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예지력은 형편 없다   

2011. 6. 20. 09:00



여러분의 예지력은 얼마나 됩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 일을 사전에 알아맞힐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즉 무엇이 일어날지 사전에 알아맞히는 확률이 얼마입니까? 알아맞히는 방법은 그게 직관이든 분석이든 관계 없습니다. 그리고 알아맞혀야 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 없습니다. 주가의 변동이든, 내일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A매치에서 거둘 득점이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면 모두 예지의 대상이죠.

그 일이 일어난 후에 "내가 그렇게 될 줄 알았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능력(즉 확률)을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30%? 아니면 80%? 기회가 되면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 보고 싶은데, 지금 짐작으로는 무언가를 사전에 예지해서 맞힐 확률이 적어도 10~20%는 될 거라고 사람들이 대답할 듯 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10~20%면 스스로 자신의 예지력에 대해 '겸손하게' 평가한 거라고 생각할 테지요. 하지만 과연 10~20%의 예지력(맞힐 확률)이 겸손한 수준일까요?



질문을 바꿔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예언을 직업으로 삼는 점술가들의 예지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그들에게 복채를 주면서 우리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조언을 얻으려면 그들이 어느 정도의 예지력을 가져야 할까요? 여러분과 같은 수준의 예지력이라면 그들에게 돈을 지불할 이유가 없겠죠. 아마도 여러분은 그들이 70~90%의 예지 능력이 있고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생각한다 해도 그들의 예지력이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보다는 높아야 하겠죠.

그러나 점술가들의 예지력은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지니 딕슨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용어은 심령술사인 지니 딕슨이라는 여자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그녀는 수많은 예언을 내놓았지만 적중한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적중했다고 여겨지는 예언도 따져보면 여러 가지로 해석되도록 뭉뚱그려서 이야기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가 빗나간 예언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보다는 그녀가 어쩌다가 맞힌 예언만을 머리 속에 각인시켰습니다. 그래서 지니 딕슨은 용한 점술가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죠.

우리가 우리 자신의 예지력을 실제 수준보다 높게 생각하는 이유는 '대수(大數)의 법칙' 때문입니다. 대수의 법칙이란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많으면 그 중에서 원하는 결과가 '한 두 개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그 사건이 발생할 확률 자체가 높아지는 것은 아님).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이렇게 되겠지? 아마 그렇게 될지도 몰라"란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은 그런 생각이 빗나가곤 하지만 어쩌다가 기막힐 정도로 적중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죠. 헌데 우리의 뇌는 빗나간 예언은 싹 무시하고 극소수의 적중한 예언만을 강하게 인식합니다. 그때문에 점술가의 예지력에는 거품이 잔뜩 끼게 되고(그로인해 그들에게 카운셀링 서비스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예지력을 스스로 10~20%라고 평가하는 일반인들은 그정도면 겸손한 수준이라 여기죠. 실제의 예지력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할 텐데 말입니다.

서점에 가면 천만원으로 시작해 주식으로 몇 십억을 벌었다, 젊은 나이에 부동산으로 성공했다는 책들이 사람들의 눈을 끕니다. 그 책이 일러주는 대로 실천하면 우리도 떵떵거릴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많은 돈을 벌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듭니다. 헌데 희망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맹신한다면 문제입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요? 적게 잡아도 몇 백만 명은 될 겁니다. 대수의 법칙 때문에 그 중에서 '이런이런 방법으로 성공했다'는 사람이 한 두 명 쯤은 나오게 마련입니다. 확률로 따지면 아주 작지만(예를 들어 몇 백만 분의 1 정도), 확률이 작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오로지 그가 투자에 성공했다는 사건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서점에서 그런 책들은 절찬리에 판매되고 많은 이들이 헛된 꿈을 갖고 맙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기업이 업계에서 리더로 급부상하면 모두들 그 회사가 성공한 비결을 찾기 위해 경영학자, 기자, 블로거들이 벌떼처럼 달려듭니다. 그러고는 그 회사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내어 책을 내거나 기사를 씁니다. 그 회사처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죠. 이때도 우리는 대수의 법칙이 부리는 장난이 아닌지 의심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리더로 올라설 수 있는 기업은 얼마되지 않기에 그 회사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리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알고보면 별것 없는데도(다른 회사가 별 차이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대수의 법칙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만을 바라보지 말고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그 사건의 발생확률을 실제보다 높게 인식하도록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지 매번 의심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회의주의자가 되는 것, 그것이 숱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잡스러운 오보가 날뛰는 세상에서 의사결정의 중용을 잡아가는 자세입니다. 우리의 예지력이 형편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분이 좀 나빠도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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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를 이기는 전술   

2010. 8. 26. 09:00

'가위바위보'라는 게임의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이 나오더군요. 바로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방법에 관한 짧은 내용이었습니다. 알다시피 가위바위보는 제로섬 게임인데, 확률적으로 각각이 이길 확률은 균형을 이루고 있죠. 그래서 상대방이 무엇을 낼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무작위적으로 가위, 바위, 보를 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무작위적으로 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이 심리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가위바위보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 있다면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죠? 물론 매번 이길 수는 없겠지만, 약간의 확률적 이득이 장기적으로는 '가위바위보'의 달인으로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상대방보다 늦게 낸다는 속임수를 제외하고, 몇 가지 방법을 세계가위바위보협회(http://www.worldrps.com  정말 이런 협회가 있는 줄은 책을 보고 알았지요)에서 소개합니다.

나중에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때 이 방법을 써보세요. 매번은 아니더라도 가위바위보 잘한다는 소리는 들을 겁니다. 물론 좀 숙달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 


1. 상대방이 남자이고 초심자일 땐 '보'를 내라.
남자들은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자신의 의지와 힘을 자신도 모르게 표현하기 때문에 게임의 첫판에 '바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가위바위보에 대해 '전문가'가 아닐 경우에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를 내는 것이 이길 확률이 크죠.

2. 상대방이 전문가일 땐 '가위'를 내라.
만일 상대방이 가위바위보를 잘하는 사람이고 그사람이 나를 초심자로 안다면, 위의 1번 전술을 거꾸로 적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사람은 내가 '바위'를 낼 줄 알고 '보'를 낼 테니, 내쪽에서 그걸 반격하여 '가위'를 내면 상대방을 이기게 되겠죠.

3. 상대방이 연속해서 무엇을 두 번 내는지 살펴라.
만일 상대방이 가위를 연속적으로 낸다면(그래서 나와 두번 비겼다면) 그는  세번째 판에는 가위를 내지 않고 보나 바위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예상 가능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싫어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여러분은 다음 판에서는 '보'를 내는 것이 유리하겠죠.

상대방이...
가위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보'를 내라
보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바위'를 내라
바위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가위'를 내라

4. 무엇을 내겠다고 미리 알려라.
예컨데 '이번에 나는 가위를 낼 거야'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무엇을 낼까요? 아마도 그는 '바위'를 내지 않고 '보'를 낼 겁니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말을 바꿔 '보'를 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선언한 대로 '가위'를 내면 상대방이 낸 '보'를 이길 수 있죠. 이긴 다음엔 "거봐, 내가 가위 낸다고 했잖아."라고 덧붙이면 좋겠죠? ^^

5. 잘 모를 땐 '보'를 내라.
사람들의 가위바위보 패턴을 분석해 보니, 가위를 낼 확률이 29.6%라고 합니다. 이론적인 확률치인 33.3%보다 조금 작지만, 그 작은 확률 차이가 상대방의 가위바위보 전술을 모를 땐 매우 유용합니다. 상대방이 가위보다는 '보'나 '바위'를 낼 확률이 조금 높기 때문에, 여러분의 최선의 전술은 '보'는 내는 것입니다. 이 확률은 세계가위바위보협회에 근거한 것입니다.

일본의 수학자 미츠이 요시자와가 725명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바위가 35%, 보가 33%, 가위가 31%였다고 합니다(합쳐서 100%가 되지 않는 이유는 반올림 때문인듯).


위에서 모두 5개의 '이기는 전술'을 소개했는데, 세계가위바위보협회의 사이트(http://www.worldrps.com/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256&Itemid=100002)에 가면, 소개하지 않은 3개의 전술이 더 있으니 살펴보기 바랍니다.

가위바위보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는 게임에도 심리가 의외로 깊숙이 관여합니다. 그래서 게임은 심리 싸움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오늘 점심 내기로 동료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 보세요. 위의 전술을 이용한다면 공짜 점심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물론 이 포스트의 내용을 혼자만 알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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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도에 대하여 고객들이 매우 불만인 상태입니다. 고객의 불만은 제품의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연히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겠죠. 경영진은 고심 끝에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한 제도(예를 들어 무상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죠.

제도를 실시하고나서 고객만족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더니, 다음과 같이 예전보다 만족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만족 불만족  합계  '만족'의 비율 
 기존 11   59  70  0.16
 제도 실시 후 23  63  86  0.27
 합계 34  122  156  

이 표를 보고 경영진은 '우리의 무상보증기간 연장 제도가 고객만족을 향상시켰다'란 결론을 내리고 성공을 자축할 겁니다. 보다시피 만족의 비율이 0.16에서 0.27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뻐하기엔 이릅니다. 모든 고객을 다 조사할 수 없어 표본을 사용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유의하지 않은지 판단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순전히 우연에 의해서 위와 같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유의성 여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통계적인 테스트 방법을 '사분법 테스트'라고 합니다. 이 방법은 '검사의 크기값'를 구한 다음에, 검사의 크기값이 3.84보다 작으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3.84보다 크거나 같으면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정하는 방법입니다.

검사의 크기 < 3.84    : 유의하지 않다
검사의 크기 ≥ 3.84   : 유의하다

그렇다면, 검사의 크기는 어떻게 구할까요? 구하는 방법이 좀 복잡합니다. 표의 값을 알파벳 소문자로 대치해서 공식을 적어 보겠습니다.

   만족 불만족  합계   
 기존 a b c
 제도 실시 후 d e  
 합계 g h i  

검사의 크기 = {(i-1)*(a*e-d*b)^2}  / (g*h*c*f)

이 공식에 의해서 위의 예에 대한 검사의 크기를 구하면 2.74 입니다. 이 값은 3.84보다 작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만족을 위해 실시했던 제도가 언뜻 보기엔 만족도를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다가 우연에 의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말하면, 3.84란 값은 우연에 의해 발생할 확률(이를 p-value라고 함)이 5%일 때의 값입니다. 우리가 보통 95% 신뢰도라고 이야기하면 5%보다 같거나 작은 오류를 수용하겠다는 뜻이죠. 검사의 크기가 3.84보다 작으면, 우연일 확률이 5%보다 커지기 때문에 95% 신뢰도에서는 '유의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죠.

단순하게 '만족'의 비율이 커졌다고 해서 제도나 조치가 효과가 있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사례가 보여줍니다. 위와 같은 '사분법 테스트'를 통해서 제도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꼭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오류를 범할지도 모르니까요.

오늘의 포스팅은 좀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공식을 넣어놓은 엑셀 파일을 첨부하니, 활용하기 바랍니다. 숫자만 집어 넣으면 됩니다. ^^
(*참고도서 : '알을 낳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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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OOO에 대해 아십니까? 워낙 알려진 것이라서 당연히 아시겠죠?"

이렇게 '당연히 알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묻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OOO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이런 질문을 받아도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잘 모른다면 꽤나 당혹스러울 겁니다. 상대방이 '나'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여러분을 테스트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라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게 OOO에 대해 모르는 '바보'로 보일 가능성을 염려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질문자가 무작위로 OOO에 대해 묻는다면 여러분이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직감적으로 'OOO에 대해 알 확률이 곧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같다'고 생각할 겁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OOO를 알 확률

그러나 이 식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OOO에 대해 알아도 설명을 잘 하지 못해서 '이 사람이 과연 아는 걸까?'라고 오해를 살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OOO에 대해 모르면서도 아는 체를 잘 해서 '이 사람은 OOO를 잘 아는구나'라고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알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모르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이 식은 완전한 것일까요? '알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들여다보면 'OOO에 대해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OOO에 대해 알 확률'을 곱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르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OOO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OOO에 대해 원래 모를 확률'을 곱한 것이죠. 

이와 같이 계산되어야 하는 이유는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다음과 같이 구체화됩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알 확률
                             +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모를 확률

기호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똑똑이) =   P(똑똑이 | 안다) * P(안다) 
                 + P(똑똑이 | 모른다) * P(모른다)

     단, P(안다) = 1 - P(모른다)
     P(X|Y)는 Y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X가 발생할 확률을 의미함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OOO에 대해 알 확률이 무작위로 주어진다면(즉 OOO에 대해 모를 확률 역시 무작위로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P(똑똑이 | 안다)와 P(똑똑이 | 모른다)를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P(똑똑이 | 안다)는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이므로 자신이 알고 있음을 상대방에게 확실히 전달하고 '각인'시켜야 그 크기가 커집니다. 알고 있으면서 설명을 잘 못하는 바람에 '바보'로 오인 받으면 안 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OOO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똑똑이 | 모른다)는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이므로 상대방에게 무지를 감추고 이것저것 되는 대로 끌어다가 어물쩍 넘어가는 전략을 취해야 그 크기가 커질 겁니다.

수학식을 동원하면서 장황하게 서술한 이유는 이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똑똑한 척하기보다 모르는 척하기가 더 어렵다"....나심 탈렙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받을 때나 화두가 던져질 때 모르는 척하면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르는 척하고 있으면 바보로 보일까 두렵기 때문에 P(똑똑이 | 모른다)를 높이려 하고, 또한 자신이 알고 있음을 알리고 싶은 욕망 때문에 P(똑똑이 | 안다)를 높이려고 은연 중에 애를 씁니다. 

이러한 본능적인 욕구는 현상을 냉철하게 보지 못하게 만들어서 '과도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모르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현상을 자신의 관점만으로 해석합니다. 아는 것을 알리는 데에, 모르는 것을 감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눈에 들어옵니다.

실패한 의사결정의 대부분은 '똑똑한 척'하는 데에서 발생한 것은 아닐지 되돌아 볼 일입니다. 개인이 주식 투자를 할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이 아는 정보를 과대평가하거나, 해당 주식에 대한 무지를 과소평가해서 주식을 매수/매도한 적은 없었나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CEO가 사람들에게 '위대한 경영자'로 보이기 위해서, 아는 정보를 뻥튀기하거나 무지를 감추려고 사업을 강행/축소하는 일은 없었나요?

'내가 똑똑이로 보이느냐, 바보로 보이느냐'는 사업이나 의사결정의 성공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런 심리적 장애물을 걷어내고 현상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안다고 생각한 내용을 재검토하고, 자신의 무지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태도가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모르는 척'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똑똑이'는 아닐까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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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확률이 "10분의 1" 인 게임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 게임을 이렇게 제안합니다. 


이 게임을 하려면 100 만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이기기만 하면 1000 만원을 딸 수 있습니다. 어때요, 한번 해 보시지요?



구미가 당기는 제안인가요? 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은 10분의 1이니 10 번에 한 번 꼴로 이기는 게임이겠지요. 그래서 여러분은 머리 속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할지도 모릅니다.


10 번 게임을 하는 데 드는 비용 = 100 만원 * 10번 = 1000 만원
한 번 이기면 딸 수 있는 금액 = 1000 만원

∴ 잃어봤자 본전이니, 게임을 해보자!


그러나 수치로 나오는 확률과 실제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이길 확률이 10분의 1 이라고 해서 10 번 게임을 하면 적어도 한 번은 이긴다고 장담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10번 게임을 해서 모두 질 확률이 35%나 되기 때문입니다.


10번 게임을 모두 질 확률 = (9/10)의 10제곱 = 약 35%


35% 라는 수치는 꽤 높은 확률이어서, 쉽게 1000 만원을 몽땅 털릴 위험이 크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10번 게임해서 적어도 한 번 이상 이길 확률이 65%이고, 운이 좋아서 2번 이상 이길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분은 꽤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성공할 확률이 작고 비용 부담도 크지만 성공하게 되면 '대박'이 터지는 사업이나 투자가 있습니다. 그런 사업이나 투자를 여러 번 한다고 해서 '한 번은 성공할 거니까 몇 번 실패해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습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서 '쪽박'을 찰지 모르는 일입니다.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성공확률이 작은 '대박 투자'를 여러 번 하려고 하지만(과거의 벤처 캐피탈리스트들), 현명한 사람은 성공확률이 높은 투자만을 엄선할 줄 압니다. 투자와 사업의 성공은 '성공확률에 있는 것'이지 성공했을 때에 주머니에 들어올 돈의 규모에 있지 않습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머리 속으로는 잘 알아도 주식 투자나 전략을 실행할 때 이 교훈을 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성공확률이 작고 비용부담이 크지만 일단 성공하면 대박이 터지는,일명 '모 아니면 도' 방식의 투자나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라면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올바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대박 투자는 쪽박의 지름길일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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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면 약 1억 달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CEO라면 이런 말을 듣고서 "그래? 그렇다면 그 프로젝트를 당장에 시작해야겠군" 이라고 의사결정 내리겠습니까?

"전 보물선이 아니랍니다. 그저 황포돛단배일 뿐"


위에서 말한 1억 달러라는 값은 말 그대로 '기댓값'입니다. 기댓값이란 알다시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각각의 확률과 곱하여 합산한 값을 말합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100을, 뒷면이 나오면 50을 얻는다면 기댓값은 100 * (1/2) + 50 * (1/2) = 75 가 됩니다.

헌데, 기댓값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거나 일부러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각각의 경우에서 얻을 수 있는 값과 확률을 조작해서 얼마든지 기댓값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할 확률이 아주 미미해도(0에 가깝더라도) 그때 얻을 수 있는 값을 높여 버리면, 기댓값은 덩달아 높아집니다.

약 1억 달러라는 기댓값은 다음과 같은 확률 계산을 토대로 산출됐을지 모릅니다.

성공확률 : 1%
실패확률 : 99%

성공할 때의 수익 : 1,000 억 달러
실패할 때의 수익 : - 100 만 달러

기댓값 = 1% * 1,000 억 달러 + 99% * (-100 만 달러) = 약 1억 달러

한 마디로 눈속임이죠. 실패확률이 99% 라는 말은 거의 확실하게 실패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100 만 달러 만큼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 뻔한데도, 성공할 때 얻을 수익을 크게 설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댓값을 높게 보이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생각이 있는 CEO라면 "1억 달러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끝나면,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 실패할 확률, 그리고 성공과 실패의 경우에 얻을 각각의 손익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 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댓값만 믿고 '올인'하는 오류에 빠지죠.

위의 예는 극단적인 예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왕왕 발생합니다. 10 여년 전에 동해에 빠진 보물선을 건져 올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업체(동아건설)가 있었습니다. 동해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이 역시 확실하진 않지만)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6200t급 철갑 순양함 도미트리 돈스코이호가 바로 동아건설이 노리던 보물선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보물선 인양은 물 건너 간 이야기인 듯 합니다.

2000년 당시, 동아건설은 보물선을 인양하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하며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퇴출 위기에 몰려있던 동아건설은 보물선을 이슈화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요. 실패할 확률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실패했을 때 입게 될 손실은 입도 뻥긋하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에이, 설마 투자자들이 바보도 아닌데 그런 허무맹랑한 제안에 속겠어요?" 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개인투자자들은 그리 현명하지 못했습니다. 315원이던 주가가 3265원으로 10 배 이상 급등했다는 게 바로 투자자들이 속아 넘어갔다는 증거입니다. (후에 동아건설 주가는 폭락하고, 회사는 매각됐지요)

기댓값에 기대를 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의사결정은 없습니다. 기댓값은 성공의 확률이 어느 정도 보장돼야 의미가 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보물선으로 주가 띄우기 이벤트'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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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을 들고 다니는 사나이   

2010. 2. 22. 09:49

주사위를 10번 던졌더니 이상하게도 10번 모두 6 이 나왔다고 해보죠. 어떤 사람이 11번째 던졌을 때 나오는 숫자를 맞히면 그 숫자에 1만원을 곱한 금액을 당첨금으로 주겠다고 할 때(예를 들어, 4가 나올 것을 맞히면 4만원을 딴다), 여러분은 어떤 숫자를 선택하겠습니까?


많은 이들이 6이 아닌 다른 숫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10번째까지 6이 연달아 나왔는데 11번째까지 6이 나오는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10번째에 6이 나온 사건과 11번째에 6이 나올 사건은 확률적으로 ‘독립적인’ 상황입니다.

주사위는 결코 10번째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단지 사람만이 그걸 기억할 뿐이죠. 확률의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11번째 시도에도 6에 걸어야 함이 옳습니다. 6이 나올 확률은 1/6로 다른 숫자의 경우와 동일하면서도 당첨금은 6만원이고 기대값은 1만원(=6만원*1/6)으로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수학 저널리스트인 마틴 가드너가 이러한 '오해'를 비꼬아서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나이가 누군가 비행기에 폭탄을 휴대하고 탑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스스로 뇌관을 제거한 폭탄을 가방에 넣고 다녔다고 합니다. 

보안검색이 심한 비행기에 폭탄을 가지고 타는 승객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발생하기 어려운데다가, 폭탄을 가진 승객이 두 명이나 탑승하는 것은 더욱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의 생각이 일리가 있어 보이나요? 잘 생각해 보면, 자신이 폭탄을 가지고 다니는 것과 다른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것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폭탄을 가지고 다니는 사나이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행동하진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규사업을 전개하려 하는데, 타사들이 그 사업을 시도했다가 번번이 실패했다고 해보죠. 신규사업을 시작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타사가 실패를 계속 했으니 이번에는 성공할 거야, 혹은 우리도 역시 그들처럼 실패하고 말 거야' 라고 단순하게 판단하여 신규사업을 전개하거나 접어 버리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전략적 의사결정에 있어 이와 같이 타사의 경험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주사위를 던져 가부를 결정하는 일보다 못합니다. 성공할 건지 실패할 건지의 확률은 신규사업의 컨셉과 전개해 나가는 노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타사의 경험이 이미 결정해 놓은 것은 아닙니다. 

시장과 고객은 변하기 마련이고 타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타사와는 엄연히 다른 독립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때는 '주사위가 10번째의 결과를 기억하지 못하고 11번째의 시도를 시행'하듯 해야 합니다. 타사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물론 있지만, 그것에 얽매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요.

한참 블루오션이 화두였을 때 레드오션인 산업으로 진출하면 백전백패할 확률이 크다는 생각이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서브웨이는 햄버거가 가지기 어려운 웰빙 이미지로 미국의 패스트푸드 산업을 장악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즐거움이라는 차별적 서비스로 기존 항공사를 앞서 나갑니다. 치열한 출판시장에서 룰루닷컴은 자비출판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타사의 성공과 실패 확률을 기초로 판단했다면 결코 생겨나지 않았을 기업들이죠. 기업이든 개인이든 선택은 언제나 스스로의 몫입니다. 다른 기업,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겁게 폭탄 하나씩 들고 다녀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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