof)이란, 가설이 거짓임을 밝히는 과정입니다. 위에서 실증이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과정이라고 했으므로, 반증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증명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반증의 실행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증의 실행방법
1) 원인과 결과가 시간적으로 거꾸로임을 증명한다.
2) 원인과 결과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증거를 찾는다.
3) 대체하거나 보완할 새로운 인과적 설명을 찾는다.

요약하면, 실증은 가설의 참/거짓 여부를 증명하는 과정이고, 결국은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를 밝히는 절차입니다. 위에 제시한 인과관계의 성립조건을 명확히 인지해야만 참인 가설을 거짓으로, 혹은 그 반대로 증명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습니다. 문제해결사는 이를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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