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에는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많이 읽으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스스로 부끄럽네요. 읽은 책들의 두께가 다들 만만치 않았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 봅니다. ^^ 그리고 이번에 읽은 책들 중 1권만 제외하고 모두 추천할 만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습니다. 그 1권이 무엇인지는 아래의 짧은 평에서 찾아보세요.

사둔 책이 좀 있는데 빨리 읽고서 9월에는 많은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지식실조'에 걸릴 테니 말입니다.



버스트
버스트 : 네트워크 과학의 선두 주자인 바라바시의 신작. 일상의 반복성과 폭발성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조국 헝가리에서 일어난 내전을 대비하여 풀어갑니다. 전작인 '링크'보다 쉬운 문체로 폭발성의 의미를 잘 서술해 갑니다.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의사결정의 함정
의사결정의 함정 : 의사결정자가 빠지기 쉬운 여러 가지의 오류와 함정을 설명하면서 옳은 의사결정의 방법을 설명하는 책. 내용은 좋은데, 번역이 정말 좋지 않습니다. 편집자가 거의 손을 보지 않은 듯하군요. 통독이 어려울 만큼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서 발췌하듯이 읽은 책입니다.

1Q84. 3
1Q84-3 : 2권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이야기를 3명의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뭐랄까요, 1권에서의 박진감이 2권에서 속도를 잃었고 3권에서는 빛을 잃은 듯한 느낌입니다. 결과가 어떨지 뻔히 보인다고 할까요? 3권 역시 후속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닐지 모르지만.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우리는 10분에 3번 거짓말을 한다 : 사람들에게 널리 퍼진 거짓말의 범용함을 주장하는 책. 거짓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거짓말을 배우면서 인지능력도 함께 커진다는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거짓말의 심리학 또는 사회학을 쉽게 접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체크 체크리스트
체크! 체크리스트 : 문제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인 체크리스트의 힘에 대해 설명하는 책. 의사인 저자가 체크리스트를 사용하여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례도 함께 소개되어 체크리스트의 효과에 더욱 힘을 실어 줍니다. 경영에서도 체크리스트를 사용할 순 없을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한 질문이었습니다.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 요즘 제일 잘 팔리는 책 중 하나. 정의란 이런 거라고 명쾌하게 define하지는 않지만, 여러 철학자들의 의견과 반론을 책 안에서 주고 받으면서 정의의 의미를 숙고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지적유희가 이 책의 미덕이죠. 쉽지 않은 철학책(물론 잘 풀어서 썼지만)인데 베스트셀러 1위라니 조금 의아한 책이기도 합니다. ^^ 이 시기가 정의롭지 않다는 증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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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막는 간단 명쾌한 전략   

2010. 8. 16. 09:00

1935년 10월 30일, 오하이오 주 데이턴의 미 육군항공대의 활주로를 이륙하던 '모델 299기'는 100 미터 상공으로 솟구치다가 엔진이 꺼지면서 한쪽으로 기울다가 폭발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조종사들이 방향타의 제어 장치를 해제하는 걸 깜빡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다른 폭격기보다 훨씬 빠르고 5배나 많은 폭약을 실을 수 있었던 모델 299기는 차세대 폭격기로 거의 선정될 뻔하다가 시험비행에서 일어난 사고를 계기로 선정에서 제외됐지요.

문제는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모델 299기를 조종하기가 너무나 복잡하다는 데 있었습니다. 수많은 장치가 복잡하게 장착된 터라 조금만 방심하면 비행기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컸지요. 이 사건으로 모델 299기를 개발한 보잉 사는 거의 파산할 뻔 했답니다.

하지만 모델 299기는 폐기되지 않았고 나중에 다시 주력 폭격기로 선정되어 주문이 쇄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B-17이란 정식 명칭을 달고 하늘을 누비게 됐죠.

B-17


매우 복잡해서 조종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모델 299기가 최종적으로 선정되도록 만든 1등 공신은 바로 '체크리스트'였다고 합니다. 

모델 299기의 테스트 비행 조종사들은 한 장의 색인카드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는 짧고 단순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이륙 전후, 비행 도중, 착륙 전후 등 각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체크리스트 덕에 총 180만 마일을 비행하는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툴 가완디의 '체크!체크리스트'에서 소개하는 일화입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아주 작은 차이는 체크리스트를 사용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제를 담은 책이죠. 저자의 직업이 의사라서 주로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사례를 많이 다룹니다. 

하지만 비즈니스나 일상에서 얻어갈 시사점이 많습니다. 체크리스트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망각하기 쉬운 단계나 절차를 준수하도록 해서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일깨웁니다. 이 책을 일고 여러분의 주변에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다른 이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차이를 손에 쥘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구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여기에 그 글을 모아 보았습니다. 아래의 트윗들이 '체크!체크리스트'를 일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우리가 실수를 하는 이유는 무지와 무능 때문이다. 무지는 우리가 지닌 과학적 지식이 한계가 있다는 뜻이고, 무능은 알고도 적용하는 데 실패하는 것을 말한다. 체크리스트는 무능을 예방한다".

"체크리스트는 공식이 아니다. 하지만 체크리스트는 가능한 모든 단계에서 똑똑하게 처신하도록 도와주면서 필요한 정보를 챙기게 해주고 체계적으로 결정 내리게 도와준다. 이것이 체크리스트의 위력이다".

"좋은 체크리스트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쁜 체크리스트는 내용이 모호하고 너무 긴 체크리스트이다"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적용하기까지 무려 평균 17년이나 걸린다. 그 이유는 의사가 게으르거나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지식이 간단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전환되지 못해서이다"

"서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름을 아는 사람들보다 훨씬 팀워크가 낮다."

"사람들은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르면 경직돼 보인다고 느낀다. 프로토콜을 따르느라 진짜 세상을 대처하지 못한다고 여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

"체크리스트를 사용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평균 80%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다른 벤처캐피탈리스들은 평균 35퍼센트 미만이었다."

"규율은 인간이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품성이다."

"기술은 우리가 의존하는 시스템을 한결 더 복잡하게 만들었고, 우리가 극복해야 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실패를 하나 더 추가했다."

"불확실성이 판치는 상황에서 중앙이 모든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반대로 각자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도 무정부상태가 된다. 자유와 예측이라는 모순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할 사람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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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저에게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 2010년의 기업환경에 대해 많이들 불안하게 느끼나 봅니다.

그런데 고객 분들이 문의를 할 때마다 "시나리오 플래닝이 좋은 기법이란 것은 알겠는데, 우리 회사가 시나리오 플래닝을 할 만한 상황인가요?", "우리 회사에게 시나리오 플래닝이 꼭 필요할까요?"란 질문을 항상 곁들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필요성과 유용함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간단하게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봤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 다음의 각 항목이 여러분의 회사에 해당하는지 체크해 보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에 시나리오 플래닝이 필요한가"  체크 리스트

1. 지금까지 해 왔던 예측이 자주 빗나가서 타격이 컸다.

2. 조직이 관료적이고 부서 간 벽이 높다.

3. 기능 통합적인(Cross Functional) 조직이 잘 운영된 적이 없다. 

4. 산업이나 회사 내부에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5. 그런 변화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감잡을 수 없다.

6. 미래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는 씽크탱크 조직이 없거나 미약하다.

7. 환경과 경쟁사가 변하고 난 후에야 뒤따라가는 경영 관행이 존재한다.

8. 의사결정이 임박한 중대한 사안이 있다.

9. 전략 방향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고 그 차이가 크다.

10. 경쟁사가 시나리오를 통해 의사결정하는 중이다.

11. 매년 사업계획이 요식적으로 이루어지고, 돌발변수를 대응하지 못한다.

12. 미래에 대한 '집중적인'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다.

13. 외부의 힘(정부, 경쟁자, 고객, 공급자 등)들이 가하는 위협이 크다.

14. 산업의 특성상 매출이나 이익의 등락이 심한 편이다.


이 14개의 항목에 대해 '그렇다'라고 답한 개수가 8개 이상이면, 시나리오 플래닝을 도입하여 조직의 '미래 대비 역량' 강화하고, 전략의 환경 불일치로 인한 '전략 리스크'를 대비할 것을 권합니다.

전략 리스크 대비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간단한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 수립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합니다. 로열 더치 셸,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들 기업의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 되어 시나리오 플래닝을 할 만한 역량이 된다고 흔히들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뭐, 작은 회사인 걸요?"라고 말하면서 뒤로 물러납니다. 하지만, 그들의 오늘을 만든 성공요인 중 하나는 바로 전략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 즉 시나리오 플래닝이었습니다. 

"회사가 역량이 되어야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시나리오 플래닝을 함으로써 미래의 적응 역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자"라는 방향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적극적으로 불확실성을 끌어 안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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