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생각하는 당신, 유기농 제품만 쓰는가? 북극곰이 그렇게 가여운가?" 

이렇게 도발적인 카피가 쓰인 책 '괴짜생태학'을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는 환경론자들을 공격하기 위한 책인 줄 알았습니다.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든지,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든지, 지구가 오히려 차가워지고 있다는 식의 논리가 담긴 책으로 보였지요. 


하지만 읽다보니 기대했던 논지와 사뭇 다릅니다. 저자는 녹색운동의 허구를 집중적으로 고발하면서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중립적인 위치를 견지합니다. 결국 그의 논지는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환경운동을 경계하고 타파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북극곰을 도와주세요, 라는 착한 말은 지구를 살리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실질적인 해법을 요구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그저 유기농 식품을 먹고 공정무역 제품을 사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탄다고 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꼬집습니다. 차가울 정도로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진짜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정치인들이 지구온난화의 진정한 해법을 논하기보다는 녹색운동을 통해 이익을 챙기는 데 급급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킴을 고발합니다. 감상적인 말만 하지 말고 이제 제발 실천하자고 제안하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환경운동을 하든, 환경운동을 마뜩치 않게 바라보든 '착한 척 하지 말라는'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내용이 나오면 140자 이내로 정리하여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 트윗을 모아 여기에 포스팅합니다. 트윗은 짧은 문장이니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꼭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랍니다. 저자가 책에서 말했듯,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는 지구온난화 해결에 오히려 해악이니 말입니다. ^^ 


"유기농 운동은 근본적으로 낭만적인 운동이지 과학적인 운동이 아니다"

"유기농법은 효율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개도국에서 유기농법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빈곤과 영양실조 뿐이다. 유기농은 빈곤을 지속시킨다" 

"공정무역은 '녹색'이 아니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것이 환경을 돕는 행위라는 보장은 없다"

"자동차 연료통을 가득 채울 만큼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려면, 한 사람이 1년 동안 내내 먹을 옥수수 200킬로그램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자동차들 프리우스로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입던 옷이 다 낡을 때까지 입고, 자동차를 가능한 한 오래 타야 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겉보기만큼 환경에 이로운 물건이 아니다. 고속도로나 시골길을 달리는 주행시험에서 프리우스는 탄소배출량 면에서 BMW 318d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목숨을 잃을 확률은 1천만분의 1밖에 안된다. 비행기를 타다가 목숨을 잃을 확률보다 조금 낮다. 따라서 비행기가 자동차보다 안전하다는 속설은 엉터리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예언들 중에는 정말이지 불확실한 것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가들은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때, 정확하고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여러 정보를 자신의 뜻에 가장 유리하게 사용한다"

"기후 변화와 환경문제에 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무조건반사 식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새들이 풍력 터빈에 휘말려 죽는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1년에 겨우 2.19 마리 정도다. 반면 건물 창에 부딪혀 죽는 새들은 1억~10억 마리로 추정된다"

"일반적인(유기농이 아닌) 채소와 과일에 묻은 잔류 농약을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람들이 농산물을 씻어서 먹지 않는가"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창의력을 발휘해서 진정한 지속가능성의 기회를 찾기보다는 옛날 옛적 할아버지 시대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보수주의자인 경우가 많다"

"버진 항공이 '재생 가능한 연료로 비행하는 세계 최초의 항공사'라고 주장하지만, 버진 항공이 사용하는 바이오연료의 비율은 겨우 5%다"

"화학비료 사용을 금하는 것은 염화나트륨이 천연소금보다 환경에(몸에) 나쁘다는 인식과 마찬가지다. 천연소금에 오히려 불순물이 많듯이 자연적인 비료에 오염물질이 더 많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

"당신이 최신형 휴대폰을 갖고 있다면, 친환경 화장지를 사는 것 따위는 소용없는 짓이다"

"전문가들은 자기분야에만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자기 분야에 영향을 미칠 다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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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6권의 책을 읽었다. 바쁜 일이 좀 있었고,
요즘 책을 쓰느라 짬을 내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 총 73권의 책을 읽었는데,
목표로 한 100권을 달성하려면, 이제부터 한 달에 10권은 읽어야 한다.

 

기후커넥션 : 지구온난화의 위기가 조작되었다는 과학자의 양심고백서다. 그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며(난 과학자가 아니라서...) 그가 옳기를 바란다. 하지만, 책 중간부터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술지팡이로 제시한 것은 지나쳤다. 과학자의 가장 큰 무기인 과학을 가지고 심도 깊게 반박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 서점에서 누굴 기다리다가 1시간 만에 읽어 버린 책. 글쓰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들에 반론을 던지는 책이다. 글쓰기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일반 직장인들이 한번쯤 봐둘 필요가 있는 책이다.

 

귀곡자 : 중국의 비서(秘書)인 귀곡자를 해석한 책이다. 다소 껄끄러운 '조언'이 있었으나, '궁지에 몰린 결정은 실패하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제일 인상 깊었다. 가슴에 담아두는 중이다.

 

광릉수목원 사진일기 : 요즘 아침마다 공원 산책을 즐기는 중인데, 산책을 마치고 공원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이 책이 꽂혀 있길래 아메리카노 커피를 홀짝이면서 단숨에 읽었다. 글의 양이 적어서다. 나도 이런 photo diary를 책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고흐, 고갱 그리고 옐로하우스 : 이 책도 스타벅스에 꽂혀있던 책이다. 날마다 50페이지쯤 읽고 꽂아두었다가 다음 날 다시 꺼내 읽는 식으로 며칠의 아침을 이 책과 함게 보냈다. 고흐가 머물던 '아를'이란 곳과 옐로하우스를 보고 싶었다. 무지...

 

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석유의 진실 : 석유는 고갈되지 않을 거라는 논지를 펼치는 책이다. 상식을 뒤집는 책인데, 요즘 이런 책이 끌린다. 내가 믿고 있던 신념의 기반이 미약한 탓인지... 이 얘기도 들어보고 저 얘기도 들어봐야겠다. 그래야 편협하지 않는 인간이 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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