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잊지 마라   

2012. 11. 23. 10:26


지난 번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있는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 또는 '낙관적 편향(Optimistic Bias)'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리마인드를 위해 짧게 설명하면, 계획 오류란 어떤 작업의 완료일이나 예산을 과소 예측하는 바람에 당초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는 현상을 일컫는 말입니다.


계획 오류에 관한 예전 포스트 읽기

2011/04/07 예산을 항상 초과하는 이유

2012/02/27 성공의 착각에 빠져 있습니까?

2012/04/19 프로젝트 예측은 '힘 없는 자'에게 맡겨라

2012/06/11 프로젝트 일정을 정확히 맞춰야 할까?

2012/11/09 신중한 사람은 계획을 엉성하게 세워라?






로저 부엘러(Roger Buehler)와 동료 연구자들은 계획 오류를 막기 위해서는 과거에 수행했던 유사한 경우를 떠올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부엘러는 123명의 학부생들에게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주고 그것을 언제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1주나 2주 내에 끝내야 한다고 알려주고 나서 부엘러는 참가자들을 세 그룹을 나눴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예상 완료일을 적기 전에 과거의 경험에 관한 질문에 응답해야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도 동일한 질문에 답해야 했는데, 과거 경험과의 연결을 강조하기 위해서 예전의 경험을 토대로 컴퓨터 과제를 제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추가적으로 써야 했죠. 세 번째 그룹은 대조군으로서 과거의 경험과 관련된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았습니다.


세 그룹 중 어떤 그룹이 예상 완료일을 넘기지 않고 과제를 수행했을까요? 대조군인 세 번째 그룹은 29.3퍼센트, 단순히 과거 경험만을 떠올렸던 첫 번째 그룹은 38.1퍼센트만이 자신들이 예상한 완료일 내에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반면, 예상 완료일을 정할 때 과거의 관련 경험을 보다 강하게 연결시켰던 두 번째 그룹은 60.0퍼센트가 예상 완료일 내에 과제를 완료했습니다. 이 결과는 현재의 과제 완료일을 예상할 때 과거에 수행했던 일을 면밀하게 들여다 보고 그걸 기초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그려야 계획 오류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흔히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미래의 일을 계획하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충분히 과거에 수행했던 유사한 과업의 경험을 망각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오히려 과거에 해봤다는 이유로 미래에는 훨씬 잘 할 수 있다는 낙관적 착각에 빠지죠. 희망과 의지를 갖는 게 나쁘지는 않겠지만, 보다 일찍 끝낼 수 있고 보다 싸게 완료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낳게 될 폐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크고 작은 계획을 세울 때마다 과거를 들여다 보세요. 제3자의 입장에서 과거의 유사 경험을 철저히 분석할 때 계획 오류의 덫에서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잊지 마세요.



(*참고논문)

Roger Buehler, Dale Griffin, Michael Ross(1994), Exploring the "Planning Fallacy": Why People Underestimate Their Task Completion Tim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Vol.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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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지원자가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해당 분야에 2년 동안 근무하면서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이제 막 이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은 자인데 리더십의 잠재력에서 앞의 사람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 다른 조건(나이, 성별, 학력, 전공 등)들은 동일하고 회사가 원하는 조건에 두 사람 모두 부합할 경우, 여러분은 둘 중 누구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채용하겠다는 악수를 청하고 싶을까요?


자카리 토르말라(Zakary Tormala)와 동료들은 84명의 참가자들에게 위와 같은 상황을 제시하고는 향후 5년 동안 누가 더 일을 잘 해낼 것인지를 질문했습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높은 성과를 이미 나타낸 지원자보다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된 지원자를 더 선호했습니다. 리더십에서 이미 검증된 사람보다는 리더십을 잘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여러 번의 후속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지원자에게 얼마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지, 어떤 지원자를 뽑을 때 리스크가 덜 할지 등을 물었더니, 참가자들은 과거에 높은 성과를 달성한 지원자보다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 받은 지원자를 뽑으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잠재력이 높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리스크가 낮다고 여겼죠. 이미 높은 성과를 보인 지원자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걸까요? 잠재력이 어떻게 이미 객관적으로 증명된 실력을 능가하는 걸까요? 잠재력이 있다고 해서 향후에 실력을 발휘할 거라 확신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물론 과거에 높은 성과를 보였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할 거라는 보장이 없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사람의 기질이나 역량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미 최근까지 실력으로 입증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토르말라가 수행한 일련의 실험은 잠재력을 실력보다 우선하는 경향은 우리가 직원을 채용할 때 범하는 여러 가지 오류 중 하나입니다. 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잠재력이 미래의 불확실함을 줄여 줄 보험적 요소로 인식하는 듯 합니다. 좋은 지원자를 뽑고자 하는 면접관들은 잠재력을 실력보다 과도하게 높이 평가할 위험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토르말라의 실험은 다른 사람에게 선택 받으려면 자신이 과거에 어떤 성취를 했다고 단순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러한 과거의 성취가 앞으로 더 뛰어난 성과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근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이는 방법임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의 프레임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두어야 합니다. 직업을 구하는 구직자 뿐만 아니라,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받으려는 영업 담당자들, 협상 테이블에 앉은 협상가들도 알아두어야 할 설득의 팁입니다. 



(*참고논문)

Tormala ZL, Jia JS, & Norton MI (2012), The Preference for Potentia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P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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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올린 여러 글들 중에 '능력 없는 직원들이 더 많이 착각한다?'란 글이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능력이 처지는 사람들이 능력이 뛰어난 이들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더닝-크루거 효과'를 소개한 글이었죠. 제목이 도발적(?)이었는지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능력이 모자란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줄여주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과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그들에게 자신의 한계를 똑바로 인식하게 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요? 드미트리 리프킨(Dmitry Ryvkin)과 동료 연구자들은 체코정치경제대학원(CERGE-EI)의 사전 코스(pre-course)에 등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피드백'이 바로 그 방법임을 규명했습니다.



리프킨은 학생들에게 "미시경제학에서 몇 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냐?", "미시경제학에서 몇 등 정도 할 것 같냐?"란 질문을 학기초에 한번, 중간고사 직전에 한번, 기말고사 직전에 한번씩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미시경제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던 학기초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점수와 등수를 실제보다 과신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닝-크루거 효과'가 여지없이 나타났습니다. 성적이 하위 25% 이하인 학생들은 실제 점수보다 58.1점이나 과신한 반면, 상위 25% 이상인 학생들은 12점 정도만 높게 예상했던 겁니다. 등수에 대한 예상도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간고사 직전이 되자 이러한 과신 경향은 누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위 25% 이하의 학생들의 과신 정도는 58.1점에서 45.4점으로 하락했으니 말입니다. 중간고사를 보기 전에 강사가 내준 숙제나 학우들과의 비교 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자연스럽게 피드백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기말고사 직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과신 경향이 매우 뚜렷하게 줄어 들었습니다. 숙제나 동료 학생로부터의 피드백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느 정도의 최종성적(점수와 등수)를 거둘지를 이미 치러진 중간고사 점수로 확실하게 피드백 받았기 때문이었겠죠.

학교에서 실제로 치러지는 시험을 재료로 한 리프킨의 연구는 피드백을 통해 더닝-크루거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능력이 처지는 이들에게는 피드백을 해도 자신의 실력을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결과였죠. 비록 이 연구는 시험 점수가 강사에 따라 임의적이었다는 한계와, 피드백의 효과를 구별해 내기 위한 '대조군'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피드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 후속실험(5개의 두 자리 수를 더하는 과제를 사용)에서도 피드백 장치가 실력이 저조한 학생들의 과신 경향을 누그러뜨린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실력은 별로 없으면서 목소리만 큰 사람이 있다', '자기들이 모두 우수인재인 줄 안다"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수준이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깨닫게 하는 방법은 꾸준하면서도 분명한 피드백임을 리프킨의 연구가 시사합니다. 1년 내내 아무런 공식적/비공식적 피드백이 없다가 평가 시즌에 이르러 그때서야 평가 점수를 매기려 한다면, 평가자의 판단과 피평가자의 기대 사이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실력이 저조한 직원들과의 차이는 더더욱 클 겁니다.

직원들이 지금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성과 달성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시의적절하게 피드백해야 상호 간의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야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도 상당 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겠죠. 또한 저성과자들에게 현실을 직시케 함으로써 자신을 성찰하도록 기회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통제나 측정의 관점이 아니라 육성과 배려의 자세로 저성과자들에게 피드백한다면 말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는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과신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에게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피드백의 컨텐츠보다는 피드백의 빈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너무나 쉽고 너무나 당연한 해법이라고요? 하지만 이 당연한 것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참고논문)
Are the unskilled doomed to remain una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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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나열하는 A와 B, 두 가지 유형 중 여러분은 어떤 의사를 더 신뢰하는지, 어떤 의사를 전문가라고 생각하는지 골라보기 바랍니다.


A : 인사도 안 받아주는 차가운 의사
B :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항상 웃는 의사

A : 하얀 가운에 넥타이를 매고 양복바지를 입은 의사
B : 하얀 가운에 티셔츠를 입고 청바지를 입은 의사

(환자가 복통이 있다고 말하면)
A : "날카로운 통증입니까, 둔중한 통증입니까?" 라고 묻는 의사
B : "어떻게, 얼마나 아프십니까?" 라고 묻는 의사

A : 병의 원인을 바로 진단 내리는 의사
B : 의학 책을 꺼내 살펴보고 난 후에 진단을 내리는 의사

A : 바로 치료 방법을 이야기하는 의사
B : 몇몇 검사를 해보고 치료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의사

A : 진단 결과를 고수하는 의사
B : 진단 결과를 번복하는 의사

A : 자신의 진단 결과를 소상하게 말하는 의사
B : 환자에게 많이 묻고 듣는 의사

A : '정우성'처럼 아주 잘생긴 의사
B : '옥동자'처럼 아주 못생긴 의사

A : 남자 의사
B : 여자 의사

(남자 의사인 경우)
A : 목소리가 굵고 큰 의사
B : 목소리가 가늘고 작은 의사

A : 뚱뚱한 의사
B : 마른 의사

A : 인테리어가 훌륭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B : 인테리어가 평범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A : 전문용어를 자주 섞어 말하는 의사
B :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말하는 의사



많은 사람들이 B보다는 A유형의 의사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가진다고 합니다. 무엇인가 자신감을 보이는 의사, 겉모습이 '의사 답고' 권위를 풍기는 의사, 자신의 의견을 굳게 주장하고 타인의 의견에 쉽게 영향 받지 않는 의사, 환자에게 말을 시키는 의사보다는 자신의 진단 결과를 소상히 말하는 의사를 더 신뢰할 겁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대개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위의 문장만을 보고 "에이, 전 A보다는 B를 더 신뢰합니다"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여러분이 환자가 되어 의사를 대면하면 알게 모르게 A유형의 의사에게 끌리게 됩니다. 질병이나 외상 때문에 약해진 마음이 그런 경향을 더욱 강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사실 A유형이든 B유형이든 의사의 진짜 실력과는 무관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의사가 자신감을 강하게 보일수록, 의사를 둘러싼 배경이 눈에 보기 좋을수록, '의사다움'이란 이미지에 어울릴수록 의사의 실력이 높을 것이라고 거의 '자동적으로' 인식합니다. 비단 의사뿐만이 아닙니다. 위의 문장에서 의사를 다른 직업으로(예컨대 컨설턴트)로 바꿔도 많은 사람들은 B보다는 A유형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죠.

이처럼 사람들의 '사람 보는 눈'은 꽤나 취약합니다. "하나만 봐도 열을 안다"는 말은 많은 경우 허구이고 호언에 불과합니다. 평소에 "나는 사람보는 눈이 좀 있어" 라고 자신하는 사람은 어떤가요? 처음에 누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누군가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라고 말하면서 "거봐, 난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라고 재빨리 말할 줄 아는 순발력(?)이 좋은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호언하고 확언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는 점입니다. 부정적으로 말해 '휘둘리고' 말죠. 또한 결론을 얼버무리는 사람의 능력을 과소 평가해서 일을 그르치는 문제도 큽니다. "솔직히 말해,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의사(혹은 전문가)의 실력이 "그것이 원인인 게 확실합니다" 라고 말하는 의사(혹은 전문가)의 실력보다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죠.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실력이 뛰어난 것 같아" 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틀린 적은 없었나요? 아마도 곰곰히 떠올려보면 그런 경우가 꽤 많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예감이 틀렸을 때보다는 맞았을 때를 더 '인상 깊게'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사람 보는 눈을 과신하는 경향이 계속 유지됩니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판단 오류를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겁니다.

오늘은 자신의 '사람 보는 눈'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참고도서 : '닥터스 씽킹', '보이지 않는 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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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평가는 꽤 객관적입니까?   

2010. 6. 16. 09:00

여러분은 누군가를 평가할 때 객관적이라고 생각합니까? 그 사람의 배경에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그 사람 자체만을 보고 올바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까? 여러분의 경험(남을 평가해 본 연륜)이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의 정확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합니까?

만일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한번 이상 대답했다면,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과연 타당한지 스스로를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의 그림을 본 적이 있나요? 여기서 A와 B의 색깔(글자색이 아니라 네모칸 안의 색깔)은 서로 다를까요, 아니면 같을까요? 아마 이 그림을 처음 봤다면 "당연히 다르다. A가 B보다 더 어둡다"라고 대답할 겁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A와 B의 색깔은 똑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말도 안돼!"라고 생각했답니다. 믿기지 않으면 그림 편집 프로그램을 써서 A와 B의 색깔을 스포이드로 찍어보면 칼라코드 값이 같음을 발견할 겁니다. 

색깔이 같은데도, 우리 눈에는 둘이 다른 색깔로 보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눈이 실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엔 취약한 감각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대상을 둘러싼 배경에 의해 쉽게 좌우되고 맙니다. 대상과 배경을 따로 떼어놓고 평가하는 데에 우리의 눈은 젬병이라는 의미죠.

A와 B는 서로 다른 배경 하에 있습니다. A는 밝은 배경 하에, B는 원기둥 아래라는 어두운 배경에 둘러쌓였습니다. 그래서 A는 실제보다 더 어둡게 보이고, B는 실제보다 더 밝게 보이죠. 각각을 둘러싼 배경을 지워보면 A와 B가 같은 색깔임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도 우리의 눈처럼 취약하지는 않을까요? 그 사람의 배경에 의해 쉽게 좌우되지 않을까요? 그 사람의 학력, 외모, 직업,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배경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배경이 좋으면 실제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배경이 그저 그러면 실제보다 야박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그래서 어렵습니다. 쉽게 자신의 평가를 신뢰할 일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평가하려면 평가의 부정확함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합니다. 자신이 '들이대는' 평가의 잣대와 선입견이 평가 결과를 왜곡할지 모른다는 불완전성을 수용해야만 단정 짓고 낙인 찍듯이 남을 평가하는 오류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를 평가내려야 한다면, '눈의 착각'과 같은 '평가의 착각'에 대해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당신도 착각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달리는 KTX에서 간단하게 포스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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