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강한 결속을 깨뜨려라   

2010. 12. 23. 09:00



우리는 '팀(team)'을 잘 이룰 때 일을 더 잘 수행해 냅니다. 어렵고 힘든 과제를 수행할 때,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협력입니다. 하나의 목표에 정렬해 협력하지 않고 '혼자 잘났다고' 각자 행동했다가는 아무 일도 되지 않습니다. 어제 올린 포스팅에서 강조한 점이죠.

경험적으로, 상식적으로 우리는 팀이 개인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는 점을 '느끼고' 있지만, 사회학자 브라이언 우지는 연구를 통해 이를 그것이 사실임을 증명했습니다. 그는 1945년부터 2005년부터 발표된 과학 논문 2100만 건을 개인이 쓴 것과 팀(공동연구)이 쓴 것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둘 중 '연구의 질'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았죠.


그가 연구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한 지표는 '인용의 횟수'였습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에 많이 인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논문이 훌륭하기 때문이죠. 우지는 팀이 쓴 논문이 개인이 쓴 논문보다 더 많이 인용됨을 알아냈습니다. 다시 말해, 팀의 성과가 개인의 성과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다는 결과를 얻은 것이죠. 그의 연구는 어렵과 힘든 과제를 수행하거나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려면 팀워크(Teamwork)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헌데 팀워크가 잘 이뤄지려면 팀원들을 어떤 사람들로 구성해야 하는지에 관한 의문에 생깁니다. 서로 잘 아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해야 할까요, 아니면 극단적으로 서로 모르는 사람들로만 팀을 만들어야 할까요? 이 2가지 선택만 주어진다면 팀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아마도 여러분은 눈빛만 봐도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을 팀으로 꾸리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거라 기대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을 한 팀으로 묶으면 상대를 파악하느라 귀한 시간을 소모하고 의사소통도 혼란하리라 짐작할 겁니다.

하지만, 서로 잘 아는 사람들로 팀을 만들었을 때와 서로 모르는 사람들로 팀을 꾸렸을 때 모두 팀의 성과가 높지 않음이 연구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역시 우지가 이를 밝혀냈죠. 그는 잘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이 적절하게 섞였을 때 팀의 성과가 가장 높음을 알아냈습니다. 1945년부터 1989년까지 미국 브로드웨이서 초연된 321편의 뮤지컬 제작사들 사이의 협력관계를 조사한 끝에 알아낸 사실이죠.

우지는 함께 일한 적이 없는 사람들로 이뤄진 팀은 뮤지컬 흥행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서로 얼굴 정도만 겨우 아는 '약한 유대'로는 일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겠죠. 반대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사람들로만 구성된 팀 역시 뮤지컬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눈빛만 봐도 아는 '강한 유대'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치 못하게 하고 예전에 했던 것을 재탕 삼탕하게 만드는 강력한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적절하게 섞일 때 뮤지컬이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요컨대 팀원들의 '강한 유대' 뿐만 아니라 '약한 유대'도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강한 유대를 통한 팀의 안정성 혹은 정렬(alignment)과, 약한 유대가 이끌어 내는 창조성이 시너지를 발휘해야 팀의 성과가 높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약한 유대가 강한 유대만큼이나 중요한 걸까요? 왜나면 약한 유대가 다른 네트워크(예: 다른 인맥)으로 건너가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몰랐던 사람이 바깥 세계를 이쪽 세계로 소개하는 주선자가 되기 때문이죠. 강한 유대의 치명적인 단점은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한 유대는 사고의 외연을 확장시킴으로써 우물 밖으로 뛰어나가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막강한 팀은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가 더해진 팀을 말합니다.

요즘 기업에서는 기능 중심의 기존조직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를 TFT(태스크포스팀)에게 부여합니다. TFT에 참여할 팀원을 구성할 때 우지의 연구 결과를 수용하여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가 적절하게 섞이도록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 잘 아는 사람들로만 구성해도, 모두 모르는 사람들로만 구성해도 문제입니다. 때로는 외부인(회사 사람이 아닌)을 TFT에 참여케 하는 용단도 필요합니다.

우지의 연구는 인력을 한 조직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게 하지 말고 적절하게 순환시켜야 한다는 점을 또한 시사합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직무)가 결정된 '중견 직원'이라 해도 다른 부서의 업무를 짧게나마 경험하도록 하면 당장은 단기성과에 손해가 되더라도 조직 전체의 장기성과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요? 다른 부서로 옮겨가고 옮겨오는 직원들의 약한 유대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창(窓)이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보다는 팀이 일을 잘합니다. 그리고 잘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이 섞여 팀을 이룰 때 일을 더 잘 해냅니다. 개인 성과와 팀 성과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둘을 적절히 안배해 평가함으로써 팀워크를 독려하고, 약한 유대를 통해 구성원 간의 강한 유대감과 결속을 일부러 '훼손'시키고 깨뜨림으로써 새로운 길을 터주는 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중요한 '경영의 중용'입니다.


(*참고도서 : '행복은 전염된다',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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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웍 망치는 직원, 이렇게 찾자   

2010. 6. 1. 09:00

여러분 자신을 7명의 직원을 통솔하는 팀장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당연히 팀원들 중에는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이 있겠죠. 물론 팀원 모두 '스타 플레이어'인 팀도 있지만, 직원들의 역량과 성과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역량과 성과 측면 이외에, 직원들 중에는 팀워크를 저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인 역량과 성과는 뛰어나더라도 여러 사람과 같이 일할 때마다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간혹 발견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흐리게 만드는 미꾸라지' 직원을 여러분은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가장 손쉬운 방법은 7명 직원 개개인에게 물어 보는 것(혹은 비밀투표로)입니다. "누가 팀워크를 저해시키느냐? 누가 팀 분위기를 망쳐 놓느냐?" 라고 질문하면, "홍길동이 문제다" 식의 대답을 얻을 수 있죠. 그렇다면 가장 많이 지적된 사람이 바로 미꾸라지 직원일 겁니다.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에 특정 직원을 '나쁜 직원'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많이 지적 받은 직원이 "뭐라구요? 내가 팀워크를 망친다구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죠? 납득할 수 없습니다." 라면서 반발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맞받아칠 근거가 미약해서 조직문화를 쇄신하겠다는 의지가 유야무야하게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팀장이 관찰을 통해 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쓰는 방법이죠. 허나 이 방법도 문제는 있습니다. 팀장 혼자만 평가하기 때문에 역시 '미꾸라지 직원'이 반발할지 모르고, 팀장 자신의 왜곡된 평가 잣대로 엉뚱한 직원이 '찍힐'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팀장이 있더군요. '미꾸라지 직원'이라는 심증은 있는데 결정적인 물증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 

팀장의 문제 : 7명의 직원 중 누가 '미꾸라지 직원'임을 결정적으로 증명할까?

이 문제에 대한 독창적인 해법을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핵심은 미꾸라지 직원이 스스로를 변호하지 못하도록 결정적인 증거를 코 앞에 갖다 대는 것입니다.

해법이 머리에 떠오르십니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모든 직원이 협력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는 게임(이때의 게임은 유희를 위한 게임이 아니라 목표가 주어진 협력게임이나 업무를 뜻합니다)을 시켜 보는 방법입니다. 어떤 게임의 결과가 합격 수준의 '점수'에 도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미꾸라지 직원'이 누구인지 결정적으로 가려내는 방법이죠.

하지만, 7명의 팀원을 한꺼번에 게임에 참여시키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게임의 결과가 불합격이라고 나왔다면 "7명의 직원 중에 미꾸라지 직원이 적어도 1명이 있다"는, 애당초 이 선별 작업을 실행하게 된 '문제의식'만 재차 확인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미꾸라지 직원인지 전혀 판별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일종의 퍼즐인데요, 4명으로 이뤄진 소그룹을 만들고 각 소그룹에게 게임을 시킨 후 결과를 살펴보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4명으로 이뤄진 소그룹을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 관건입니다.

아마도 여러분 중 누군가는 7명 중에서 4명을 뽑아 조합을 구성하는 방법을 떠올리겠지만, 그렇게 하면 모두 35개라는 제법 많은 수의 조합이 나옵니다('7 콤비네이션 4'). 미꾸라지 직원 하나 찾겠다고 35번이나 게임을 반복하는 일은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겠죠.

여러분은 35번이 아니라, 3번만 게임을 하면 누가 미꾸라지 직원인지 밝힐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하면 됩니다. 

직원의 이름을 편의상 알파벳 대문자로 표기해서 세로로 나열하겠습니다. 그리고 각 직원의 이름 옆에 이진수로 번호를 부여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A          0     0     1
B          0     1     0
C          0     1     1
D          1     0     0
E          1     0     1
F          1     1     0
G          1     1     1

이렇게 번호를 부여하면, 4명의 직원으로 이뤄진 3개의 소그룹을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 눈에 보입니다. 세로 방향으로 1이 적힌 직원들을 묶으면 됩니다. 첫 번째 소그룹은 D E F G, 두 번째 소그룹은 B C F G, 세 번째 소그룹은 A C E G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각 소그룹에게 '4명 모두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임을 시켜 보는 겁니다.

만약 그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면, 누가 미꾸라지 직원일까요?

첫 번째 소그룹 : 불합격
두 번째 소그룹 : 합격
세 번째 소그룹 : 불합격

이것만 가지고는 답을 모르겠다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합격을 1로, 합격을 0 으로 치환하면 위의 결과값은 이진수로 101 이 됩니다. 헌데 이 번호를 가진 직원이 누굽니까? 바로 E 입니다. 따라서 E가 팀워크를 해치는 미꾸라지 직원임이 규명됩니다. 

이런 증거는 E에게는 결정적인 근거가 됩니다. 반박하기가 어렵죠. 어떻습니까? 다른 어떤 방법보다 우아하고 깔끔한 방법 아닌가요? (이 방법은 '독이 든' 포도주 병을 찾는 퍼즐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이 사례는 설명을 위해 7명의 직원으로 국한했지만, 직원 수가 그보다 크다면 게임의 수를 늘리면 됩니다. 15명이라면 4번의 게임을, 31명이라면 5번의 게임으로 누가 팀워크를 저해하는 '내부의 적'인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엄밀히 말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원래 미꾸라지 짓을 일삼던 직원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일이니까 어쩔 수 없는 한계인데, 테스트라는 낌새를 채지 않게 은밀히 게임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또 하나의 한계는 '함께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되는' 게임이나 '1명이라도 자기 멋대로 하면 실패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슨 게임이 좋을까요?

이 남아 있는 과제는 여러분이 해결하도록 맡겨 두겠습니다. 처한 상황이나 업무의 특성이 제각기 달라서 적용 가능한 게임 역시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조직의 팀워크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현명하고 독창적인 방법을 창출해 내길 기대해 봅니다.


(* 참고도서 : '누워서 읽는 퍼즐북')
(* 이 글의 내용이 약간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라고 이해하며 읽어주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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