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책을 낸지 이제 2년이 넘었습니다. 적어도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용어는 들어본 적이 있다는 분들을 예전보다 많이 만나는 걸 보면, 제 책이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를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 분들을 만날 때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각자 다르게 이해하는 것 같아 그 뜻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나중에 '시나리오 플래닝' 개정판이 나오면 이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도 되겠지만, 블로그 공간을 빌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3가지를 바로잡아 볼까 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학이 아니다
여러분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으면 무척 당혹스러울 겁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나 산업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내가 OO에 집을 사려는데, 괜찮을 거 같나요? 시나리오 플래닝하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아주 당황스러운 질문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미래를 예견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미래학(未來學)과 동일시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결코 미래학(Futurology)이 아닙니다. 엘빈 토플러나 존 나이스비트와 같은 미래학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일반인들은 미래학을 친근하게 받아들였지요.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나 '권력 이동'과 같은 책이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미래학에 열광했습니다.

미래학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미래학은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학은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죠. 우리가 막연하게 불안하게 생각하는 미래를 확실한 모습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의 행동이나 판단에 기여하기 위한 학문이 바로 미래학입니다.

미래학이 이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작은 요인에 집중합니다. 즉 '트렌드'를 발굴하는 과정을 거치는 거죠. 문헌 연구, 전문가 인터뷰, 데이터 분석 등의 스킬을 동원해서 미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 변하지 않는 몇 가지 키워드를 찾아냅니다. 미래엔 지식노동자들이 대접 받을 거라든지,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될 거라든지 등이 미래학의 아웃풋들입니다.

이와는 달리,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이 큰 요소가 무엇인가에 관심을 둡니다. 왜냐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나리오 플래닝 과정을 하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작은 요인인 트렌드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될 수도 저렇게 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큰 요인이 시나리오 플래닝의 주재료입니다.

애당초 시나리오 플래닝은 확실한 모습을 전달하기 위한 기법이 아닙니다. 대신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우리의 미래가 여러 개의 시나리오로 펼쳐질 수 있음을 제시하죠. 미래학자들은 가능성이 가장 큰 미래만 제시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여러 개의 시나리오가 동일한 가능성을 지닌다고 말합니다. 미래학자들은 확실하게 ‘이렇게 미래가 펼쳐지리라’ 이야기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은 확언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여러 시나리오들에 대비하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적이고 가치입니다.

정리하면, 미래학은 트렌드에 집중하고, 반면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에 집중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를 다룬다는 점에서 미래학과 통하는 면이 있지만 결코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로 소개되는 피터 슈워츠가 미래학자로 불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죠. 그의 예견이 딱 들어맞은 게 아니라, 그가 만든 여러 시나리오들 중에 하나가 적중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를 미래 예측의 대가로 여기니까 말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과 미래학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바랍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기적 위기경영이 아니다
어느 날 신문을 보니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경영의 방향을 수시로 점검하겠다' 라든지, '시나리오 경영으로 위기를 타개하자'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기업들이 이제 예측 관행을 버리고 드디어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아주 반가운 마음이 들더군요.

그런데 과연 어떻게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전략을 수립했는지 알아보려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취하면, 하나같이 이런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금시초문인데?” 혹은 “그냥 선언적인 이야기일 뿐이야'라는 소리들입니다. CEO 혼자만의 아이디어이거나, 조직에 위기감을 불어 넣으려고 시나리오라는 단어의 어감을 활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반갑다가도 그런 말을 들으면 힘이 빠집니다.

그 중 더욱 애석한 대답은 시나리오 플래닝을 긴축경영과 동의어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시나리오에 따라 전략을 별도로 마련하여 대응하는 게 시나리오 플래닝의 의미임을 알지 못합니다. 비용을 감축하고 인력을 줄이고, 계획했던 투자안을 일단 보류부터 하고 난 다음에,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자는 뜻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이나 시나리오 경영을 언급합니다. 위기 극복보다 그저 찬바람을 피하려고 몸을 움츠리려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컨틴전시 플래닝을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컨틴전시 플래닝은 매우 중대하고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하는 과정입니다. 반면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이 큰 환경변수들이 미래에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를 '그리는' 과정입니다. 모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기법이라서 언뜻 보면 비슷한 듯 하지만, 사고의 전개는 아주 다르죠.

컨틴전시 플래닝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고 난 후의 처리/대처방안에 무게중심을 두는 과정인데 반해, 시나리오 플래닝은 현재에서 미래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펼쳐질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데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컨대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후속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논하는 과정이 컨틴전시 플래닝이죠. 반면 시나리오 플래닝 관점에서는 공장의 화재는 불확실성을 내포한 하나의 변수로 간주될 뿐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단기적인 롤링(Rolling) 플랜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모 회사가 3개월 혹은 6개월 단위로 경영전략을 수정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시나리오 경영은 시나리오 플래닝과 별로 관련이 없습니다. 그저 '단기 롤링 플랜'일 뿐이죠. 거창하게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이름을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5년 정도의 장기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조직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다룹니다. 짧게 잡아도 2~3년 후의 미래를 상정하지요. 3~6개월의 단기적인 이슈는 시나리오 플래닝 관점에서는 매순간 변하는 주가 그래프에 불과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긴축경영, 컨틴전시 플랜, 단기 롤링 플랜과 같이 위기경영의 도구로 잘못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발등에 떨어진 불만 열심히 끄는 단기적 경영 관행이 고질병이 되고 맙니다. 불을 끄느라 발을 휘젓다가 다른 곳에 불이 옮겨 붙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보통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 문장 속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남들이 허겁지겁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고 할 때, 차분하게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에게만 위기는 기회가 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위험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생존전략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집단지성'이 아니다
모 증권회사에서 이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단말기를 통해 주어진 주제에 대해 답을 하면 즉석에서 투표결과가 나오는데, 이렇게 집단지성을 통해 미래예측을 하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이다"라고 말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다루는 논문이나 도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정의였습니다. 투표해서 많이 나오는 쪽으로 예측을 하는 게 과연 시나리오 플래닝일까요? 참가자들 대부분이 경제 회복 시기를 향후 2년으로 내다 본다고 해서 진짜 그렇게 될까요?

시나리오 플래닝은 집단지성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원래 집단 지성이란 말은 특정 문제에 대해 개인에게서 나타나지 않는 해결능력이 집단에서 창발한다는 개념입니다. 전문가들이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집단지성일까요? 그저 집단예측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을 여러 명 모아서 투표하는 일 따위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은 전혀 신뢰성이 없습니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죠. 불황일 때는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호황일 때는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전문가들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 투표 등의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으로 잘못 인식할까 염려됩니다.



요컨대 시나리오 플래닝은 확실한 미래만을 전달하는 미래학이 아닙니다. 또한 긴축경영, 컨틴전시 플랜, 단기 롤링 플랜과 같이 위기경영의 도구도 아닙니다. 단기적인 위험을 집단지성으로 포장된 손쉬운 방법을 써서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이 추구하는 생존전략은 아닙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이 미래를 훤히 예측해 주리라,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묘책을 만들어 주리라는 기대를 갖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주면 시나리오 플래닝을 업으로 하는 컨설턴트인 저야 좋겠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이 단 하나의 해법, 단 하나의 예측 결과를 제시하는 도깨비 방망이라고 소개할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적과 목표는 소박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불확실함 그 자체로 인정하고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래의 적응력을 높여주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은 예측이 제공하지 못하는 효용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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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성공 여부는 환경의 변화 방향을 옳게 파악하는 데에 달렸음을 누구나 압니다. 영화 '백투더퓨처'에 나오는 악당이 과거에서 훔쳐온 '스포츠 연감'으로 떼돈을 벌었듯이, 미래의 모습을 털오르라기 하나까지 훤히 들여다 보는 능력이 있다면 시장을 한순간에 장악할 경쟁력을 갖출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불확실해서 그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는다는 데 있습니다. 누구나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하지만, 예측하려 하면 할수록 미래는 손에 쥐면 빠져나가는 물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를 탐색하는 일을 그만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예측하지 말라는 뜻이죠. 미래를 하나의 확실한 모습으로 확정지으려는 예측보다는, 불확실성이 낳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에 집중하고 그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명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탐색해야 하겠죠.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는 일은 ‘사금(沙金) 캐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금 캐기는 강 밑의 모래를 한 가득 체로 떠서 필요 없는 것들을 물에 흘려 보내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금만 세심하게 채취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이처럼 의사결정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환경의 변수를 모두 끄집어 낸 다음에 적절치 않을 것들을 제거하고 정제하는 것이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관련 있다 싶은 모든 것을 ‘마구’ 생각해 낸 다음에 하나씩 골라내는 것이 성공 포인트입니다. 금 덩어리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사금 조각들이 적어도 수백, 수천 개가 모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러분이 환경의 변화를 탐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상식을 경계해야 합니다. 시금치가 철분이 많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철분 함량을 논문에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생긴 오해인 것처럼, 상식 중 많은 것들이 사실과 다릅니다.

정부와 기업의 자발적인 탄소 배출 억제 노력이 성공을 거둬서 온난화의 위험을 막으리라 기대하겠지만, 인간의 힘으로 중지시킬 수 없는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변화동인을 규명할 때 여러분의 상식은 선입견으로 돌변합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여러분의 상식을 다시 검토하기 바랍니다.

둘째, 트렌드 중 많은 것들이 역(易)트렌드와 쌍을 이룸을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보급으로 인해 중개자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소위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가 대세가 된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개자들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정보가 홍수를 이루면서 ‘좋은 선택’을 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기 때문에 가격 비교 사이트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중개자들이 출현하는 ‘재중개화(re-intermediation)’ 현상이 역트렌드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 환경의 변화라고 인식될 때마다 반드시 그것과 반대되는 현상이 존재하는지 검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 책상을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야 합니다. 환경의 변화를 탐색하면서 아이디어의 빈곤에 시달리게 됩니다. 바로 그럴 때가 책상을 박차고 나갈 때입니다.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신약 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100명이 넘는 전문가와 인터뷰하고 토론을 벌여 잠재적인 환경변수 목록을 작성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러분은 경영진과 전문가 집단의 아이디어로부터 풍부한 환경변수의 풀(pool)을 구축하기 바랍니다.

넷째,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영역도 탐색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두운 밤길을 가다가 무언가를 잃어버렸다고 해보십시오. 가로등 아래는 환하지만 다른 곳은 아주 캄캄할 겁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게 가로등 아래를 위주로 살펴보게 될 겁니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 잃어버린 물건이 떨어져 있을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평소에 잘 알고 익숙한 영역만을 집중해서 환경의 변화를 찾으려 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환경의 변화는 관련 산업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부에서 발생하여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출판업자라면 환경문제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삼림의 파괴로 나무가 사라져 종이값이 폭등하면 도서 원가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수익성이 악화시킵니다. 따라서 환경 파괴는 중요한 환경변수 중 하나가 돼야겠지요.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피에르 왁(Pierre Wack)은 ‘말[馬]의 시각’으로 환경을 바라보라고 조언합니다. 말의 눈은 머리의 양 옆에 달려 있어서 앞쪽보다는 가장자리의 초점이 더욱 명확합니다. 이처럼 환경의 변화를 탐색할 때는 익숙한 것만 바라보지 말고 시각을 확대해서 주변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열심히 ‘곁눈질’해야 함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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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몇 기업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합니다. 미래에 벌어질 여러 가지 상황(시나리오)들을 두루 그려보고, 각 상황에 맞는 대응전략을 미리 수립해 두는 것이 최선임을 기업들이 깨달아 가기 때문입니다. 예측으로 미래를 하나의 숫자나 상황으로 규명해 내려는 노력이 소용 없고 부질 없음을 서서히 알아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 플래닝에서 가장 예술적인 단계이면서 필수적인 단계가 바로 '시나리오 라이팅'입니다. 시나리오 라이팅이란 말 그대로 미래의 각본을 쓰는 과정으로서 소설가나 드라마 작가가 되어 미래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연말이 되면 미래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이 서점에 쏟아져 나오는데, 그런 책들 중에서 아무거나 펼쳐 보면 마치 미래의 일이 현실로 일어난 듯 이야기로 풀어가는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는 머리 속에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소설 형식으로 쓸 수 있고, 신문이나 방송의 기사처럼 공식적인 톤으로 서술할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형식은 핵심이슈가 가지는 긴급함과 중요성, 조직 구성원들에게 미칠 효과 등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설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왜 써야 할까요? 바로 2가지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미래의 시나리오가 우리의 사업과 미래의 사업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이미지로 인지시킬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그들이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몰입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무미건조하고 막연한 예측 데이터가 아니라, 피부로 느끼는 이야기를 통해서 ‘아,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는 맥락을 인식시키고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집결시킬 수가 있죠. 숫자나 그래프로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둘째,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환경요인을 자연스럽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는 회사가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 김치냉장고를 사게 될 것인가’에 관련해서 시나리오를 수립했다고 가정해 보죠. 시나리오를 쓰다보면 김치냉장고의 판매와 관련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사고의 폭이 넓어집니다.

그래서 김치냉장고가 김치 저장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될 거라든지, 기능적인 우수함보다 인테리어적인 디자인을 더 선호하게 될 거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죠. 이렇게 되면 보다 효과적인 대응전략 수립이 가능해집니다.

시나리오를 잘 쓰려면 줄거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요인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사전 작업이 필요합니다. 보통 이런 과정을 '인과분석'이라고 하죠(시스템 다이나믹스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나리오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운 소설 형식으로 쓰거나, 신문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듯이 쓸 수도 있습니다. 또는 위대한 예언가를 등장시켜서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을 경고하는 방식도 취할 수 있죠. 아니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연극이나 영화처럼 역할극의 형태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가장 좋은 형식인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형식과 문체라면 상관없습니다. 가장 무난하게 사용되는 시나리오 형식은 신문이나 방송의 기사체입니다. 기사체의 글은 시나리오의 내용과 시사점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이해시키는 장점이 크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권장합니다. 소설 형식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글이 유치해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읽는 독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맙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첫째, 시나리오 제목을 짓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제목만 들어도 어떤 시나리오인지 머리 속에 그려질 정도로 시나리오의 의미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제목이어야 합니다.

둘째, 시나리오 제목의 길이는 짧을수록 좋습니다. 가능한 한 10자 이내가 적절합니다. 셋째, 드라마틱한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해서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무미건조하게 미래를 서술하는 것보다 ‘내일의 뉴스’를 미리 접하는 것처럼, 또는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미래의 광경을 직접 목격하는 것처럼 시나리오를 그리기 바랍니다.

넷째, 문장은 일반적으로 현재형 시제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시나리오는 분명히 미래의 이야기지만, 바로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재의 일로 인식시키려면 생생한 현재의 언어로 시나리오를 기술해야 합니다. 다섯째,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을 적절하게 배합하기 바랍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좋은’ 미래는 아닙니다.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바랍니다.

시나리오는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시나리오에 쉽게 몰입됩니다. 몰입된다는 말은 미래를 예행연습한다는 뜻이고, 예행연습은 실수를 줄이고 성공의 확률을 높여줍니다. 사실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서로 배치되는 주요 상황들을 이야기로 그려봄으로써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은 복잡한 시스템이나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 재미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야기꾼이 되어 사람들을 이야기 속에 '푹 빠지게' 만들 수만 있다면 첨단기업도 못 따라올 '미래 대비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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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은 항상 틀린다   

2010. 12. 7. 09:00


오늘은 예측의 한계에 대하여 말씀 드릴까 합니다. 예측은 미래를 대비하는 데 사용되는 기법들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예측은 별도의 정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인간의 삶에 깊게 뿌리를 내린, 제 2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죠.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게 매일 예측을 할 겁니다. 도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할지, 어제 산 주식이 오를지, 나의 제안을 상대방이 수용할지 등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예측을 자동적으로 수행....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튜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MVBjo63WsSM

* 슬라이드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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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은 빛과 형태를 민감하게 인식할 수 있는 정교한 신체기관입니다. 하지만 눈의 모든 부분이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눈의 가운데 부분은 물체의 색과 세부 형태를 잘 인식하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만 잘 봅니다.

반면에 눈의 가장가리 부분은 먼 곳에 있는 희미한 물체의 빛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운전을 할 때 앞을 주시하면서 양옆에서 끼어드는 차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 천문학자들은 희미하게 보이는 별들의 모습을 관찰하려면 똑바로 보지 않고 다른 것을 보는 척하면서 눈의 가장자리로 보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태양을 맨눈으로 직접 보면 위험합니다. ^^


왜냐면 초점을 맞추고 똑바로 보면 눈 가운데로 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하면 별빛이 희미해서 오히려 관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측법을 간접관측법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미래의 불확실성을 바라볼 때도 간접관측법을 써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관측법이 바로 시나리오입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멀리 포괄적으로 탐색하기 위한 시나리오란 무엇일까요?

보통 시나리오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각본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미래학에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상황 그 자체’를 말합니다. 불확실성에 따라서 이렇게 될 수도 있고 저렇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인정해서 각각의 경우를 모두 대비하기 위한 게 시나리오죠.

여러분이 시나리오적 관점을 수용하려면 제일 먼저 아무도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인드 셋입니다. 시나리오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인간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죠.

예측은 숫자로 표현되는 예측치 자체에 집중하지만, 시나리오는 미래의 스토리를 기술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리고 예측은 기껏해야 1, 2년의 미래를 맞히려고 노력하지만, 시나리오는 보다 먼 미래에 발생하게 될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발생 가능한 스토리를 모두 찾아내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는 것에 그치는 반면에, 시나리오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미래의 시나리오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나리오 플래닝이라고 말합니다. 요즘처럼 급박하게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점에 적합한 전략기법입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는 예측과는 달리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많은 분들이 ‘상황이 어려워졌으니 허리끈 졸라매고 열심히 뛰어보자’고 캠페인을 벌이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써먹은 탓에 더 이상 구성원들을 감화시키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조직의 가치보다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시대의 흐름 때문에 강압적인 지시는 먹히지 않죠. 시나리오는 이때 빛을 발합니다. 시나리오는 이야기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변화의지의 불꽃을 발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교에서 간염이 유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학교 당국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서 어떤 심리학자가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검진을 받고 나오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첫 번째 그룹에게는 간염의 증상을 상당히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설명했고,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근육통, 무기력, 악성 두통 등과 같이 쉽게 증상이 이해되도록 설명을 해줬습니다.

3주가 지나고 나서 심리학자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신이 간염에 걸렸을 확률이 얼마나 되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결과 증상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던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이 간염이 걸렸을 확률을 높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은 시나리오의 효과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통해 불확실성과 위기를 이미지화해서 머릿속에 그리도록 하면 행동의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5%냐, 10%냐 하는 숫자로 미래를 이야기하는 예측으로는 절대로 변화의지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불확실함을 인정하고, 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로 미래를 관측해야 합니다. 숫자가 아니라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희미하게 반짝이는 미래를 보다 잘 관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라욱스만은 “미래를 꿈꾸는 자만이 거기서 오는 미약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종이와 펜, 상상력과 전략적 사고력, 그리고 미래를 탐구하려는 욕망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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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강 이쪽 편에서 오두막을 짓고 아내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을 깨어보니 아내가 사라져 버린 걸 발견합니다. “어찌된 일일까?” 여러분은 당황하여 맨발인 것도 모르고 강가로 달려갑니다.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강 건너편에서 푸른 옷을 입은 누군가가 배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담박에 그 사람이 아내임을 알아차립니다. 아내는 평소에 푸른 옷을 즐겨 입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무슨 일로 아무런 말 없이 새벽에 강을 건너 간 걸까요?


강 사이에는 2개의 작은 섬이 있고, 각기 조그마한 마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섬들을 훑어 보면서 아내가 어떤 경로로 강을 건넜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섬 마을에 사는 총각들이 미인으로 소문난 아내에게 평소 흑심을 품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혹시 아내가 그 중 누군가의 유혹에 넘어간 것 아닐까? 아내는 그 섬 중의 하나를 거쳐서 누군가와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간 걸까? 아니면 강 건너에서 미리 기다리는 남자를 만나러 곧장 배를 저어 간 걸까?’ 아내와 다른 남자가 같이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로 여러분은 비명을 지르고 맙니다.  

“으어어어~~”

“여보, 왜 그래요?”  아내가 놀란 눈을 하고 여러분을 흔들어 깨웁니다. 

“악몽 꿨어요?” 라며 아내가 곱게 눈을 흘깁니다.

"휴우~ 꿈이었구나"

여러분은 다음 날 아침 책상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깁니다. ‘비록 꿈이지만 요즘 녀석들이 눈빛이 예사롭지 않으니, 아무래도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겠어.’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그림을 종이에 그립니다.


여러분은 강 너머로 아내가 건너가 버린 상황을 미래의 특정 사건으로 간주합니다. 이를 와일드 카드(wild card)라고 하죠. 그런 다음에, 배가 강 건너에 도착하기 전에 아내가 어디에 들를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내는 홍도를 들를 수도 있고, 밤섬을 들를 수도 있겠죠. 혹은 둘 다 들르거나, 아니면 어느 곳도 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짚어 나가면 다음과 같이 모두 4개의 경로가 나옵니다. 이 경로들 각각이 하나하나의 시나리오가 됩니다.

여기 --- 홍도 --- 강 너머
여기 --- 밤섬 --- 강 너머
여기 --- 홍도 --- 밤섬 --- 강 너머
여기 --- 강 너머

이렇게 하는 방법이 바로 '퓨처 백워드'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이 방식에서 얻게 되는 시나리오들은 특정한 미래 사건을 발생하도록 만드는 경로가 됩니다. 

위에서 ‘여기’라고 적힌 부분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각기 다른 '가상의 현재'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홍도를 거쳐 강 너머로 가게 만든 현재의 상태와, 밤섬을 거쳐 강 너머로 가게 만든 현재의 상태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홍도에 길동이가 살고 있고, 밤섬에는 만수가 산다면 아내가 그 중 누구의 유혹에 넘어갔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도 다르겠죠.

4개의 각기 다른 가상의 현재와 실제의 현재를 비교해 보면, 아내가 어떤 경로로 강을 건너갈지 예상이 됩니다. 아내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져서 아내가 누구에게 호감을 가지는지 알아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홍도에 사는 길동이를 두둔한다는 반응을 아내가 보인다면, 아내가 홍도를 거쳐 강 건너로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하겠죠. 

그렇다면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아내를 지극히 사랑한다면, 아내가 다른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겁니다. 아니면, 길동이나 만수가 살지 않는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여전히 길동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악의 경우 아내가 달아나는 걸 붙잡기 위해서 매일 밤 아내 몰래 숨어서 홍도로 가는 뱃길을 감시해야 할 겁니다.
 
퓨처 백워드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위와 같은 예를 들었는데요, 퓨처 백워드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은 3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미래의 특정 사건으로부터 그전에 일어났을 법한 일을 밟아오면서 몇 개의 시나리오를 추출합니다. 둘째, 각 시나리오가 도달한 ‘가상의 현재’와 ‘실제의 현재’를 비교해서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지 판단합니다. 셋째, 미래의 특정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취할 수 있는 방지 전략을 마련합니다.


퓨처 백워드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은 보통 컨틴전시 플래닝의 방법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컨틴전시 플래닝이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고 발생한 다음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미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를 말합니다. 

‘우리 회사 창고에 큰 화재가 발생한다면 그걸 대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만들어 낸 제품이 고객에게 커다란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퓨처 백워드 방식이 사용됩니다. 

화재 발생과 같은 위급 상황을 거꾸로 되짚어 와서 이르게 된 가상의 현재들이 실제의 현재와 상당히 많은 부분 일치할 경우, 지금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파업, 고객의 대대적인 클레임, 부동산 가격의 폭등 등이 퓨처 백워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퓨처 백워드 방식은 위기 상황을 사전에 대비하고 사후에 대처하는 데에 좋은 방법이지만, 하나의 맹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방식을 사용할 때 우리가 손에 쥐는 시나리오는 특정한 미래 사건을 발생시키는 시나리오들입니다. 항상 미래의 특정 사건을 먼저 설정하기 때문에 그 사건이 아닌 다른 부분의 미래를 그려보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비유하자면, 퓨처 백워드 방식은 '아내가 어떤 경로로 강 건너편으로 갈 수 있는지'만이 관심의 대상입니다. 아내의 마음 속에 웅크린 불확실성이 아내를 강 너머가 아닌 '다른 곳'으로 데려갈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합니다. 퓨처 백워드 방식을 쓰면 고객의 대대적인 클레임과 연관된 미래 시나리오만 볼 수 있을 뿐이지, 그것 이외의 미래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아내가 사내와 도망치는 것'과 같은 위기를 예방하려면, 시나리오를 꼭 세워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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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의 재구성   

2010. 10. 13. 09:00


팟캐스트 '몸에 좋은 경영의 비타민'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됐습니다.

- 제목 : 9.11 테러의 재구성
- 카테고리 : 경영전략

2001년 9월 11일, 민간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을 강타한 전대미문의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상당히 아찔한 순간이었죠. 당장이라도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 같다는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11 테러는 미래학자들로부터 오래전부터 예견된 사건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9.11 테러의 가능성을 시나리오로 이야기했는지 살펴봄으로써 시나리오 플래닝의 한 방법인 '퓨처 백워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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