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둬야 할 '피라미드' 방식   

2010. 7. 13. 09:00

Minto(민토)의 '피라미드 원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민토는 맥킨지에 근무했던 컨설턴트였는데, 문서(특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틀로 피라미드 방식을 개발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피라미드 방식이라고 그러면 피라미드식 판매가 연상되기 때문에 이상하게 들리지만, 체계를 갖춘 보고서를 만들기 위한 매우 강력하면서도 단순한 기법입니다. 이제 기업에 첫발을 디딘 신입사원 뿐만 아니라, 매일 보고서 쓰는 것이 일인 사람들이 꼭 알아둬야 할 보고서 작성 방식입니다.

오늘은 설명을 오래 하는 것보다 민토의 피라미드 방식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문서로 갈음하겠습니다(제가 요즘 좀 바쁜 탓이기도 합니다. ^^).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PDF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방식에 관해 좀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다면,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이란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보고서를 쓸 땐 피라미드 방식이 최고입니다. 이 점을 기억해 두고 꼭 활용하기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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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은 미래를 대비하는 데 사용되는 기법들 중에 가장 유명하고 막강합니다. 사실 예측은 별도의 정의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인간의 삶에 깊게 뿌리 내린 제 2의 본성이죠.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게 매일 수차례 예측을 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갈 도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할지, 어제 산 주식이 오를지, 나의 제안을 상대방이 수용할지 등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예측을 자동적으로 수행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경쟁자의 전략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고객의 니즈는 또 어떻게 바뀔 건지 매번 예측을 해서 전략을 수립하죠.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예측 기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마도 회귀분석법일 겁니다. 회귀분석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종속변수 Y로 놓고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개의 독립변수 X들을 찾아서 방정식을 도출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미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예측하는 데 사용합니다.

회귀분석은 반박의 여지가 없을 만큼 수학적으로 완벽한 논리를 가집니다. 대부분의 예측 기법들은 회귀분석처럼 과거의 패턴을 미래에 투영하는 논리를 가졌지만, 그 속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숨어 있음을 많은 경우에 간과하고 맙니다.

바로 과거의 환경구조가 미래의 환경구조가 동일하다고 전제하는 것이 오류입니다. 미래로 갈수록 상호작용이 증폭되고 환경의 구조가 복잡하게 바뀝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환경구조는 절대로 과거의 환경구조와 같을 수가 없죠. 따라서 예측은 대개의 경우 실패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예측은 미래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오로지 하나의 수치로 압축시키고 그에 따라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수치와 다른 미래가 펼쳐지면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겠죠. 예측이 실패를 해서 어려움을 겪은 회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IBM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요즘에는 잘 나가고 있지만 90년대엔 그렇지 못했습니다. IBM은 1980년대 초에 향후 미래의 PC시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될까 예측을 해 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1990년이 되면 전 세계 PC보급 대수가 잘해야 27만대 정도라고 예측했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만 해도 1993년에 1억 7천만 대가 보급됐고, 한국만 해도 170만 대의 PC가 보급됐습니다.

IBM의 예측이 이처럼 상당히 크게 빗나간 이유는 1980년대까지 완만하게 성장한 PC시장의 패턴이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질 거라 생각한 탓입니다. 결국 IBM은 PC시장이라는 거대한 기회를 놓쳤고, 1992년에 파산 직전까지 갔습니다. 예측이 그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기 때문입니다.

예측으로 인해 기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전략적 사고를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예측의 결과로 내년도 매출액이 금년보다 10% 성장할 거라고 나왔다고 가정해 보죠. 누군가가 나서서 ‘10% 성장이 아니라 마이너스 2% 성장이다’라고 반박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이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해도 10% 성장 예측이 마이너스 2% 성장으로 바뀌기는 힘들 겁니다. 기껏해야 10%를 7% 정도로 끌어내는 것에 만족하죠. 예측 결과가 강력한 신념으로 바뀌어서 그것에 반대되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결과입니다. 전략적 사고를 아예 막아버리고 맙니다.

예측은 기회를 잃게 만들고 잘못된 판단을 이끕니다. 예측을 통해서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오직 하나의 숫자 속에 우겨 넣으려고 하기 때문이죠. 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갖가지 예측을 쏟아내는데, 경제 위기가 심각해질수록 그런 경향이 큽니다.

하지만 예측 시스템이 제아무리 정교하다 해도 ‘예측은 항상 틀린다’라는 진리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 즉 시나리오로 미래를 바라봐야 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그 불확실성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습니다. 불확실성을 없애겠다면서 '덮어놓고 예측하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할지'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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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실행은 다르다   

2010. 7. 5. 09:00

석유개발회사인 로열더치셸을 아십니까? 이 회사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용하여 최초로 성공을 거둔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시나리오 플래닝 책임자인 피에르 왁(Pierre Wack)은 OPEC의 등장으로 1970년대 초반에 석유 파동이 올 거라는 시나리오를 수립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수립된 여러 전략들을 수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 결과 다른 메이저 정유회사들을 제치고 업계 중위권에서 단숨에 2위권으로 도약하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석유개발업계는 '승자독식'의 구조였기 때문에 중위원에서 2위로 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성장이었죠.


만약 여러분이 로열더치셸의 경영자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이러한 대성공을 경험한 후에 어떤 마음이 들겠습니까? 여러분은 현명한 분들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담으로 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을 시나리오에 기반해 내리도록 '조직문화의 혁신'을 시도할 겁니다. 그만큼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져다 준 효과가 크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로열더치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를 경험하고서도 그것을 프로세스로 정착시키는 일이 과연 옳은가를 긴가민가했습니다. 셸의 경영자가 시나리오 플래닝을 모든 의사결정의 핵심 기법으로 인정하고 조직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기까지는 그 후로 5~6년이나 되는 시간이 더 흘러야 했습니다. 

이 사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란 경영의 오래된 금언이 떠오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착시키는 데에는 상당히 높은 벽이 존재합니다. 셸의 사례는 구성원들을 '시나리오 주의자'로 변화시키려면 단순히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만 시켜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말해 줍니다.

왜냐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순한 전략수립 기법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예측하겠다는 허황된 욕구를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확실한 근거가 아니라 불확실성에 근거하여 전략을 수립하라고 말합니다. 또한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전략은 항상 불완전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출발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특성을 전통적인 전략 수립 기법에 사로잡힌 경영자와 관리자에게 이해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확실하게 말해 주시오. 그래야 전략을 수립할 수 있지 않겠소?" 

하지만 시나리오는 확실한 수치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다양한 미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릇이기 때문에 그들의 전통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따라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항상 문화적인 충돌이 여기저기서 불거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로열더치셸과 같은 선진기업에서 성공을 거둔 기법이니까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식으로 밀어붙이면 역효과가 발생하는 법이죠. 구성원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조직의 일부로, 프로세스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의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어떤 사람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하느냐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요소 중 하나입니다. 프로젝트 팀의 구성은 비단 시나리오 플래닝 뿐만 아니라 모든 혁신과 전략의 성공을 가늠하는 요소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역량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편의적으로 인력을 선발하는 오류를 범하곤 합니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적합한 인력을 직접 뽑아야 합니다. 역할별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부합되는 인력을 조직 내에서 선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니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능한 한 여러 직무를 프로젝트 팀에 골고루 참여시켜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효과적으로 통솔 가능한 프로젝트 팀의 규모는 팀장을 포함해서 5명 내외가 적당합니다. 

경영자가 시나리오 플래닝 효과를 의심한다면, 그것은 경영자에게 시나리오 플래닝의 의미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영자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실패할 뿐만 아니라 변화관리도 실패하고 맙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결과가 조직 전체로 전파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려면 CEO와 고위 임원들의 전폭적인 후원이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핵심이 되는 임원 1~2명을 팀에 합류시키고 경영자들의 의사소통 채널을 항상 열어 두는 것입니다. 경영자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회의나 인터뷰를 실행하고, 그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경청해야 합니다. 의사소통의 문을 꼭꼭 닫아두고 비밀스럽게 작업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팀원들이 흩어지면 습득한 지식과 노하우가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非)효율'를 막으려면, 프로젝트 이후에 시나리오 전담 조직을 반드시 상설로 운영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전담 조직을 설립하는 목적은 첫째, 향후의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을 '시나리오 주의자'의 관점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셋째, 불확실한 미래를 경쟁사보다 앞서 대응하는 상시적 위기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는 것보다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효과와 방법을 이해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 플래닝이 조직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흐르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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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도 배울 점이 있다   

2010. 6. 30. 09:00

경쟁자는 나의 친구?
경쟁자를 떠올려 보십시오. 어떤 생각이 듭니까? 적어도 경쟁자가 친구라는 느낌은 갖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동물의 왕국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자와 얼룩말은 먹고 먹히는 처절한 관계인데, 얼룩말 입장에서 사자는 자신들을 도륙하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무리의 크기가 커지면 서식지의 혼잡과 먹이의 부족 등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자는 사냥할 때 건강한 얼룩말보다 병들고 약한 얼룩말을 잡아 먹어서 얼룩말 무리의 크기를 균형 있게 조절하고 약한 개체를 솎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사자가 의도를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피식자에게서 고기를 얻은 것에 '평형 유지'라는 서비스로 값을 치르는 셈이죠.


포식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피식자의 진화 속도가 느려지거나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캐나다 오타와 대학 연구진은 토양 미생물들을 관찰함으로써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포식자가 피식자를 많이 잡아 먹어 무리의 크기가 줄어들면 '솎아내기' 효과로 인해 피식자들끼리의 먹이 경쟁이 줄어 들죠. 

그래서 경쟁이 줄어들면 피식자는 새로운 먹이를 취하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종의 분화는 일어나지 않고 정체되어 버립니다. 이런 의미에서 경쟁자는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변화의 귀재
수면병의 원인인 파동편모충이란 기생충은 개체 수를 늘렸다가 줄이기를 반복하면서 환자를 괴롭힙니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파동편모충의 겉껍질을 인식하는 방법으로 공격을 하는데, 파동편모충은 세포분열을 1만 번 할 때마다 1번 꼴로 껍질을 만드는 새로운 유전자를 조합해 냅니다.

숙주가 면역세포를 동원해 자기들을 압살하려고 하면 돌연변이 시스템을 빠르게 작동시켜 다른 종으로 진화해 버리는 것이죠. 이처럼 기생충은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줄 압니다.

기생충은 때를 기다릴 줄도 압니다. 독일의 의사인 퀴켄마이스터는 사형수에게 낭미충란 기생충이 들어간 돼지고기로 만든 수프와 소시지를 먹였는데, 사흘 후에 사형수가 처형되고 나서 창자를 살펴보니까 0.5센티미터 정도의 갈고리촌충이 발견됐습니다. 갈고리촌충은 낭미충의 성충인데, 적합한 환경이 아니면 낭미충으로 있다가 적당한 숙주가 나타나면 성충이 되는 겁니다.

다양성이 생존의 기본조건
툭소포자충이란 기생충은 원래 고양이와 피식자 사이를 순환하는 기생충입니다. 애완 고양이가 늘면서 유럽 대부분의 사람들은 툭소포자충에 감염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툭소포자충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몸 속에서 은둔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사람은 중간숙주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기생충의 생태는 유행에 휩쓸리기 쉬운 기업들에게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기생충을 방어하는 숙주의 노력에서도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생충은 흔한 숙주보다 드물게 존재하는 숙주를 감염시키는 것을 더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흡충에 감염된 달팽이는 이듬해 군체 규모를 줄여서 기생충의 감염을 막는 전략을 취합니다. 혁신은 항상 성장을 향한 것이라 아니라 때로는 '자기부정'과 '전략적 퇴화'일지도 모름을 우리에게 일깨우죠.

남성과 여성이 생긴 것도 기생충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달팽이는 암수한몸이라서 자기복제하듯이 새끼를 낳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에 감염되면 음경을 지닌 수컷 달팽이가 더 많아집니다. 유성생식을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서 기생충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죠. 다양성이란 무기는 기업 환경 내에서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용한 전략임을 알려줍니다.

빠른 변화가 생존의 힘
생물학자들은 동물들이 아래의 '생존방정식'을 철저히 따른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R = E  / (Ts + Th)

R은 수입률, E는 습득한 에너지 양, Ts는 먹이를 찾는 데 걸린 시간, Th는 먹이를 발견하고 잡아먹기까지 걸린 시간을 의미합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사는 그리즐리 곰은 이 생존방정식을 충실히 따릅니다.

공원관리 당국이 곰에게 음식물을 주지 못하도록 하자 사람들은 곰들이 굶어 죽을 것이라 예상했죠. 하지만 곰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최소의 지출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먹이를 끊임없이 찾아냄으로써 훌륭히 적응했습니다.

봄에는 수풀을 뒤집어엎어 지렁이를 먹었고 송어 산란기에는 송어를, 엘크가 새끼를 낳는 시기에는 새끼 엘크를 잡아먹었습니다. 만일 먹을 것이 전혀 없으면 산 정상에 올라가 나방같이 하찮은 먹이로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리즐리 곰의 생존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라는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지구상에서 인간과 함께 생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동물의 생존전략의 위대함을 증명하니다. 하찮고 혐오스러운 기생충, 인간보다 지능이 낮은 동물이라 치부하기 전에 동물의 삶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은 바깥의 것을 안으로 끌어들일 때 얻어지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한경 HiCEO 강의 '경영 속의 과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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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불어 닥친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요동쳤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주식시장은 조그마한 호재나 악재 하나로도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등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할 때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이토록 추락할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설마 했던 금융 위기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자 국가와 기업들은 그제야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면 경제기관들과 정부는 예측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미래가 불안하니까 확실한 숫자로 기업과 일반 대중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입니다. 처지가 불안해지면 개인들이 점집에 몰려드는 이치처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해서 하나의 정확한 수치를 얻어내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나오는 예측치들은 거의 대부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비근한 예로 한국은행이 2008년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측했고 KDI도 5%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2.5%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 차이면 예측은 무용지물입니다.

예측을 통해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노력하기보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5%니 6%니 하는 숫자 놀음보다, 차분하게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생각해보고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의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7단계로 구분됩니다. 간략하게 단계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핵심이슈 선정(Phase 1)
핵심이슈(Core Issue)란 회사 내 여러 곳에서 제기되는 걱정거리 중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이며,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과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업포트폴리오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 "신규설비를 구축해야 할까?" "이머징 마켓으로 진출해야 할까?"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한 질문들이 핵심이슈에 속하죠. 

핵심이슈가 있어야 시나리오 플래닝이 가능합니다. 그냥 무작정 미래를 알아보겠다면서 핵심이슈 없이 접근하면, 아무것도 손에 쥘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요소 도출(Phase 2)
의사결정요소(Decision Factor)란 핵심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요소를 말합니다.

강 너머에는 애인이 서 있고 이쪽에는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핵심이슈는 “애인을 지금 만나러 가야 할까?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까?”입니다. 강을 건너겠다고 마음먹으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할까? 가장 중요도가 높은 것은 일단 배를 구할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배가 없다면 내가 애인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용케 배를 구했다 해도 비바람이 몰아친다면 배를 띄우기가 어렵죠. 이렇듯 의사결정요소란 내가 강을 건너리라 마음먹는 데에 1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 변수들을 말합니다. 

변화동인 규명(Phase 3)
변화동인(Change Driver)란 의사결정요소의 아웃풋을 결정하는 거시적 관점의 원동력을 의미합니다. 의사결정요소 중 하나가 김치냉장고의 시장성장률이라고 하죠. 신종 플루와 같은 질병 예방에 김치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김치 소비가 급증하여 김치냉장고 판매까지 덩달아 급증할지 모릅니다. 반대로 서구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입맛 때문에 김치냉장고 수요가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김치냉장고 수요곡선의 하락을 예고합니다. 

이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김치 냉장고의 시장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이것들이 바로 변화동인들이죠.

시나리오 도출(Phase 4)
Phase 3에서 만일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이 규명됐다면 그것 모두를 시나리오를 만든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시나리오 개수가 나옵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변화동인 중에서 핵심이슈에 대한 영향도(중요도)가 높고 불확실성도 큰 변화동인을 찾아 내야 합니다. 

보통 150개 이상의 변화동인을 찾는데, 그 이유는 시나리오 테마의 결정요소인 핵심변화동인 2개를 그 더미 속에서 발굴하기 위해서입니다. 핵심변화동인은 ‘이렇게 될 수 있고 저렇게 될 수 있는’ 옵션을 가지므로 핵심변화동인이 2개라면, 모두 4개(=22) 시나리오 조합이 나옵니다.

시나리오 라이팅(Phase 5)
소설가가 집필을 위해 문헌을 조사하고 전문가를 취재하여 글 전체의 아우트라인을 잡듯이, Phase 4까지의 작업은 시나리오를 쓰기(writing) 위한 기본 재료를 수집하고 뼈대가 될 요소를 결정하는 과정이었다면, Phase 5는 미래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기사체나 소설체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단계입니다. 이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전략을 구상하는 효과가 있죠. 상상력을 발휘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합니다.

대응전략 수립 (Phase 6)
이 단계는 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다는 가정 하에 미래가 우리에게 어떤 기회를 부여하고 또 어떤 위협을 가해올지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고찰하여 최적의 전략을 찾는 과정입니다. 시나리오별로 전략을 평가한 다음에 하나의 최적전략을 택하는 과정이죠.

모니터링 (Phase 7)
도출된 시나리오들은 발생확률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현실화될지는 변화의 신호를 캐치하는 과정을 통해 판단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모니터링입니다. 이때 변화의 신호를 나타내는 지표를 사인포스트(Signpost)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독과점 가능성과 관련한 시나리오라면 이에 대한 상위 매출 집중도, 인수 합병 발생 건수 등이 사인포스트가 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예측을 통해 정복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진정한 예측은 숫자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찾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폭넓게 가정하여 각기 다른 대응전략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의 확실한 생존전략임을 잊지 말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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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경제신문 2010년 6월 4일자에 소개된 기사를 옮겨온 것입니다.)

요즘 '불확실성'이란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마존에서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나비효과'도 덩달아 거론됩니다. 하찮아 보이는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파국을 야기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말인데,이런 나비효과들이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우리는 불확실성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다음 세 개의 문장 중 가장 불확실한 것은 뭘까요.

⑴내일 비 올 확률은 90%다. ⑵내일 경기에서 우리 팀이 이길 확률은 50%다. ⑶우리가 인연이 될 확률은 바늘 하나가 떨어져 사방 1㎝의 종이 위에 꽂힐 확률이다. 

질문을 받은 70% 정도는 ⑶번을 택한다고 하지만 정답은 ⑵번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동전을 던질 때마다 어떤 면이 나올지 확신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앞면이든 뒷면이든 나올 확률이 2분의 1로 똑같으니까요. 이렇듯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확률이 똑같을 때가 가장 불확실한 겁니다. 

만약 동전의 무게중심이 쏠려서 앞면이 나올 확률이 51%만 돼도 50%일 때보다 불확실성은 작아지죠.사람들이 ⑶번을 많이 선택하는 것은 발생 확률이 작은 것을 불확실성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확률이 아주 작다는 것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한 것을 말하기 때문에,불확실성이 작다는 의미로 생각해야죠.

이런 불확실성에 따라 이렇게 될 수도,저렇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인정하고 각각의 경우에 모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시나리오입니다. 시나리오는 미래에 발생하게 될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발생 가능한 스토리를 찾아내서 대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런 관점을 견지하면서 미래의 시나리오를 찾아가는 과정을 '시나리오 플래닝'이라고 합니다.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0.6.4)


WBC에 시나리오 적용하기
시나리오 플래닝은 총 7단계를 거쳐 완성됩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죠.당시 한국과 일본의 제2라운드 순위 결정전이 치러졌습니다. 한국팀을 이끈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에 이런 고민을 했을 겁니다. '일본에 이겨야 하나,져야 하나. '

이기면 조1위가 돼 미국과,지면 조2위가 돼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을 치러야 했지요. 두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이 한수 위였습니다. 또 김 감독 입장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겁니다. 김 감독의 이런 딜레마를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풀어보죠.


첫 단계는 핵심 이슈를 명확히 선정하는 것입니다. 김 감독의 핵심 이슈는 '준결승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결정전을 이겨야 할까,져야 할까'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의사결정 요소를 선정해야 합니다.

일본에 이길지 말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는 '준결승전 상대'입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중 누가 되는지에 따라 핵심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여기에도 두 팀의 전력이라는 불확실성이 숨어 있습니다. 이것을 핵심변화동인이라고 하는데,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집니다. <표1>

감독은 시나리오별로 취해야 할 최적의 전략을 궁리하면 됩니다. 만일 베네수엘라가 약하고 미국이 강한 세 번째 시나리오라면,일본에 져서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전을 치르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겠죠.그전에 각 시나리오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명확히 해둘 수 있게 시나리오를 수립해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나온 대응전략이 더 효과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동참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네 번째는 각 시나리오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나리오 라이팅(writing) 단계입니다. 다음은 4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두 팀 다 강한 '최악의 1번 시나리오'에 대해서 간략하게 시나리오를 라이팅한 사례입니다. 

"우리 팀이 준결승전(4강전)에서 만나게 될 베네수엘라나 미국은 모두 강팀이다. 두 팀 모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출신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WBC 1~2라운드에서 6승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타격과 마운드 모두 미국보다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국도 만만치 않다.

미국팀은 1라운드에서 다소 부진했으나 전력을 보강해 2라운드를 통과했다. 또한 '홈 어드벤티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지난 1회 WBC에서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 '어이없는 오심'으로 아주 쉽게(?) 1승을 거뒀던 전례가 있다. 전원 메이저 리그 심판이기는 하지만,자신들의 조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0.6.4)


시나리오 다음은 대응전략 수립
시나리오가 나왔으면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전략을 어떻게 세울까요. 일단 대응전략에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구분되니 전략도 둘로 나뉘겠죠.공격전략은 타력으로 대표되고,수비전략은 투수력이니 이 두 개의 기준으로 구분될 겁니다. 이 기준들을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전략요소'라고 부릅니다. 

타력을 위해서는 기존대로 뛰어난 기량의 주전 타자로 구성하는 것과 후보 선수를 포함해 구성하는 방법이 있겠죠.투수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기기 위해 에이스급 선발투수를 기용하는 것과,져도 관계없으니 기량이 약간 부족한 중간급 선발투수 기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전략요소가 취할 수 있는 값들을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옵션'이라고 부릅니다. 두 개의 전략요소가 두 개씩의 옵션을 갖기 때문에 김 감독이 취할 수 있는 전략대안은 다음과 같이 모두 4개가 될 겁니다. <표2>

이제 각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 위의 4개 전략 중 무엇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든 당황하지 않고 즉각 대응할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와 미국 모두 전력이 강한 첫 번째 시나리오인 줄 알았는데,갑자기 미국의 에이스급 투수와 타자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된다면 베네수엘라가 강하고 미국이 약한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납니다. 그럴 때 처음 세운 전략과 다른 전략으로 재빨리 선회해야 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동기부여 효과 커
시나리오 플래닝은 무엇보다도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동기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큽니다. 위기가 닥치면 '상황이 어려워졌으니 허리끈 졸라매고 열심히 뛰어보자'는 캠페인을 벌이지만,그동안 너무 많이 써먹은 탓에 더 이상 구성원들을 감화시키지 못합니다. 

시나리오는 이때 빛을 발합니다. 시나리오는 이야기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변화 의지의 불꽃을 발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불확실함을 인정하고,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로 미래를 관측해야 합니다. 숫자가 아니라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그래야 희미하게 반짝이는 미래를 보다 잘 관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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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OOO에 대해 아십니까? 워낙 알려진 것이라서 당연히 아시겠죠?"

이렇게 '당연히 알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묻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OOO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이런 질문을 받아도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잘 모른다면 꽤나 당혹스러울 겁니다. 상대방이 '나'를 테스트해 보기 위해서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여러분을 테스트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라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게 OOO에 대해 모르는 '바보'로 보일 가능성을 염려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질문자가 무작위로 OOO에 대해 묻는다면 여러분이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직감적으로 'OOO에 대해 알 확률이 곧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같다'고 생각할 겁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OOO를 알 확률

그러나 이 식은 옳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OOO에 대해 알아도 설명을 잘 하지 못해서 '이 사람이 과연 아는 걸까?'라고 오해를 살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OOO에 대해 모르면서도 아는 체를 잘 해서 '이 사람은 OOO를 잘 아는구나'라고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구하는 식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알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모르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이 식은 완전한 것일까요? '알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들여다보면 'OOO에 대해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OOO에 대해 알 확률'을 곱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르면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OOO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과 'OOO에 대해 원래 모를 확률'을 곱한 것이죠. 

이와 같이 계산되어야 하는 이유는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은 다음과 같이 구체화됩니다.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알 확률
                             +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 * 모를 확률

기호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P(똑똑이) =   P(똑똑이 | 안다) * P(안다) 
                 + P(똑똑이 | 모른다) * P(모른다)

     단, P(안다) = 1 - P(모른다)
     P(X|Y)는 Y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X가 발생할 확률을 의미함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똑똑이로 보일 확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OOO에 대해 알 확률이 무작위로 주어진다면(즉 OOO에 대해 모를 확률 역시 무작위로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P(똑똑이 | 안다)와 P(똑똑이 | 모른다)를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P(똑똑이 | 안다)는 아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이므로 자신이 알고 있음을 상대방에게 확실히 전달하고 '각인'시켜야 그 크기가 커집니다. 알고 있으면서 설명을 잘 못하는 바람에 '바보'로 오인 받으면 안 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OOO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똑똑이 | 모른다)는 모르는 상태에서 똑똑이로 보일 확률이므로 상대방에게 무지를 감추고 이것저것 되는 대로 끌어다가 어물쩍 넘어가는 전략을 취해야 그 크기가 커질 겁니다.

수학식을 동원하면서 장황하게 서술한 이유는 이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똑똑한 척하기보다 모르는 척하기가 더 어렵다"....나심 탈렙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받을 때나 화두가 던져질 때 모르는 척하면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르는 척하고 있으면 바보로 보일까 두렵기 때문에 P(똑똑이 | 모른다)를 높이려 하고, 또한 자신이 알고 있음을 알리고 싶은 욕망 때문에 P(똑똑이 | 안다)를 높이려고 은연 중에 애를 씁니다. 

이러한 본능적인 욕구는 현상을 냉철하게 보지 못하게 만들어서 '과도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모르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현상을 자신의 관점만으로 해석합니다. 아는 것을 알리는 데에, 모르는 것을 감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눈에 들어옵니다.

실패한 의사결정의 대부분은 '똑똑한 척'하는 데에서 발생한 것은 아닐지 되돌아 볼 일입니다. 개인이 주식 투자를 할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신이 아는 정보를 과대평가하거나, 해당 주식에 대한 무지를 과소평가해서 주식을 매수/매도한 적은 없었나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CEO가 사람들에게 '위대한 경영자'로 보이기 위해서, 아는 정보를 뻥튀기하거나 무지를 감추려고 사업을 강행/축소하는 일은 없었나요?

'내가 똑똑이로 보이느냐, 바보로 보이느냐'는 사업이나 의사결정의 성공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런 심리적 장애물을 걷어내고 현상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안다고 생각한 내용을 재검토하고, 자신의 무지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태도가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모르는 척'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똑똑이'는 아닐까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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